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적 공무원이 되고 싶어요"
만 17살 고교 재학 중 최연소 공무원 합격 오수훈 학생
군 재무과 오덕근 공무원의 아들, 청원고 3학년 재학

한참 수능공부 하기 바쁜 시기,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해 예측불가능한 시기를 덩달아 맞았던 오수훈(18, 옥천읍 성암리) 학생은 또 다른 도전을 계획한다. 바로 공무원 시험이었다. 생일이 아직 지나지 않은 만 17살, 그는 어릴 때부터 봐왔던 아버지(오덕근 ; 재무과 운전직 공무원)의 공무원 생활이 인상깊어서 비교적 어린 나이에 공직생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결과는 당당히 합격, 더구나 고교 재학 중에 최연소 합격이다. 여러 변수를 고려했다고 했다. 내년에는 선택과목인 사회, 수학이 없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수능과 겹치는 과목들이 대부분이라 별도 시간을 내어 다른 공부를 할 이유가 특별히 없었기 때문에 수월했다고 했다. (2022년에는 시험 선택과목에서 사회, 과학, 수학 등 고교과목이 사라지고 직렬별 전문과목들로만 시험을 치른다)

"국어, 수학, 사회, 영어, 한국사 등 대부분의 과목이 수능 과목과 겹쳤고요. 한국사만 심화과정으로 더 공부했던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공무원 생활을 봐 온 덕에 공무원이 매우 친근하게 느껴졌구요. 저도 한번 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지요. 그런데 이렇게 빨리 될 줄은 몰랐어요."

삼양초와 옥천중을 졸업하고 자율형 공립고인 청원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오수훈 학생은 먼저 공무원이 된 이유에 대해 '이타적인 삶'을 살고 싶어서라고 말을 꺼냈다. "요즘 시대가 각박하잖아요. 자기 것만 챙기려는 분위기나 문화가 팽배한 것 같아서 세상이 더 삭막해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이타적인 삶을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저의 어떤 선행과 배려가 남에게 영향을 주고 또 그 사람이 다른 사람한테 좋은 일을 한다면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요? 안정적인 일자리로서의 공무원보다는 이타적인 공직자가 되고 싶습니다"

합격은 했지만, 아직 공무원으로 바로 '직진'하겠다고 결정을 내린 건 아니다. 대학생활을 해보고 싶은 욕구도 분명 있다. 서울 중위권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게 되면 잠시 임용을 유예(공시에 합격한 수험생이 불가피한 상황, 사정 등으로 인해 임용을 유예할 때 적용될 수 있는 제도, 최장 2년까지 가능하다)하고 대학에서 행정학과 경제학 중 하나를 전공하며 조금 더 준비된 공무원 생활을 하고 싶은 것이 수훈 학생의 바람이다.

"일단 수능은 보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아직 경험하지 못한 대학생활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더 공부해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마음도 있거든요. 그래서 수능 결과를 보고 대학을 갈지, 아니면 공무원을 할 지 최종 마음의 결정을 하려고요. 어떤 결정이든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옥천 하면 왠지 푸근하고 동이면 세산리에서 캠벨 포도농사를 아직도 짓는 할아버지가 생각난다고 했다. 바쁠 때는 가서 일을 도와주기도 했다고.

"옥천 하면 할아버지와 함께 포도축제가 기억에 남아요. 포도축제 때 물놀이장에서 재밌게 놀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아 있어요. 그런데 코로나19때문에 욪요즘 아이들은 포도축제를 경험도 못하는데 그런게 아쉽죠. 그리고 옥천에 오면 왠지 모르게 푸근하고 정겨워요. 어릴 때 살았던 곳이라 편안해요."

그는 수능을 보고 난 후, 공직생활에 필요한 운전면허증과 컴퓨터 자격증에 도전할 계획이다. 운전면허는 필수고 파워포인트나 엑셀 등 컴퓨터 활용능력도 공직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이다. 물론 공부만 하는 것은 아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롤 게임을 하면서 긴장을 푸는 영락없는 요즘 청소년이다.

"수능시험이 두달도 안 된 채 앞으로 다가와서 요즘에는 집에도 한달에 한번 밖에 못가요. 매일 밤 10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을 하구요. 공무원 시험 합격을 해서 마음이 편하기는 한데 수능시험도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어떤 결과든 옥천에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어요." 최연소 공무원 합격, 부자 공무원 등, 그를 지칭하는 별칭들이 여럿 생겨날 터이지만, 그에게는 '이타적 공무원'의 지향이 조금 더 각인되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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