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충청북도청소년성문화센터 협업해 성(性)인지 교육 실시
청성초 전교생 9월29일 이동식 체험형 버스로 청소년 눈높이 맞춰
프로그램 진행

태동을 느껴보는 학생들
태동을 느껴보는 학생들

“쑥쑥 자라야 돼!” “건강하게 나와야 해!” 청성초등학교(교장 박희경) 강당에서 학생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학생들은 성(性)인지 교육을 위해 준비한 태동 인형에 손을 대고 뱃속의 아기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 생명을 존중하는 학생들의 마음에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 이동형 체험 버스를 통해 학생들 탄생의 신비 경험
9월29일 청성초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성인지 교육 프로젝트가 열렸다. 옥천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충청북도청소년성문화센터의 협업으로 소외될 수 있는 청소년에게 성인지 교육을 실시한 것이다. 21명의 청성초 학생은 저학년, 고학년으로 나뉘어 이동형 버스와 강당에서 성인지 교육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학생들은 세차게 내리는 비를 뚫고 이동형 버스로 들어가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그들은 버스 안에서 생명의 신비를 주제로 신생아가 출생되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시청한 후 신생아 인형을 안아보는 체험을 했다. 김세현(10)씨는 “아이가 생기는 과정을 처음 알게 되어서 놀라웠다”며 신기한 반응을 감추지 못했다. 장은영(12)씨는 “아이가 태어나는 과정은 원래 알고 있었지만 다시 봐도 재밌었다”며 “신생아와 비슷한 인형을 안아보는 체험이 가장 재밌었다”고 말했다.

■ 아이에게 필요한 용품을 골라봐요
이동형 버스 체험 후 강당으로 돌아온 그들에게 태동을 느끼는 체험과 올바른 아기용품 고르기 체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학생들은 얼굴에 꽃받침을 한 자세에서 그대로 손을 내려 인형의 배에 손을 갖다 댔다. 태동을 느낀 학생들은 “꾸룩꾸룩거린다”, “징그럽다”, “진동이 느껴진다”며 저마다의 느낌을 말했다. 이후 학생들은 아기용품 13가지 중 신생아에게 필요 없는 물품 3가지를 고르는 활동을 체험했다. 삼삼오오 모여 신생아에게 어떤 용품이 필요 없는지 의논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다양한 용품들 사이 날카로운 손톱 가위와 막대사탕, 마스크가 신생아에게 필요 없는 이유를 설명 들었다. 황은찬(12)씨는 “아기를 키워본 적이 없어서 설명을 듣기 전에 어떤 것이 필요한 용품인지 고르는 것이 어려웠다”며 “그래서 더 재밌었다”고 말했다. 황은서(9, 산계2리)씨는 “아기가 필요한 물품을 고르는 것이 내가 마치 어른이 된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동형 버스에서 탄생의 신비를 보는 학생들
이동형 버스에서 탄생의 신비를 보는 학생들

■ 이제는 내 몸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요
프로그램이 끝난 후 연하은(13, 청성면 산계3리)씨와 박서현(13, 청성면 산계2리)씨와 대화를 나눴다. 성교육을 듣는다는 소식에 모든 학생이 그렇듯 그들도 호기심을 가졌다. 연하은씨는 성인지 교육을 듣기 전 여성과 남성의 몸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기대했다. 곧 이차성징과 사춘기가 올 나이기 때문이다. 박서현씨는 성인지 교육에 대해 “내 몸에 대해 알고 싶었는데 아기에 대한 내용이 더 많았다”고 답했다. 연하은씨는 “사실 다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며 “그래도 기초적인 것부터 하나씩 알아가니까 재밌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다음번에 교육을 듣는다면 이차성징과 사춘기에 대해 알아가고 싶다. 박서현 씨는 “제가 곧 이차성징이 오니까 제가 미리 알고 대비하고 싶다”며 “자기 몸에서 일어나는 일을 자신이 모르고 넘어갈 수 없다”는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연하은씨는 이번 성인지 교육에 대해 “아이들 시점에서 이해할 수 있게 얘기해줬다”며 “계속해서 성인지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박서현 씨
박서현 씨
아기용품을 고르는 활동중인 학생들
아기용품을 고르는 활동중인 학생들

■ 성인지 교육을 통해 존중 문화 정착을 기대
2021년 청소년 성인지 교육 프로젝트는 청소년에게 왜곡된 성문화에 대한 재인식과 대안을 제공하기 위한 기회를 마련했다. 학생들의 성장 속도 같이 미디어와 매체의 발달도 무서운 속도로 빨라지고 있다. 학생들이 미디어를 통해 성(性)에 대한 왜곡된 관념을 갖기 전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다. 옥천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김나리(55, 읍 문정리) 담당자는 영상에 치중되어있는 일반적인 성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는 성인지 교육을 목표로 삼았다. 그는 성인지 교육을 통해 “나라는 소중함을 알고,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북청소년성문화센터 서용준(49, 청주) 담당자는 성인지 프로그램에 대해 “육아의 중심이 가족과 사회 전체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성인지 감수성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학생들이 고정관념이 생기기 전, 올바른 교육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청성초 교감 김대중씨는 학생들에게 “성인지 감수성이 필요한 요즘, 교육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훨씬 더 민감한 판단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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