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농사지은 수복산농원복숭아 포장 돕고 직접 판매해
복숭아 포장, 판매 힘은 들었지만, 완판 됐을 때는 기뻐

포도복숭아축제에 복숭아 농부가 되어 판매를 해본 이혜원(옥천여중2) 학생
포도복숭아축제에 복숭아 농부가 되어 판매를 해본 이혜원(옥천여중2) 학생

나는 하루 복숭아 농사꾼이 되었다. 

 지난 7월27일 옥천포도복숭아 둘째 날이었다. 부모님은 새벽 5시부터 집에서 약 5분 거리인 밭에 가서 복숭아를 따기 바쁘셨다. 우리집은 안내면 현리다. 부모님은 수천평의 밭에 복숭아를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심었다. 복숭아는 심고 바로 수확하는 게 아니라서 2년 정도 잘 가꿔주고 나서 그 이후에 처음 수확을 했다. 우리집 복숭아는 딱딱한 복숭아인 명성과 명일 품종이다. 부모님이 복숭아를 따오시면 그 이후 일은 우리 3남매 몫이다. 나와 두 동생들은 복숭아를 포장하는 박스를 손수 접고, 상품 스티커를 붙이고, 제조자명 도장을 찍었다. 우리집 농원은 참고로 수복산 바로 밑에 복숭아 밭이 있어서 '수복산 농원'이다. 아침에 뜨거운 더위에 맞서 일을 하는 것은 부모님 몫이었고, 우리들은 시원한 집 마당 작업장 그늘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포장하는 일을 맡았다. 

 복숭아 포장하는 것은 쉽지 않다. 나와 동생들이 손수 접은 상자에 복숭아를 포장지로 살포시 감싸고, 복숭아 털을 한번 쓸어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복숭아 털은 꺼끌꺼끌해서 옷이나 몸에 쉽게 달라붙기 때문에 꼭 한번 쓸어줘야 한다. 한번 털어주면 색도 더 은은하게 예뻐지고, 먹을 때도 간편하다. 

 작업하고 나면 복숭아털이 온 몸에 달라붙어 꺼끌꺼끌해서 꼭 목욕을 해줘야 한다. 

 그렇게 포장을 마친 복숭아를 포도복숭아축제에서 내가 직접 판매를 하기도 했다. 

 농사꾼에서 장사꾼으로 변신한 순간이었다. 직접 판매하는 것 역시 쉽지 않았다. 덥고 습한 기운 때문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축제장은 비가 오는 가운데 천막과 까만그물망이 덮여 있어서 습이 더 올라온 것 같다. 폭염에도 복숭아를 팔고 나면 땀과 더위가 순식간에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동생이 직접 복숭아를 잘라서 먹기 좋게 놓는 시식행사도 가졌는데 인기리에 진행됐다. 복숭아를 맛본 주민들은 한결같이 정말 맛난 최고의 복숭아라고 극찬을 했다. 마지막날까지 복숭아를 다 판매해서 완판을 했을 때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 

 포도복숭아축제 3일 동안은 정말 나에게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짧은 시간 농사꾼과 장사꾼이 되어 우리집 복숭아를 직접 포장하고 판매한 경험은 두고두고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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