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 (한자강사, 옥천읍 문정리)

초등학교 3학년 때 만나서 6학년으로 성장한 에녹이는 지금 준4급 한자를 공부하고 있는데 늘 궁금한 것이 많은 아이이다. 틈틈이 정말일까, 왜 그럴까라는 숙제를 내주고 공부를 한 결과인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서슴없이 질문하고 아주 당연한 것을 묻기도 한다. 에녹이가 한 질문 몇 가지를 옮겨써본다.
 -생일이 왜 중요한가?
 -낮에 별들이 안 보이는 까닭은?
 -별들은 왜 모두 공처럼 둥글게 생겼나?
 -산삼은 왜 인삼보다 비싼가?
 -감기 걸렸을 때 머리가 뜨거운 것은?
 -씩씩할 장(壯)을 왜 이렇게 만들었나?
 -눈에서 나오는 물은 눈물, 코에서 나오는 물은 콧물이라고 부르면서 입에서 나오는 물은 왜 침이라고 부르나?
 -과속카메라와 GPS의 작동 원리는?
 -가까이 있는 것을 말할 때 왜 '코 앞에 있다'고 말하나?

이 질문들이 하루에 다 나온 것은 아니지만 눈물-콧물-침 이야기를 들을 때는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것은 내가 일찍이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에녹이에게 처음 듣는 그야말로 '에녹이의 발견'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왜 생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그런 당연한 것을 물어보았을 때도 매우 놀라웠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것을 에녹이는 한번 더 생각하고 왜 그럴까하고 의심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것을 특별하게 보는 눈이야말로 상상력과 창의력의 시작이라고 강조하곤 했는데, 한자 수업을 하면서 바라는 목표중의 하나가 이루어진 것 같아 기쁘고 또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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