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복숭아축제 이후 더 바쁜 하마산작목반의 송사숙 농가를 만나다
복숭아 농사진지 20년, 복숭아 수확기인 7월말부터 9월초까지는 '정신없이 바빠'

송사숙씨

포도 복숭아축제가 막 끝났지만, 쉴틈이 없었다. 사실 지금부터가 시작이었다. 안남면 화학리 수일마을 하마산 작목반은 공동선별장에서 다섯 농가들이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안남면에서 출하되는 복숭아량의 절반 가량을 담당하는 하마산작목반은 7월말부터 9월초까지는 세상에서 제일 바쁘다. 수확한 복숭아를 선별하는 기계에 넣는 족족 기계의 흐름에 맞춰 복숭아 상자에 넣기 바쁘다. 기계가 계속 돌아가기 때문에 숨돌릴 여유조차 없었다. 옥천로컬푸드직매장 초입에 진열되어 있는 송사숙 농가의 복숭아가 눈에 딱 띄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서서 하면 안 되느냐’며 자꾸만 묻는다. 그만큼 바쁘다. 그래도 잠시 짬을 냈다.  

송사숙(55)씨는 안남면 화학리에서 20년 넘게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다. 태어난 곳은 청원 낭성. 그 후엔 대전에서 오래 살다 옥천에 자리잡았다. 맨처음 느라리 버섯을 재배하다가 잘 안 되 복숭아로 주력품목을 바꾼 이후 계속 복숭아 농사를 지었다. 송사숙씨는 올해도 어김없이 5-6천평 대지의 복숭아 밭에서 수확의 기쁨을 맛보고 있다. 

“담주부터 물량이 막 쏟아지기 시작하면 사람을 써야 해요. 농사 짓는 사람은 객관적으로 골라내기가 어려워서 다음 주부터 우린 다 빠지고 사람 쓸거예요.”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워낙 소중히 키운 복숭아다 보니 남들 눈엔 마른 상처가 난 복숭아가 송사숙씨의 눈엔 덜 그래보일 때도 간혹 있다. 그만큼 애정을 갖고 복숭아를 키웠다는 말이기도 하다.

특히 송사숙씨의 복숭아는 무봉지 재배 방식으로 길러진다. 봉지를 씌우지 않아 색깔은 덜 은은하지만 대신 당도가 훨씬 높다. 햇빛을 직접적으로 더 많이 보기 때문이다. 무봉지 재배를 택한 지 4년차인데, 과육도 더 단단하고 재배에 드는 시간도 훨씬 절약돼 만족도가 높다. 또 안남면 화학리 자체가 산으로 둘러쌓인 고랭지 조건이라 복숭아를 기르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물 빠짐도 좋고, 마사황토 역시 당도를 높이는 데 한몫한다. 

하마산 작목반은 복숭아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정회철, 정회선, 박경철, 조중호, 박성철씨가 ·함께 한다. 1만 여평 가까이 농사짓는 사람도 있어 수확량이 상당한 작목반이다.

복숭아는 서울에 있는 우성•해성청과에 대다수가 납품된다. 물론 옥천 사람들을 위해 옥천 직매장에도 일정량을 납품한다. 송사숙씨는 서울로 다 보내면 편하지만, 옥천 사람들도 맛 보게 하려고 부러 직매장에 물량을 일부 뺐다. 복숭아 맛있기로 소문 나 직접 사러 오는 손님들도 있다. 올해는 복숭아 생즙을 주스로 가공해 옥천 직매장에 납품해볼 생각도 있다. 복숭아잼도 고민중이다. 

여름 휴가는 당연히 못 가고, 경찰행정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큰아들까지 나와 일손을 돕지만 올해 복숭아 시세는 지난해보다 20% 정도 하락했다. 올해 냉해나 병충해도 없고, 수확량이 작년보다 많은 탓이다. 송사숙씨는 옥천 소비자들에게 부탁의 말을 남겼다. “소비자 분들이 농가 도와준다고 생각하시고 한 박스 사드실 거 두 박스 사드시면 참 좋겠습니다. 복숭아는 많이 먹어도 살 안 쪄요!”

이지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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