학보사·방송국 통합된 도립대 미디어센터, 교내·외 홍보 영상과 분기별 소식지 제작
부원 12명 중 같은 프로젝트 맡은 네 명 만나 그들이 옥천과 학교에서 겪고 느낀 건 무엇일까

왼쪽부터 미디어센터 김재원, 최나미, 송근형,이태한

청년의 꿈터 충북도립대학교. 여기 기존 학보사와 방송국을 합친 미디어센터가 있다. 계절마다 교내 소식지 「청춘」을 발간하고, 교내·외 홍보 영상을 만든다. 학기 중에 다들 바빠, 여름방학이 되자마자 영상 역량 강화 교육을 받는다. 외부 강사가 6~7주 정도 영상 촬영·편집을 가르쳐 준다. 장비와 프로그램은 모두 학교에서 지원한다.

편집장 이태한(26, 전기에너지시스템과)씨와 김재훈(20, 전기에너지시스템과)·송근형(20, 기계자동차과)·최나미(20, 사회복지과)씨. 마침 한 영상 프로젝트를 마치고자, 부원 열두 명 중 네 명이 9월10일 학교에 모였다. 프로젝트 내용은 아직 알려줄 수 없다고.

■ 천안서 온 청년, 대학의 8할을 센터에서 보내다

천안 출신인 이태한(26, 전기에너지시스템과)씨. 공고를 졸업하고 방위산업체에서 생산직으로 일했다. 그러다 PAC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관련 강의가 개설된 이곳으로 왔다. “PAC는 PC로 기계를 제어하는 거예요.

만약 기계가 고장 나면, 현장에서 노트북으로 기계를 원격 제어해 수리하는 것처럼요.” 미디어센터에는 학교 직원의 추천으로 들어오게 됐다. “학교에서 다양하게 경험하려고,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 참여하다 보니 (그분들) 눈에 띄었나 봐요.” 그는 작년 4월부터 1년 5개월간 활동하며 최고참이자 편집장이 됐다. “(미디어센터는) 주로 교내·외에서 홍보 영상 제작 의뢰를 받아요. 교내선 학술정보원(도서관)이나 행사·이벤트, 인문학 아카데미나 RC(Residential College. 기숙형 대학)교육 같은 걸 알려요.

카톡 홍보만으로 부족하니까요. 외부 의뢰는 주로 군이나 관공서에서 와요. 올해는 군의 자연당·관광지 홍보, 옥천경찰서 홍보 영상을 만들었어요.” “(미디어센터에서 활동하면서 어땠는지) 여기서 프로젝트를 맡으면 한 달 반 정도 걸리다 보니, 학과 활동이나 강의에 소홀해지는 면이 있어요. 팀원들이 있어도 누군가는 이끌어야 하니까, 조금은 희생하며 활동했죠. 지금은 프로젝트가 끝났으니, 14일 치르는 전기산업기사 시험에 몰두하려고 합니다.”

■ 그에게 옥천, 충북도립대학교는 어떤 곳일까

저는 여기 향수시네마도 자주 가고, 제육볶음을 좋아해 ‘우렁각시’에 자주 가요. 여기서 할 수 있는 문화생활을 대부분 즐기고 있어요. 그래도 이 친구들이 즐길 수 있도록 뭔가 생기면 좋겠어요. ‘인생네컷’(셀프 사진·이를 찍을 수 있는 스튜디오)이 없어서 대전에 가야 하는 건 너무 불편하잖아요. (기억나는 곳은) 학교 주변은 아니지만, 관광 영상 찍을 때 간 장령산과 용암사가 예뻤어요. 용암사는 올라가기 좀 힘들지만 아름다웠고, 거기서 일출도 찍었어요.

동이면도 가보고, 한반도 지형이 있는 (안남면) 둔주봉도 가봤어요. 거긴 드론으로 촬영할 때 여러 번 들러서, 특히 기억이 잘 나요. 읍내 오일장은 네다섯 번 들른 뒤 올해 1분기 호에 실었어요. 그때 군청에서 오일장을 폐쇄한다는 얘기가 나왔었죠, 그래서 장터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사람도 없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사람이 엄청 많았고, 상인분들께서도 친절하셨어요. (하고 싶은 건) 교내 미화원분들이나 영양사, 조리사분 등 학교 구성원분들께 항상 감사해요. 그분들 인터뷰 영상을 찍어보고 싶어요. 코로나19 이후에 입학해서 대면 수업은 잘 모르지만, 작년 비대면 강의는 질이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때 학생들이 불만을 매주 제기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올해 입학한 학생들은 비교적 수준 높은 강의를 듣게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도 학교 차원에서 교수님들에 대한 줌 요금제 지원이 없어요.

■ 글쓰기 좋아하는 청주 젊은이, 아직은 옥천과 서먹해

청주 사람인 김재훈(20, 전기에너지시스템과)씨. 그가 충북도립대에 온 건 고등학교 때 영향이 컸다. 이때 전등과 관련된 LED 회사에서 일하고, 전기 관련 전국대회도 나가면서 ‘전기가 필요하구나’라는 걸 느꼈다. 전기에 대한 흥미가 아주 크진 않지만, 주변에서 인식이 좋아서 전기 쪽을 전공하게 됐다.

“재주가 있다고 생각은 안 하지만, 저는 글 쓰는 걸 좋아하고 실력도 키우고 싶었어요. 거기다 제가 몰랐던 촬영 장비를 배우는 기회도 있고, 경험과 추억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미디어센터에 지원했어요. 글을 쓰려고 펜을 잡으면 큰 주제가 생각나고, 그걸로 계속 쭉 써가는 편이에요.”

그는 이곳이 “여러 사람과 어울리면서 활발해질 수 있고, 자기 변화를 줄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주에서 학교 버스로 통학하고 있다. “동네마다 통학버스가 나누어져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오창과 대전도 시간마다 버스가 다양하게 있고요. 등교 때는 일곱 시 반 첫차를 타고, 하교 때는 4시·6시·9시 버스를 자유롭게 택해요.” 그러다 보니, 아직 그는 옥천과 서먹하다. “아직은 학교를 더 알려야겠다는 느낌이에요.

옥천 여러 곳을 가본 게 아니어서 여행 관광지나 카페에 대해 잘 몰라요. (옥천에서는) 시내버스터미널과 역만 가봤어요. (대학가가) 도시 느낌이 나면 좋겠지만, 옥천에 역이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김재훈씨는 아직 목표를 정하지 않았지만, 이왕 여기 온 거 취업하든 공무원을 하든 직업을 찾아서 플래카드 크게 달렸으면 좋겠다고 한다.

“고등학생들이 ‘이제 대학교 어디 가지?’라고 생각할 때 충북도립대가 답이 될 수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어요. 등록금과 강의에 크게 만족하고 있어서, 그런 소망을 품고 있습니다.”

■ ‘비대면 세상, 센터 활동으로 기분이 풀려요’

청주가 고향인 송근형(20, 기계자동차과)씨. 충북도립대학교에 관심 가진 건 고등학생 때다. “학교에 교수님께서 홍보하러 오셨어요. 그때 끌려서 왔어요.” 입학 전, 그는 ‘전문대’를 안 좋게 보는 시선을 걱정했다. 하지만, 와보니까 사람들과 교수진도 괜찮았다. 장학금 제도도 잘 돼 있어서 좋다. “영상 편집에 관심이 있어서 미디어센터에 들어오게 됐어요. 처음 여기 들어왔을 땐 영상에 대해 아예 몰랐는데, 이번 여름방학 프로젝트를 통해 많이 배웠어요.

강의나 삶이 비대면 쪽이었는데 여기선 대면으로 함께 해서 기분도 풀리고 그런 것 같아요.” 그는 지금 기숙사에서 살고 있다. 원래는 한 호에 방이 두 개 있고 네 명이 사는데, 지금은 코로나라 두 명씩 산다. 4층에는 다섯 방 정도 남아 있고, 2·3층은 거의 꽉 차 있다. 평일에는 웬만하면 기숙사 방에 있고, 주말에는 아르바이트하러 청주로 간다. “비대면이라 과 나가기가 힘들어서, 동기들과 친해지기 어려운 것 같아요.

저녁은 학식을 먹어요. 가격(3천원)도 싸고 맛있어요. 외부인도 먹을 수 있고요.” 그는 처음 옥천에 왔을 때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다. 하지만 계속 있다 보니까 맘스터치도 있고, 롯데리아도 있고. 음식점들도 많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지금은 첫 느낌과 많이 다르다고 한다. “친구들이랑은 금구어린이공원 자주 가는데, 읍내에 비포장도로가 많더라고요. 좀 위험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아직 줌으로 강의 들은 적이 한 번도 없다. (교내)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 학습관리시스템)로 출석 확인하고, 동영상 강의를 수강하기 때문이다. “졸업하고 자동차 관련 일을 하고 싶어요. 어릴 적부터 자동차와 조립하기를 좋아했거든요.”

■ 기대하지 않았던 대학, 고마움 느끼며 다녀

대전에 살던 최나미(20, 사회복지과)씨는, 사실 도립대를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대학에 생각이 없었는데, 군 공무원인 어머니께서 권유하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의 질도 너무 좋고, 교수님들도 너무 친절하세요. 등록금을 이렇게 적게 내는데, 이렇게 많은 걸 누려도 되나 할 정도로 고마움을 느껴요. 기대하지 않아서 더 크게 와닿았던 것 같아요.” “

학과 강의실에 국장님, 편집장님께서 미디어센터를 홍보하러 오셨어요. 그때 약간 관심이 있었지만, 자신은 없었어요. 그러다 저도 편집장님처럼 직원분께 추천을 받아서 들어오게 됐어요. 팀장님이나 여름방학 때 오신 외부 강사님이 편집 프로그램을 어떻게 다루는지, 촬영은 어떻게 하고 조명은 어떻게 다루는지 그런 걸 굉장히 많이 알려주셨어요.” 자기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성격이고, 봉사활동으로 삶의 의미를 찾는다는 최나미씨. 그는 한국과 일본 이중국적을 갖고 있고, 한국보다 일본의 사회복지가 더 발달한 것 같아 그곳에서 사회복지를 배울 생각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못 가게 됐어요. 그래서 2년만 국내 대학을 다녀보자 해서 오게 된 거고요. 일본은 잠잠해지면 가려고 해요. 유학하며 배운 걸 한국에 들어와서 실천하고 싶어요.”

■ 미디어센터와 옥천은 어떤 느낌인지

사실, 학과 생활만으로도 바빠요. 과제가 정말 많고,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학문이어서요. 제 생각을 많이 드러내야 해서 머리가 아팠고 힘들었어요. 그런데 미디어센터에선 아이디어 회의할 때 제가 하고 싶은 방향으로 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좋았어요. 편집도 많이 배우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좋은 경험이 됐어요.

물론 그만큼 바쁘기도 하지만, 저에게 힘을 많이 주는 것 같아요. 남자 친구가 여기 살고 있어서 옥천 여기저기를 많이 들렀어요. 읍에서 5~10분 나가면 굉장히 이쁜 카페들도 많아요. ‘토닥’도 가봤고, 강 보이는 곳도 가봤고, 그중 ‘까페호반풍경’이라는 곳이 정말 좋았어요. 그러면서 옥천에 대해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전에는 그냥 어머니께서 근무하는 곳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살고 놀러 다니고 하다 보니 좋은 것 같아요. 육영수 생가 쪽. 구읍 쪽이 걷기 좋아서 자주 가는 것 같아요. 옥천에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대전에 있을 땐 번화가(둔산동)에 살다 보니 5분만 걸어도 누릴 게 정말 많았어요. 그런데 여긴 대학가가 없다시피 하잖아요. ‘인생네컷’ 같은 것도 없어서 친구들끼리 추억 남기기도 힘들고, 사진 찍으려면 같이 사진관 가야 하는데 비용 부담도 있고. 그래서 친구들끼리 할 수 있는 게 생기면 좋겠어요.

딱히 목표는 없지만, 학교에서 즐길 수 있는 최대한을 즐겨보고 싶어요. 지금도 RC나 학과에서 봉사 동아리 등을 하며 제 경력을 쌓고 있어요. 장학금 제도도 잘 돼 있고, 등록금도 저렴하니까 학교가 더 많이 알려지면 좋겠어요. 「청춘」에 지역 맛집도 다뤄보고 싶고, 가능하면 지역 회사의 홍보 영상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센터는 부원을 항시 모집하고 있다. 부원은 20만원, 편집장과 방송국장은 30만원씩 매 학기 장학금을 받는다. 편집장이자 면접관인 이태한씨는 “여기는 연령대가 다양하고 아이디어 회의를 많이 해요. 그러니 다른 사람 의견과 생각에 묻어가는 것보다, 자기주장을 확실히 펼칠 수 있는 적극적인 사람들을 많이 뽑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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