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향수가수연합회, 블루마운틴 등 옥천 출신 예술인 다수 출연
청산면 김동산 면장, 폐기물 문제로 인한 면민들 스트레스 풀기 위해 기획
주최 측 추산 약 450명 관람객 방문해

지난 10일 청산 체육공원에서 옥천 향수가수연합회와 함께하는 '한 여름 밤의 꿈, 끼, 나 콘서트'가 열렸다. 공연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지난 10일 청산 체육공원에서 옥천 향수가수연합회와 함께하는 '한 여름 밤의 꿈, 끼, 나 콘서트'가 열렸다. 공연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무더위를 날려줄 옥천의 소리들이 청산에 찾아왔다. 푸르른 잔디밭 가운데 음악인들의 무대가 펼쳐지고 있었다. 시원한 바람, 구성진 가락에 몸 이곳저곳을 흔들게 된다.

지난 10일 청산 체육공원에서 ‘한 여름 밤의 꿈, 끼, 나 콘서트’가 열렸다. 청산문화예술인연합회, 옥천향수가수연합회가 참여하면서 우리 고장 출신 예술인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였다. 지난 3일에는 청산·청성 주민들이 직접 무대에 참여하는 ‘꿈, 끼, 나, 페스티벌’을 열어 주민 화합의 장을 만들었다.

청산은 폐기물처리업체 문제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던 옥천의 아픈 손가락이다. 현재 옥천에 있는 폐기물처리업체 11개 중 7개가 청산 소재다. 그럼에도 올해 4차례 폐기물처리업체가 입주를 시도하면서 지난 6월 청산면민 700여명이 입주 반대 집회를 하기도 했다. 이에 김재종 군수가 관련 법안 마련을 약속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이번 콘서트는 그동안 주민들이 받았을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청산면에서 기획했다. 재능기부로 이뤄진 무대이기 때문에 별도의 예산은 들지 않았다고 한다.

이날 영동색소폰, 향수가수연합회, 이랑금무용단, 블루마운틴 등이 무대를 아름답게 장식했다. 이중 블루마운틴은 고광용 회장을 포함한 청산문화예술인연합회 회원들로 구성된 밴드다. 거기다 옥천군풍물연합회 초대 회장직, 청산면민속보존회 회장직을 맡은 사회자 김기화(60, 청산면) 씨의 맛깔난 진행이 더해졌다. 신나는 노래엔 실룩실룩, 차분한 음악에 살랑살랑. 몇몇 주민들은 직접 자리에 일어나 춤추고 노래를 불렀다. 어른부터 아이까지 남녀노소 모두 청산의 아름다운 풍경으로 숨쉬는 시간이었다.

‘아뿔사’, ‘터미널’ 등을 부른 향수가수연합회 박유(본명 박남수, 65)씨는 청산면 지전리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옥천에 살면서 직접 물고기를 잡아 생선국수를 해먹기도 했다고 한다. 삼성중공업을 30년 동안 다니다 정년퇴직 후에 가수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박유 씨는 “늙은이도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다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고 도전하면 할 수 있다”며 “오늘 노래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제 노래를 듣고 옥천 주민들이 용기를 갖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향수가수연합회 나진아 회장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향수가수연합회 나진아(본명 이동세) 회장이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있다. 찡그린 미간이 인상적이다.

‘옥천 사나이’, ‘청산에 살리라’ 등을 부른 향수가수연합회 나진아(본명 이동세) 회장은 “향수가수연합회는 옥천 출신 18명으로 구성돼있다. 오늘은 7명이 왔다”며 “오는 10월에는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다른 면도 무대 요청을 해준다면 우리는 향수가수연합회니까 참여할 의지가 있다”고 전했다.

"우리가 만든 고추장떡 한 번 잡숴봐요~" 새마을회 회원들과 김외식 군의회의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우리가 만든 고추장떡 한 번 잡숴봐요~" 새마을회 회원들과 김외식 군의회의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공원 뒤편에는 새마을회 회원들이 열심히 고추장떡을 만들고 있었다. 한 입 먹어보니 짭짤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장떡을 부치는 새마을회 홍정선(53, 청산면)씨는 “지난 행사에도 참여했는데 가면 갈수록 행사가 좋아지는 것 같다”며 “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행사에 참여하니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입소문이 났는지 시간이 지날수록 공연을 보러온 사람들이 늘어났다. 준비한 빨간색 좌석 의자가 알록달록 채워졌다. 이번 콘서트에는 주최 측 추산으로 약 450여명의 관람객이 왔다고 한다.

활짝 웃고 있는 유은정(9, 청산면) 학생. 앞니가 빠진 모습이 귀엽다.
활짝 웃고 있는 유은정(9, 청산면) 학생. 앞니가 빠진 모습이 귀엽다.

동그란 눈을 뜨고 주변을 구경하는 유은정(9, 청산면) 학생은 “엄마가 함께 오자고 해서 왔는데 날씨가 시원해서 좋다”고 소감을 남겼다.

"부산에서 왔어요"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이수진(33), 유미영(33) 부부.
"부산에서 왔어요"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이수진(33), 유미영(33) 부부.

한 젊은 부부가 부채를 들고 박수를 열성적으로 치고 있었다. 부산에서 왔다는 이수진(33), 유미영(33) 부부였다. 유미영 씨는 “남편(이수진)이 원래 옥천 출신이라서 어느 정도 옥천에 대해 알고 있어요”라며 “오늘 친구네 아이 돌잔치 갔다가 참석하게 됐어요. 날씨도 덥지 않고 시원해 좋아요. 마실 것, 먹을 것이 더 많았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향수가수연합회와 김기화 사회자, 김동산 면장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왼쪽부터 박유, 현창환, 김동산 면장, 김기화 사회자, 나진아 회장, 김민지, 황기화, 현미경

공연은 향수가수연합회 7명과 김기화 사회자가 함께 부른 ‘향수’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김외식 군의회의장은 “우리 청산면과 옥천군에게 이런 행사를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푸르른 잔디밭을 보니 속이 시원하고 마음이 편하다”라며 “우리 군의회는 여러분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니 의회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이번 콘서트를 주최한 청산면 김동산 면장은 “현재 청산면민들이 폐기물 문제 등으로 많이 예민해진 상태다. 이를 해소시키기 위해 주민들을 위한 잔치를 열었다”며 “주민들이 서로 화합하고 스트레스를 없앨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김기화 씨
사회자 김기화(60, 청산면) 씨가 공연을 관람하며 다음 순서를 대기하고 있다.
"귀여운 삼총사도 콘서트 보러 왔어요"
"귀요미 삼총사도 콘서트 보러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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