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삭아삭 콩나물·고소한 어묵·매끈매끈 당면의 콜라보레이션
5일 '친환경 옥천푸드 음식점' 옥이네밥상서 금미령·고병열 주방장을 만나다

완성된 콩나물 잡채와 함께 금미령(41) 대표와 고병열(58) 조리실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컬푸드 제철밥상의 공식 포즈다. 손을 앞으로 내미는 동시에 입으로는 '짠'을 외치는 것이 포인트다. 

[로컬푸드 제철밥상] 안남에서 직접 재배한 배바우 콩나물은 옥천 로컬푸드의 상징과 같다. 농약 없이 물로만 키운 안남산 청정 콩나물이 '배바우'라는 이름을 달고 판매되기 시작한 건 2016년. 안남배바우공동체영농조합법인이 2015년에 특화작목 가공시설 사업자로 선정된 후 안남면 연주리 35번지 일대에 60평 남짓한 콩나물재배 가공시설이 들어섰다. 기반이 생긴 후 시범 가동을 거쳐 2016년부터 학교급식 납품과 옥천살림 직매장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현재 '무농약 배바우 콩나물'은 옥천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콩나물 판매의 시작은 안남에 분포한 콩 농가들의 경제활동을 보존하기 위해서였다. 주로 소농과 고령농이 콩 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고자 했다. 동시에 배바우 콩나물은 '건강함'에 방점을 찍는다. 일부 콩나물 공장에서 사용하는 호르몬성 약제인 '생장조절제' 없이, 오직 맑은 물과 인간의 노동력으로만 이뤄진다. 자급과 자치를 추구하는 로컬푸드 사업에 가장 적합한 식재료다.

옥천푸드 직매장에서 '무농약 배바우 콩나물'을 살 수 있다. 300g에 1천200원. 안남배바우공동체의 정성과 맑은 물로 탄생했다. 

무농약 배바우 콩나물의 아삭아삭한 식감을 제대로 살려 줄 오늘의 음식은 바로 '콩나물 잡채'다. 콩나물 하면 무침이나 국 등 조금은 진부한 음식들이 생각날 테다. 하지만 매끈매끈한 당면과 함께라면 콩나물의 아삭한 식감은 극대화된다. 여기에 여러가지 양념이 혀를 아찔하게 강타하며 맛의 신세계를 느낄 수 있다. 실제 5일 옥이네밥상에서 만난 금미령(41) 대표와 고병열(58) 조리실장은 '옥이네 밥상에서 아주 잘 나가는 반찬 중 하나'라고 자평했다.

콩나물 잡채의 중심은 콩나물과 당면이다. 콩나물은 잘 데치는 것이 중요하다. 한 번쯤 콩나물을 삶다가 비릿한 맛에 눈물을 머금고 버린 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적당한 식감을 살려 잘 데치는 게 콩나물 잡채를 맛있게 하는 비법이다. 데치는 시간은 대략 5분. 금미령(41) 대표와 고병열(58) 조리실장이 워낙 생활요리의 달인들이라서 그런지, 시간을 정확히 따지지는 않았다. 그저 팔팔 끓는 물에 콩나물을 넣고, 뚜껑을 닫고 삶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콩나물 같은 경우는 아예 냄비 뚜껑을 닫고 삶든지, 아니면 처음부터 열고 삶던지 해야 합니다. 만약 처음에는 뚜껑을 닫고 삶다가 중간에 열게 되면 비린내가 생겨서 맛이 나빠지거든요. 삶고 나서 물을 제대로 빼주는 것도 아주 중요 합니다." (고병열 조리실장)

그다음은 콩나물 잡채에서 포만감을 조금 더 채워 줄 어묵 차례다. 어묵은 콩나물 길이로 잘라야 한다. 콩나물과 당면이 길쭉길쭉하기 때문에 어묵 역시 조화를 맞춰야 한다. 어묵에는 간장 조금, 그리고 송송 자른 파를 넣고 센 불에 볶는다. 적당히 익었다면 데친 콩나물과 잠시 대기하면 된다.

콩나물은 예민한 식재료다. 처음과 끝이 한결 같아야 비린내를 잡을 수 있다. 이날 우리는 뚜껑을 닫고 콩나물을 삶는 방식을 선택했다.
데친 콩나물과 볶은 어묵은 잠시 대기한다. 요리에서 어떤 식재료를 먼저 볶거나 데치느냐는 아주 중요한 지점이다. 이날 옥이네 밥상 조리사들은 콩나물→어묵→당면 순으로 재료를 준비했다. 
아삭아삭한 식감이 일품인 콩나물과 윤기를 머금은 어묵 볶음이 조리사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 당면이 올 차례다. (두근두근)

다음은 당면을 삶을 차례다. 당면의 양은 약 60인분이 준비됐다. 옥이네 밥상은 지난 3월 문을 연 옥천 로컬푸드 한식백반 음식점이다. 점심 식사를 판매하는 음식점이기에 60인분 정도 만든다. (이를 어느 정도 감안하고 읽어 주시라. 금미령 대표와 고병열 조리실장이 전쟁같은 점심식사 준비 시간에 짬을 내서 가능했던 취재다.) 아쉽게 당면과 어묵 등은 옥천산이 없어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봐서 준비했다. 

당면 역시 팔팔 끓는 물에 약 6분 정도 삶아 준다. 삶은 당면은 따로 찬물로 헹구지 않아도 된다. 이제 콩나물과 볶은 어묵을 함께 무치면 된다. 무치기 바로 직전에는 설탕, 후추, 고춧가루, 마늘, 생강가루를 넣어준다. 그리고 윤기를 살려 줄 물엿과 씹는 맛을 살려줄 참깨를 솔솔 뿌려주면 끝! 콩나물 잡채가 완성된다.

당면 60인분이 끓는 물에 투하됐다.
삶은 당면은 물기를 '쫙' 빼준다. 열성적으로 바구니를 흔드는 조리실장님의 모습.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다가 아주 조금(?) 초점이 흔들렸다.
고병열 조리실장과 금미령 대표의 환상의 호흡을 지켜 본 하루였다. 한명은 잡채를 무치고, 한명은 깨를 솔솔 뿌려준다.

갓 완성된 콩나물 잡채를 앞접시에 조금 담아서 맛봤다. 따끈따끈한 당면과 아삭아삭한 콩나물의 맛이 일품이다. 무엇보다 마지막에 들어간 고춧가루와 물엿이 맛있게 매운맛을 뭔지 제대로 보여준다.

이날 로컬푸드 제철밥상은 안남산 콩나물의 건강함과 옥이네 밥상 조리사들의 정성이 들어간 음식이었다. 사실 요리 내내 옥이네 밥상이 가진 고충도 엿봤다. 한 끼 백반에 모든 옥천산 농산물을 쓸 수는 없을 터. 그럼에도 옥천에서 난 우리 농산물로 건강한 한끼 식사를 만들고자 하는 옥이네 밥상만의 신념을 응원한다.

"우리 로컬푸드를 이용해 백반을 만드는 일. 사실 옥천에서 생산되지 않는 농산물도 많기 때문에 쉽지는 않죠. 그럼에도 최대한 우리 농산물을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건강함과 정성을 더해서 옥이네 밥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금미령 대표)

밥 한 그릇을 잘 먹으면 만가지 일을 알게 된다. 동학의 2대 교주, 최시형 선생의 말씀이다. 그 말씀답게 이날 만든 콩나물잡채 안에는 로컬푸드의 가치, 조리사들의 노동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겼다.  
옥이네 밥상은 지난 3월 문을 연 옥천 로컬푸드 음식점이다. 옥천에서 난 농산물을 이용해 음식을 만든다. 11시 40분부터 재료 소진시까지 운영하는데 보통은 1시 즈음 문을 닫는다. 건강한 점심 한끼를 6천500원에 먹을 수 있다. 
옥이네 밥상은 지난 3월 문을 연 옥천 로컬푸드 음식점이다. 옥천에서 난 농산물을 이용해 음식을 만든다. 11시 40분부터 재료 소진시까지 운영하는데 보통은 1시 즈음 문을 닫는다. 건강한 점심 한끼를 6천500원에 먹을 수 있다. 문의는 043-731-1254로 하면 된다.
금미령 대표와 고병열 실장이 함께 만든 맛있고 건강한 '콩나물잡채'다.
갓 만든 콩나물 잡채를 맛봤다. 오늘도 어김없이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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