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는 꿈과 확실치 않은 미래에 곽다은이 처음 마주한 위기

좋아하는 게 뭐냐고 물으니 블루투스 이어폰이라 대답했다. 그는 팝송 듣는 걸 좋아한다. 노래 제목도 가수 이름도 딱히 관심 없지만, 그 날의 기분에 따라 팝송을 선택한다. 유튜브에 분위기 별로 모아져 있는 한시간 가량의 팝송모음집을 듣는 걸 좋아한다 말했다. 바깥 소리가 모두 차단되고 노래만 들리는 순간, 멍하니 있으면 행복해진다고 한다.

■ 잘하는 게 없다고 느끼는 중 

요즘 곽다은(14, 읍 마암리)은 스스로 잘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엇이든 친구들이 자신보다 잘 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그렇다고 못하는 건 없는데, 특출나게 잘하는 것이 없는 자신의 모습에 자신감이 떨어진다고 한다. 더군다나 고등학교는 어디로 가야할 지, 대학을 어떻게 가야할 지 고민이 많으니, 그에게 요즘은 힘든 시기다. 그는 조금 쑥스러워하며 입을 열었다. “어린 나이에 벌써 그런 고민을 하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래서 가끔은 내 나이에 이런 고민을 말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하하” 

■ 친절하지만 ‘강한’ 사람 되고 싶어 

그는 친절하지만 의사표현이 확실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부드럽지만 그 안에 강함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엄마가 자신의 롤모델이라 했다. 어느 날은 수학 공부를 하던 중 답지를 베끼다 엄마한테 걸린 적이 있었다.

“엄마가 장난스럽게 답지를 베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 때 엄마의 말투랑 표정이 재밌었어요. 그 상황이 전혀 무섭지 않았는데,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평소 그의 엄마는 잘못된 점들을 지적해야하는 순간마다 그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말해주곤 했다. 친절하게 이야기하는 엄마 덕분에, 잘못된 것을 오히려 확실하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엄마처럼 친절하지만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머뭇거리며 아빠와 수다를 떨고 싶다고도 말했다. 그가 아빠에게 어떤 이야기를 꺼내면, 아빠가 그와 관련한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한다며 웃어 보였다. 

“아빠가 저한테 알려주고 싶은 것이 많아서 그러시는 건 알지만, 사실 저는 아빠와 수다를 떨고 싶거든요. 아빠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 처음으로 꿈과 현실을 비교하다 

성적과 목표가 부딪히는 순간은 무기력해지기 마련이다. 그는 요즘 목표를 다시 생각하고 있다. 그의 할머니가 '국경없는의사회'에 기부를 하고 있어 매달 '국경없는의사회' 책자가 그의 집에 온다. 책자 속 봉사자들을 보며 의료계 봉사자가 되겠다는 꿈을 꿨다.

하지만 최근에는 꿈을 다시 고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적은 괜찮지만 중학교 2학년이 되면 성적이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살면서 가장 힘들다고 느낀 건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고 한다. 그 당시, 영어학원에 처음 갔는데, 선생님은 무서웠고 반에 여자는 그 혼자 뿐이었기 때문이다. 의지할 곳 없는 분위기에 그 당시가 ‘정말’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이유로 힘든 시기라 했다. 미래의 고민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 날의 컨디션이나 분위기에 맞는 팝송을 들으며 멍하니 있으면, 기분전환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실패하면 경험이 될 테니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자’라는 말을 항상 떠올린다고 한다. 어디서 들었던 말인지 기억 나지는 않지만, 실제로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이 말을 되새기며 마음을 다잡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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