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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못난 조국 /한겨레2003,10,8
어쩌다, 일제 36년보다 긴 세월
이국 땅에 갇혀 살다가
민주의 날개로 훨훨 날아서
고향 찾아온 반가운 까마귀여
어찌하여 정겨운 고향산천을
자유롭게 날아 보지도 못하고
온갖 수모를 당하며 조사를 받아야 하나
암탉이 병아리를 품듯 포근히
끌어안아 주지 못하는 어리석은 백성들
야당의 대표도 간첩이라 침튀기고
저 잘난 언론들도 석고대죄 하라고
미친 듯 종주먹질 하는 못난 조국이여
마침내 천벌 같은 추방이 떨어지면
고향 찾아온 반가운 까마귀는
서러운 가슴 내치며 저 하늘로
훨훨 날아 떠도는 영혼이 되어야 하나
참말로 반 쪼가리 못난 조국이어라
이주형/충북 영동군 영동읍
작성일:2003-10-09 11:4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