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유로 잠시 중단한 궁도…몇개월만에 다시 우뚝 서다
보령머드축제 궁도대회 장년부 1위 강일흥씨
23일 관성정에서 '불굴의 의지'를 가진 그를 만났다

 

23일 오후 4시 관성정에서 보령머드축제 궁도대회 장년부에서 1위를 거머쥔 강일흥씨를 만났다. 전문 궁사가 활을 잠시 내려놓고 카메라 앞에 섰다. 뒷 배경으로 관성정 경기장이 보인다.

[우리동네예체능] 6년 전 시작한 궁도를 잠시 접었다. 타이어 일을 평생 해오면서 생긴 목디스크, 여기에 다리까지 골절되는 이중고를 겪었다. 궁도뿐 아니라 수영도 취미였지만, 잠시 중단하고 몸을 회복하는 기간을 가졌다. 웅크렸던 몸을 펴고 다시 기지개를 시작한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였다. 

그렇게 몇 개월 지나지 않아 '개인전 1위'를 달성했다.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보령에서 개최된 제22회 보령머드축제 기념 겸 열린 제1회 전국남녀궁도대회에서 얻은 성과다. 이날 강일흥(62, 옥천읍 교동리)씨를 포함해 1천여명 정도가 대회에 참가했다. 다 함께 치른 예선전에서 15발을 쐈는데, 전부 명중했다. 15발을 명중한 궁사 단 4명. 4명이 다시 모여 1위전을 치렀다. 

"이날 태풍이 세게 왔어요. 1위를 겨루기 위한 비교시합에서 저는 5발 중 4발을 명중했죠. 나머지 분들은 5발 중 3발을 쐈어요. 그래서 제가 최종적으로 1위가 됐답니다. 조금 오래 운동을 쉬고 다시 시작했지만, 그간 쌓아 놓은 실력은 금방 죽는 게 아니잖아요. 여기에 우리 관성정 사범님들이 잘 지도해주셔서 좋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특히 이만형(64) 사범님이 큰 힘이 됐어요." (강일흥씨)

지난 2016년 열린 '제18회 전주시장기 및 전주 천양정 제55회 전국남녀궁도대회' 장년부에서 1위를 거머쥔 경력이 있던 그다. 그렇기에 다시 몸을 회복하고, 일정 궤도에 오르기까지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다시 운동을 시작하니 몸이 더 가뿐해졌다.

"김순태 전 사두(회장)의 권유로 처음 궁도를 시작했어요. 6년 전에는 몸무게가 많이 나갔었는데,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운동이 뭐가 있을까 하다가, 궁도를 추천받았죠. 김순태 전 사두님은 군 기능직 일을 하셨는데 아무래도 차와 연관된 일이 많다 보니 안면을 쌓게 됐어요. 궁도는 하면 할수록 정신 수양도 되고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운동이라서 계속하게 된 것 같아요." (강일흥씨)

골프를 치려 해도 라운드에 나가는 비용이나, 골프장비를 사는 비용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궁도는 공인받은 활(개량궁이나 각궁)과 활을 쏠 장소만 있다면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주로 지역 축제와 연계돼 큰 대회들이 여럿 열리기 때문에 전국각지를 다니며 자신의 실력을 점검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번 보령 대회는 20명 정도가 함께 대회에 출전했어요. 대회가 있을 때마다 회원들과 단합해서 가니까 덜 심심하죠.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다 회원들이 함께했기 때문이에요." (강일흥씨)

강일흥씨와 인터뷰를 진행한 22일 오후 4시에도 꽤 많은 동호인들이 모여 궁도 연습을 하고 있었다. 인터뷰 내내 강일흥씨 옆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관성정이 지어진 지 20여년이다. 그 안에서 쌓인 동호인들의 우정도 끈끈하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만큼 고민도 깊어진다. 시간은 흐르고 건물을 노쇠해지는데 개보수가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기와가 낡아 빗물이 새면서 이틀 전부터 보수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기와 보수 말고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다. 특히 화장실이 그렇다며 궁도협회 김길식 총무가 말한다.

"관성정 화장실은 1층에 있어요. 남자 화장실은 좌변기 칸이 두 칸이 있죠. 그에 반해 여자 화장실의 좌변기 칸은 한 칸이에요. 묘목축제 때는 항상 성왕기 대회를 크게 열잖아요. 여성 동호인들이 사용에 있어 불편함을 겪고 있어요. 또 무엇보다 화장실을 가려면 가파른 계단을 지나 가야해요. 대회가 열리면 장애인 참가자도 많아요. 모든 체육시설에는 장애인의 이동을 고려돼 설계를 지어야 하는데, 오래전에 지어진 건물이라서 이런 부분은 고려되지 않았어요. 시급한 개선이 필요합니다." (김길식 총무) 

궁도는 성별에 상관없이,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차별 없이 이를 즐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며 강일흥씨를 포함한 회원들이 입을 모은다.

"이번 주 금~일요일까지는 강원도 태백에서 경기가 열립니다. 궁도를 잘하는 법은 잡념을 버리고, 집중하는 것에 있어요. 이번 대회에서도 욕심은 내려놓고, 정신을 집중해서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할게요." (강일흥씨)

강일흥씨가 몸에 궁대를 감고 있다.
강일흥씨가 본격적으로 활 시범을 보이기 전 준비를 하고 있다. 활을 쌌던 궁대를 풀러 몸에 감고 있다.
활 시위를 점검 중인 강일흥씨의 모습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작업이다.
손가락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손을 보호하는 장비도 꼭 낀다.
강일흥씨의 손을 가까이 찍어봤다.
활 쏘기 전 준비하고 있는 강일흥씨의 모습. 늠름하다.
활 쏘기 전 준비하고 있는 강일흥씨의 모습. 늠름하다.
강일흥씨가 직접 활 시범을 보이고 있다. 활을 쏠 때는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단 명중하겠다는 욕심은 버려야 한다.
강일흥씨가 직접 활 시범을 보이고 있다. 활을 쏠 때는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단 명중하겠다는 욕심은 버려야 한다.
보령머드축제를 기념해 열린 제1회 전국남녀궁도대회에서 장년부 우승을 차지한 강일흥씨의 모습. 상을 받고 있다.
보령머드축제를 기념해 열린 제1회 전국남녀궁도대회에서 장년부 우승을 차지한 강일흥씨의 모습. 상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 강일흥씨)
강일흥씨와 아내 최서연(62)씨가 우승을 기념하는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 강일흥씨)
강일흥씨와 아내 최서연(62)씨가 우승을 기념하는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 강일흥씨)
강일흥씨가 우승을 기념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대회 당일의 모습이다. (사진제공: 궁도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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