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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짝지근 '풋호박'보다 더 기분좋은 전범표 농가 귀농 이야기
달짝지근 '풋호박'보다 더 기분좋은 전범표 농가 귀농 이야기
  • 박해윤
  • 승인 2019.07.24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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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냄새 좋아 대전 유성서 옥천으로 귀농
농기센터 강소농 교육부터 로컬푸드 생산자 교육까지
옥천푸드 71호 풋호박 인증 농가 전범표씨를 만났다
지난 6월 동이면 세산리에서 전범표(66, 옥천읍 장야리)씨를 만났다. 로컬푸드 직매장 풋호박 맛에 반해 그를 찾았다. 풋호박 분 아니라 참깨, 들깨, 하늘마, 생강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한다. 옥천푸드 71호 인증을 받았다. 

[옥천을 살리는 옥천푸드] 둥글둥글 타원형에 매끄러운 표면. 파릇파릇한 초록색 색감까지. 한번 먹어보면 그 달짝지근한 맛에 빠져 헤어 나올 수 없다. 보글보글 구수한 맛이 일품인 된장찌개에도, 참기름 냄새 고소하게 올라오는 호박 나물에도. 풋호박 한 개면 완벽한 식단을 꾸밀 수 있다. 

달짝지근한 맛이 한껏 살아있는 풋호박을 만난 건 지난 5월30일 문을 연 옥천 로컬푸드 직매장에서였다. 이날 개장에 맞춰 전범표(66, 옥천읍 장야리)씨가 정식으로 풋호박 납품을 시작했다.

풋호박 농사를 짓는 그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서 동이면 세산리에 있는 500평 규모의 밭에 찾아갔다. 전범표씨는 풋호박으로 옥천푸드 71호 인증을 받았다. 풋호박 뿐 아니라, 하늘마(일반 마와 달리 줄기에서 수확한다. 아프리카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생강 등 다양한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었다.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났어요. 중고등학교를 다 강원도에서 나왔지요. 이후 서울에서 직업군인으로 30년 넘게 복무했어요. 만기 전역하고 대전 유성에서 350평 정도의 텃밭을 가꿨죠. 아내가 음악에 조예가 있어서, 저도 어쩌다 색소폰을 불게 됐어요. 그렇게 유성에서 텃밭도 가꾸고, 음악활동도 하면서 지내다가 옥천으로 오게 됐어요.” (전범표씨)

워낙 흙냄새 맡는 걸 좋아했다. 그리고 30년 넘게 일하다보니 몸에 뵌 ‘움직여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다. 그래서 이원면에 살던 아내 친구의 추천을 받아 2014년 즈음 옥천으로 귀농하게 됐다.

“처음에는 옥천읍 가화리에 있는 호성빌라에서 살았어요. 그 때 인연이 닿아서 임근재씨가 밭을 소개 해줬죠. 동이면에서 임차로 1~2년 정도 하우스 농사를 지어봤죠. 해보니까 꽤 괜찮더라고요. 제가 움직인 만큼 결실이 오니까요. 그 후 계속 세산리에서 농사를 짓고 있죠.” (전범표씨)

농사를 전혀 알 방법이 없기 때문에 옥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하는 강소농 교육을 받으면서 기본기를 다졌다. 그렇게 직매장에 납품까지 하게 된 ‘농사꾼’이 됐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여러 가지 교육을 듣다 보니까 직매장까지 알게 됐죠. 생산자 교육부터 차근차근 받고 준비해서 직매장에 풋호박을 납품하는 데 이르렀어요. 보통은 농협을 통해서 대전이나 다른 도시의 공판장으로 보냈는데, 한 가지 판로가 더 생긴거죠.” (전범표씨)

소비자는 로컬푸드 직매장을 통해 싱싱한 농산물을 바로 맛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생산자도 소비자도 함께 상생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이 더 활성화되기 바라는 그다.

“로컬푸드 직매장에 꾸준히 납품할 수 있는 농산물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야 해요. 아무래도 농산물은 철을 타니까요. 하지만 직매장은 늘 농산물이 구비돼 있어야 하니까 이런 부분은 앞으로 가져가야 할 숙제인 것 같아요.” (전범표씨)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살려 옥천에서 다양한 봉사활동까지 하고 있다. 

“귀농귀촌연합회에서 요양원 봉사를 하고 있어요. 1회차 때는 옥각리에 있는 요양원에 가서 색소폰을 불었어요.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니까 저도 기쁘더라고요. 음악도 하고 농사도 짓는 옥천 생활, 하루하루가 소중합니다.” (전범표씨)

풋호박을 따고 있는 전범표씨의 모습. 풋호박 하나 하나가 다 내 새끼 같다. 그래서 딸 때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전범표씨네 비닐하우스에서 농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말하는 도중에 한 번 찍어봤다.
전범표씨의 취미는 색소폰을 부는 일이다. 플룻을 부는 아내를 따라 시작한 음악활동이 어느새 즐거운 취미로 자리잡았다. 귀농귀촌연합회에서 다양한 재능기부 형태의 봉사를 진행하는데, 전범표씨는 색소폰을 분다.
농사에 임하는 그의 진지한 이야기를 듣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흙냄새 맡는 것을 좋아하고, 몸 움직이는 것을 신념으로 삼는 그에게 옥천 귀농 생활은 그야말로 적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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