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엽(향수을 전통주연구원장, 군북면 국원리)

김기엽 원장

[향수을전통주연구원 김기엽 원장의 술 이야기(1)]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삼복(三伏)이 들어있는 때를 지나고 있다.

음력 6월 보름날 폭포아래에서 물을 맞으며 더위를 피하는 유두절은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다는 동류수두목욕(東流水頭沐浴)의 약어로 "물맞이"라고도 한다. 이렇게 유월 유두에 술을 마시며 하루를 즐기는 풍습을 유두음이라한다. 

넓은 범위의 우리술 전통주를 가양주(家釀酒)라 하는데 말 그대로 "집에서 빚는 술"이라는 뜻으로  사는 지역과 집안 내력에 따라 술을 빚는 방법도 맛도 향도 각각 다양한 술 들로 빚어졌으며, 명가명주(名家名酒)라 하여 이름있는 집안에는 좋은 술(맛있고 몸에도 좋은)이 있었고 집에서 빚은 가양주는 귀한 손님 접대나 집안의 제사나 차례 등 집안의 크고 작은 일에 쓰여 도와 예를 갖추는데 큰 몫을 하였다.

또한 집안의 비법을 담은 가양주는 빚은 술 맛으로 집안의 길흉을 내다볼 수 있다는 이야기도 회자되는데 제사에 쓰일 술이 잘못 빚어지면 선조에 대한 불경이나 불손으로 여기거나 혼인술이 맛이 없으면 자식의 장래가 어둡게 된다거나 술이 시어지면 근심이 생긴다는 등의 말이 있어 가양주 빚기에 더욱더 정성을 들였다 한다.

우리술 가양주는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나라를 통치하기 위한 자금 마련 수단으로 술에 주세를 매겼으며, 일제의 주세법에 의해 양조장을 통해 사먹는 술로 대체되면서, 가양주의 명맥이 끊기게 되고 이후 양곡관리법(1965년)의 시행으로 쌀로 술을 빚는 것이 금지되면서, 쌀과 누룩 그리고 물로만 빚는 가양주는 더욱 침체되고 소멸되어 갔다.

우리술 가양주는 내면에 품고 있는 이야깃거리와 조상님들의 숨결을 느끼고 맛 볼 수 있음에도 과거의 잘못된 역사로 인해 위축되어 있는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전통이 숨쉬는 가양주의 보급과 "예와 도"를 중요시하는 술 문화를 위해서 가양주의 담금법과 품고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자 이 글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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