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일부터 읍내에 스티커 사진 매장을 열었어요. 무인으로 운영 중인데요. 이색적인 즉석 사진 찍으려면 번거롭게 대전까지 나가야 했잖아요. 가까운 옥천에도 있으면 좋겠다 싶었죠. 그동안 학생들이 많이 찾아오더라고요. 매장에 가발이나 모자, 머리띠, 안경, 액세서리 등 다양한 소품이 있어서 독특한 컨셉으로 찍을 수 있고요. 지난 어버이날 땐 어르신들이 자녀들과 같이 찍고 가시더라고요. 엄마, 아빠와도 소중한 추억을 남기기에 좋죠.다른 데서 포토이즘 매장을 이용해보니까 사진 보정도 잘 되고 깔끔하게 나오더라고요. 매장 안에는 촬영기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5월, 어디로든 소풍 가고 싶은 달이다. 날도 선선하고 햇살도 따스하니 지인들과 나들이하고 싶은 맘이 샘솟는다. 따분한 일상을 잠시 잊고 가족과 연인, 친구끼리 주말에 시간을 내 약속을 잡는다. 너무 멀리 나가면 그 다음날 힘들어지니 가까운 데 기분 전환할 곳을 찾는다. 한 번도 안 가본 맛집, 명소, 경치 좋은 곳을 둘러볼 생각에 떠나기 전부터 기분이 들뜬다.소풍의 완성은 사진이라 했던가. 탁 트인 잔디밭에 앉아 바람도 쐬고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고 다 좋다. 여기에 감성을 더하면 완벽한 나들이가 된다.
지난 5월9일부터 먹자골목에 숯불치킨 전문점을 열었습니다. 저희는 닭을 튀기지 않고 400도 숯불 가마구이기에 구워 조리하는데요. 타지에서 꾸브라꼬 치킨을 먹어봤더니 생각보다 맛있더라고요. 옥천에 이런 조리 방식이 흔하지 않아서 한번 해보면 괜찮겠다 싶었죠. 그동안 지인들이나 배달 리뷰에 올라온 반응들이 좋았어요. 주문과 동시에 초벌을 해서 숯불 향은 더 살고, 닭 비린내가 안 난다 하더라고요. 식감도 괜찮고요.인기 메뉴는 숯불로 구운 소금구이(1만6천500원), 양념구이(1만7천원), 데리야끼(1만7천원) 세 가지예요. 순살로 하
하늘빛아파트 인근에 모녀손만두 알고 계시죠? 어머니(곽명순 씨)는 그 자리에서 하고 계시고요. 지난 10일부터 읍내에 있는 종합상가점에 2호점을 새로 열었어요. 지나가다 들르신 분들이 자리를 옮겼냐 물어보시더라고요. 어머니 가게로도 연락이 많이 왔데요. 큰딸인 제가 독립해서 차렸다고 말씀드렸죠.어머니는 만두를 빚은 지 오래됐어요.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니까 1997년쯤일 거예요. 금구리 시내버스 종점 인근에 진만두를 하셨거든요. 읍내에 찐만두 있잖아요. 지금 이모가 하고 계시는데 우리 어머니가 진만두 원조예요. 대전에서도 만두가게를
장애인일자리는 늘 지역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이자 화두이다. 독립적인 ‘자립생활’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복지와 노동이 혼재되어 있는 장애인 일자리의 전제조건 중의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고, ‘쉽게 할 수 있는’ 작업이냐 이다. 그런 점에서 옥천군장애인보호작업장은 일자리 창출을 늘일 수 있는 새로운 일을 찾았다. 바로 ‘마스크 생산’이다. 코로나19가 얼추 마무리되어가는 시점에서 뒷북치듯 ‘왜 마스크 생산이냐’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멀리 내다보고 길게 가기 위해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한낱 유행이나 트렌드에
입담이 구수하고 글이 맛깔나 라디오 사연에 종종 소개되는 청산 칠보국시가 이제 엄연한 생선국수 집으로 새로 태어난다. 바지락 칼국수를 과감히 뺐다. 생선국수 전문점으로 거듭나기 위함이다. 그리고 '젊은 맛'을 더했다. 김경순(59, 청산면 지전리) 대표의 아들이 본격 결합하며 이어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한창 바쁘다. 모든 것을 아낌없이 전수해 주기 위해서 눈코뜰새가 없다. “이제 칠보국시의 음식은 제 손맛이 아니라 제 아들의 손맛입니다!” 칠보국시 김경순(59,청산면 지전리)대표는 17년간 이어왔던 자신의 가게가 젊은
지난 3월7일부터 가화리에 있는 냅 커피(NAP coffee)를 이어받았어요. 지난해부터 바리스타 자격증 따고 쿠킹 배우러 다니면서 1년 준비했고요. 대전 전민동에서 옥천에 출퇴근했으니 여기서 일한 지는 6개월 됐네요. 이전 사장님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려주고 손님들에게 저를 소개해줬는데요. 저는 애 셋을 키운 평범한 주부였어요. 애 아빠 직장 따라 주로 대전서 생활하고, 계룡에서 한 10년 살았거든요. 카페 운영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제 성향과 잘 맞더라고요.2017년부터 냅 커피를 운영했던 사장님은 개인 사정으로 그만뒀지만 이곳
건강원 한 지는 옥천에서만 7년 됐어요. 이전에 성암리에서 3년 하다가 읍내에 있는 대박두마리치킨 옆자리로 옮겼죠. 저는 경북 영천에서 나고 자랐고, 아내 고향이 대천리예요. 집사람은 지금 동이면에 식당을 해서 시간 될 때 가서 일을 조금씩 거들고 있네요.건강원 하기 전엔 바깥일을 해서 옥천엔 십몇 년 전에 자리를 잡았어요. 고속버스 기사를 했거든요. 대구에서 서울 다니는 중앙고속에서 20년 일하다가 정년퇴직했어요. 하루에 서울-대구 가는 길을 최소 2편도, 많이 할 땐 3편도 다녔죠.요즘엔 코로나가 생기면서 고속버스 운행 횟수가
편집자주_시내와 조금 떨어진 장야리에 있는 한 다육이 농장. 하우스 안에 들어서자 형형색색 자기 색을 뽐내는 다육식물들이 손님을 맞이한다. 괴마옥, 블랙퀸, 멜라니, 파랑새, 블랙스완, 루비도나 등 이름도 독특한 식물이 눈 앞에 펼쳐진다. 자그마한 화분에 이름을 알 수 있도록 팻말이 꽂혀있다. 이곳에서 키우는 다육이 가짓수는 대략 500종. 다육이는 잎속이나 줄기에 다량의 수분을 저장하는 특성이 있다. 영어로는 succulent, 어원은 마시는 ‘주스’를 뜻하는 라틴어 succus다. 한자로는 많을 다(多), 고기 육(肉)을 뜻해
지난 4월25일부터 읍내에 있는 정다운분식 옆에 고기 체인점을 열었어요. 식껍은 본사에서 중의적으로 쓴 거 같은데요. 뭔가 놀랄 때 식겁한다고 하잖아요. 먹을 식(食)이니까 고기를 먹었더니 놀랐다는 표현인 듯해요. 동생이랑 여러 업체에 찾아다니며 고기를 먹어봤는데 식껍이 제일 괜찮더라고요.식당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받아온 고기도 손질하고 밑반찬도 조리법에 맞춰 다 만들어야 해서 할 일이 정말 많았어요. 그래도 보리쌈장이나 파절이소스, 파김치, 멸치젓 등 제 손으로 만들며 배워가는 과정이 눈에 보여서 신뢰가 가더라고요.꼬들목살, 치마살
제 이름이 정 옥이에요. 성이 정이고, 이름이 옥이거든요. 제 이름을 걸고 식당을 한 지 6년 됐죠. 예전에 월간옥이네 잡지에 맛집으로 소개된 적이 있어요. 저희는 능이칼국수(8천원), 바지락칼국수(7천원, 2인 이상)가 있지만 두부두루치기(8천원, 2인 이상)랑 낙지볶음(1만원, 2인 이상)도 잘 나가요. 칼국수랑 같이 시켜서 드시는 분들 많아요. 수육은 겨울이라 잠깐 뺐지만 조만간 열무국수랑 같이 메뉴판에 넣으려고요.그동안 코로나 오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죠. 그래도 단골분들이 많이 와주셨어요. 여기가 외곽에 있다 보니 옥천이나
눈이 수북이 쌓일 정도로 맹추위를 떨쳤던 지난 1월 말, ‘케이케이컴퍼니’ 임영수(62, 읍 죽향리) 본부장이 쓰던 사무실은 점퍼를 벗어도 될 만큼 후덥지근했다. 임 본부장이 직접 개발한 피아노 펠릿난로에서 나온 열기가 사무실 공기를 데워줬기 때문. 그는 동이농공단지 인근에 보일러·난로 전문기업을 이끄는 45년 경력의 보일러 베테랑이다. 케이케이컴퍼니는 금강(keumkang)의 영어 앞자리를 따서 지은 상호다. 전남 순천이 고향인 그는 4년 전 아내 고향인 옥천에 오기까지 로봇척척보일러, 대원연탄보일러, 썬웨이보일러 등 다년간 업계
사람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1년만 쉬자고 장사를 그만뒀건만 노는 것도 쉽지 않았다. 장야리에서 헬로순살치킨을 20년 동안 한 번도 안 쉬고 해서 그런가 평범한 일상이 어색하기만 했다. 마치 애인을 잃어버린 것처럼 가슴이 휑했다. 그만두고 한 달 동안은 몸살이 날 정도였다. 내년이나 장사를 다시 해볼 요량이었지만 이대로 가다간 병 날 것 같았다. 인테리어 공사를 마치고 나니 그때부턴 평안함이 찾아왔다.개업하기 2주 전부터는 다시 긴장이 밀려왔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참 이상했다. 지난 3월15일 장야리에 헬로삼겹살을 연 김순옥(
젊은 친구가 멀리 청산까지 왔네. 농사짓고 뭐 하느라 하루가 정신없이 흘러가네요. 금강가든은 지난해 4월9일에 열었어요. 재작년에 와갖고 허름한 집을 6개월 가까이 싹 고쳤어요. 앞에 흰 돌도 깔고, 조경 꾸미고, 지붕 세우고, 말도 못 해요. 연장 사가지고 우리 집사람이랑 둘이 다 했어요.경기도 화성에서 뷔페를 한 10년 했거든요. 하루에 천명 가까이 왔으니 몸서리칠 정도로 전쟁터였죠. 그거 안 하려고 아들내미한테 물려주고 온 거예요. 옥천에 편안하게 살려고 왔는데 일을 많이 벌여놓는 바람에 할 일이 줄지 않네요.여기가 영동, 보
6년 전부터 제주산 돼지고기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어요. 예전에 지인들과 같이 제주도 여행 가서 흑돼지를 먹었던 적이 있어요. 원래 삼겹살을 안 먹었던 사람인데 정말 맛있더라고요. 흑돼지는 두께가 두껍고 육즙에서 차이가 나요. 이런 고기를 다루면 잘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문을 열었죠.옥천에 온 지는 8년 됐어요. 대전에서 20~30년 가까이 백반 식당을 운영했거든요. 대전 비래동에 충청백반이라 하면 아실 분들도 있을 텐데요. 백반 준비하려면 새벽 일찍 나와야 하니까 어느 순간부턴 힘이 들더라고요. 나올 땐 아들에게 물려주고 이제
동네 막내를 자처했다. 주변 상권에 있는 분들과 인사를 나눴다. 동네 분들이 알음알음 도와주며 좋은 이야기를 해줬다. 그래서 그런가.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이렇게 나를 겸손하게 만든 건 전적으로 동네 분들이다. ‘영희씨 잘 될 거예요’ ‘아유 그동안 고생하셨네’ 얘기해주니 힘이 났다. 이웃 잘 만난 것도 복이라면 복이다. 이 동네 인상이 참 좋더라. 보답하고픈 마음에 저녁을 대접하고 싶더랬다. 늦깎이로 들어온 사람의 도리가 아닐까.지난 1월20일부터 장야주공아파트 인근에 ‘오대륙통닭’을 운영한 나는 동이면 금암리에서 나고 자란
1년 휴식기를 갖고 지난 4월11일에 초롱식당을 다시 열었어요. 2001년부터 이 자리를 지키며 변함없이 코다리조림(2~4만원), 칼국수(6천원)를 해 드렸는데요. 그간 ‘식당은 언제 여냐’며 연락을 많이 받았거든요. 잊지 않고 찾은 손님들을 보면서 ‘내가 헛된 장사를 한 게 아니었구나’ 싶더라고요. 어서 돌아와야겠구나 싶었죠. 상호는 우리 오라버니가 초롱초롱하게, 영특하게 식당을 해보라고 해서 지어준 이름이에요.음식에 큰 비결은 없어요. 나오는 음식들은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에요. 코다리조림은 손님마다 맵기 취향이 다 다르잖아요.
동이면 용운리에서 은경칼국수로 시작했어요. 처음 식당 인수할 때 듣기로는 은경이란 이름이 절에서 지어줬데요. 이름 안 바꾸고 그대로 가져온 거예요. 원각주유소 옆에서, 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서, 가풍리에서도 식당을 해서 네 번 옮겼네요. 금암리에 온 지는 5년 됐는데요. 동이면은 단합이 잘 돼요. 동네 분들이 단체 식사할 일 있으면 돌아가며 팔아주거든요. 면장님도 워낙 두부를 좋아해서 주위에 소개를 많이 해주셨어요.손님들이 집밥 같다고 그래요. 여기는 시골이라 농사지은 거 갖다주는 분들이 많아요. 가을 되면 안 사 먹어도 될 정도로
가게 초입에 '어머니와 장독대'라는 커다란 나무 간판이 눈에 띈다. 상호에 걸맞게 들어가는 입구부터 장독대가 옹기종기 모여있다. 가게 안은 구수한 청국장 냄새가 가득하고, 벽엔 손주가 식당 안의 풍경을 색연필로 삐뚤 빼뚤 그린 그림과 목재 메뉴판이 걸려있다. 정감 있는 가게 간판과 메뉴판은 둘 다 아들 오진우(45)씨의 손에서 탄생했다. 금산군 군북면이 고향인 이순자(64)씨의 좌우명은 ‘다 같이 나눠먹고 살자’이다. 어딜 가든 그 가게에 밥도 있고 술도 있고 반찬도 있지만 우리 가게는 거기에다가 ‘정’이 듬뿍 들어있다고 활짝 웃으
조그만 것을 부풀려서 크게 만들고, 무엇보다 포장이 중요한 시대에 심연을 흐르는 물처럼 잔잔하게 더불어 사는 지혜를 발휘하면서 조용히 사는 이들이 있다. 다양한 사람들에게 ‘음악’이란 도구로 희망을 주는 그들을 바닥을 뚫고 만났다. 보훈회관, 이전 조마루감자탕집 하면 위치는 대강 알지만, 지하에 뭐가 있는지는 아는 사람만이 안다. 지역 농촌에서 맘 놓고 음악을 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자원이 부족해 일단 가르치는 사람을 잘 만나기도 힘들 뿐더러 맘 편히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을 찾기도 쉽지 않다. 조용한 시골이다 보니 악기 연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