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감로골 찾아 어르신 유모차에 반사판 붙인 군북여성자율방범대원들

'군북면 밤이 반짝반짝해질 수 있게' 기사를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다. 군북여성자율방범대원들이 '할매네 유모차와 지팡이'에 반사판을 붙여 할매들 밤길을 보호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이백리·자모리·증약리 할매를 찾았던 자율방범대 대원들이 이번에는 감로골에 방문했다. 9일 군북면사무소에서 마주친 군북여성자율방범대 장경식 대장이 오랜만에 마주친 기자와 반갑게 인사하며 소식을 전해줬다. "이따 두 시에 우리 감로골로 할매들 만나러 가요!"

9일 오후 2시경 감로골 경로당. 멀리 군북자율방범대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대원들이 감로골을 방문한다는 소식은 이미 감로골을 한바퀴 돌았다. 대원들에게 연락을 받은 감로골 김기태 이장이 오전 일찍 마을 방송을 했단다. 오후 2시가 되자 감로골 할매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한다. "아이구, 우리 엄마 오셨어?" 대원들이 반갑게 인사한다.  

시간이 됐다. 삼삼오오 유모차를 끌고 어르신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전동차도 있다.

반사판을 유모차 곳곳에  붙인다. 군북면 배종석 면장과 이백리 문화전기 우수곤 대표가 처음에 기증해줬던 반사판 20여개는 양이 꽤 많다. '어디 더 붙일 데가 없나?' 어르신들 신발에도 붙인다. 잘 밀리지 않는 유모차는 이것저것 만져보며 왜 그런지 봐주기도 한다. "봐봐. 새것 같잖아." 오후 2시 햇볕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대원들이 웃는다.  

완성된 유모차. 어르신도 자율방범대원들도 지나가던 주민들돠 환하게 웃었다. 
왼쪽부터 군북자율방범대 김영순, 장경식, 김금자, 유경옥 대원.
슬리퍼 뒤에도 반사판을 붙이는 꼼꼼함

감로골에 사는 일흔아홉 이영숙씨가 대표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밤에 좀 겁이 났는데 이젠 안심이 돼. 언제나 노인네들 좋은 일 해주니 많이 고마워요." 

감로골에 사는 일흔아홉 이영숙씨. '어떠세요' 물으니 '좋지요~' 대답하신다

'함께 사는 세상'은 특별한 게 아니다. 답은 할매들에게 '엄마'라고 부르는 대원들의 말에 있다. 당신의 어머니가 곧 내 어머니가 되는 세상, 그 마음가짐이다.  
 

 

 "이것봐, 우리 동네 이야기야"

경로당에 다같이 모여 옥천신문을 읽고 있는 주민들. 반가워 사진 한 장을 더 찍었다.
안경을 쓰고 옥천신문을 주민들에게 읽어주고 있는 이종실(69,군북면 감로골)씨. 기사는 다름 아닌 '비야대정로 1길, 이제 감로길로 불러주세요' 기사다. 다른 어떤 소식보다 동네 소식에 눈이 먼저 간다. "들어봐. 우리 이야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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