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영 작가 (청성면 예곡리)

박신영의 들꽃세상

쇠비름을 처음 보았을 때 미끌 미끌할 것 같은 식감과 뭔가 소화시키기 어려울 것 같은 줄기와 잎의 생김새에 쇠비름은 먹거리와는 거리가 먼  풀로만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쇠비름은 오랜 시간 동안 인류에게 사랑받아 온 듯 합니다.

서양에서는 1만 6천년전 구석기 시대 그리스의 동굴에서 쇠비름의 씨앗이 발견되었고 동양에서는 통통한 붉은 줄기와 말의 이빨 모양의 푸른 잎과 채송화와 비슷한 검은 씨앗, 그리고 하얀 뿌리와 오전에만 잠시 피는 노란 꽃, 이렇게 오행의 기운이 모두 갖춰진 오행채라 부르며 쇠비름을 가까이 두어 왔던 것 같습니다.

어떤 점이 이 질긴 생명력을 가진 풀에게 오행이 모두 갖춰진 풀이라는 분이 넘쳐보이는 왕관을 쓰게한 것일까 알 수는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 것들이 있듯이 아마도 어느 시점에 연결고리인 무엇인가를 우리가 잊기 시작하면서 두루 갖춤을 이뤄 낸 쇠비름은 우리에게서 서서히 멀어졌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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