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로컬푸드로 건강함 잡고, 꽉 찬 인심으로 든든함도 잡은 '참치 버거'
22일 '카페 뜰팡'에서 노추리 팀장의 특급 레시피를 엿봤다

22일 '카페 뜰팡'에서 로컬푸드 제철밥상의 두번째 주인공 노추리(52, 옥천읍 수북리) 팀장을 만났다. 이날 노추리 팀장은 참치 버거 레시피를 기꺼이 공개했다. 노추리 팀장이 완성된 참치 버거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기사를 써야 하므로 사진을 무척 많이 찍었다. 참치 버거의 고소한 냄새가 계속 나서 죽을 뻔했다.

[로컬푸드 제철밥상] 샌드위치나 버거류는 간단함에 방점이 있다. 고기류, 채소류, 과일류. 기본 3~4가지의 다양한 식재료가 들어가지만, 빵 사이에 자취를 감추기 때문에 완성되고 나서는 간단한 단품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고 싶은 이, 이동 중에 간편하게 식사를 하고 싶은 이들이 많이 찾는 음식이다. 종류도 가지각색. 선택하는 묘미가 있는 음식이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 하나. 버거 속에 들어가는 식재료가 어디서 오는지, 어떤 걸 썼는지. 생각해 본 독자들이 있는가. 로컬푸드 제철밥상이라는 코너명답게 '뭐 로컬푸드가 들어가나 보네'라고 생각했다면. 맞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카페 뜰빵'의 참치 버거는 노추리(52, 옥천읍 수북리) 팀장의 '요리는 내 스스로 당당해야 한다'는 음식 철학이 담겼다. 가격에 얽매이지 않고, 음식의 풍요로움을 전달해야 한다는 그의 소신답게! 오늘 소개할 참치 버거는 간단한 한 끼지만 우리의 위장과 마음을 든든하게 해줄 그런 음식이다.

'참치 버거'.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주된 재료는 참치가 맞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옥천에서 잡히는 참치는 없다. 이번 로컬푸드 제철밥상 메뉴가 참치 버거라는 말에, 몇몇 동료들은 '그럼 쏘가리(쏘가리는 옥천 대표 민물고기다.) 버거를 해야 진짜 로컬푸드 제철밥상 아니야?'라는 뼈 때리는 소리(직언과 옳은 소리를 이르는 말)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노추리 팀장이 참치 버거를 만드는 과정을 본다면 그 말이 쏙 들어갈 것이라고 자부한다. 참치는 거들 뿐, 버거의 식감을 살려주는 식재료는 사과와 양배추, 양파에 있기 때문이다.

채 썬 양파는 물기를 최대한 제거해 주는 것이 관건이다. 요즘 다이어트 때문에 가정에서 샐러드를 만들어 먹는 사람들이 많다. 옥천신문사 직원들도 여럿 채소 탈수기를 가지고 있다. 가격도 저렴하고 편리해서 좋다. 야채 탈수기를 통해 손쉽게 물기를 제거해도 되고, 없다면 우리에게는 '손'이 있지 않은가.
사과를 채칼로 썰고 있는 노추리 팀장. 역시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사과 3알 정도가 들어갔는데, 순식간에 썰었다. 30초 남짓 걸렸던 것 같다. 따라 하는 독자들은 천천히 손이 베이지 않게 주의하자.
양배추와 사과, 양파를 썬 다음 참치를 넣는다. 설탕과 마요네즈, 머스타드, 식초도 넣어 새콤달콤한 맛을 살린다. 마지막은 노추리 팀장표 특급 비법 소스로 마무리. 영업 비밀이라 알려줄 수는 없지만, 대안은 있다. 레몬즙을 조금 넣어보자.

아삭아삭한 식감이 일품인 유기농 양배추 500g, 육동일씨가 직접 재배한 당도 높은 사과 500g, 옥천읍에서 온 달지만 톡 쏘는 양파 300g. 참치 버거의 주인공이다. 우선 유기농 양배추를 적당히 채 써는 게 요리의 시작이다. 중요한 것은 꼭 탈수기로 물기를 쫙 빼줄 것. 양배추를 씻어서 썰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물기가 수반되는데, 버거를 만드는 팁은 이 물기를 제.대.로 제거하는 데 있다. 채소나 과일이 많이 들어가는 특성 때문에 빵이 수분을 많이 머금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그다음은 사과를 채 썰어주고, 양파도 적당히 식감이 살 만큼 썬다. 그다음이 중요한데 바로 참치 500g의 기름기를 최대한 '쫙' 짜주는 것. 마요네즈 300g, 머스타드 200g, 설탕은 참치 100g 기준으로 1스푼을 넣었다. 그러니까 우리는 이날 5스푼을 넣었다.

"설탕의 양을 최소화하려고 해요. 버거를 먹을 때 조금 더 건강한 맛을 살리기 위해서죠. 시중에 파는 버거는 짭짤하고, 자극적인 맛을 추구한다면 저희는 식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쪽을 선택했어요." (노추리 팀장)

버거에 새콤달콤한 맛을 살리기 위해 식초 4스푼도 들어간다. 그리고 여기에 노추리 팀장의 특급 소스를 적당량 넣는다. 노추리 팀장이 직접 만든 이 특급 소스는 영업 비밀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는 없단다. 하지만 참치 버거를 따라 만들 독자들을 위해 '레몬즙'을 넣는 것을 추천했다.

참치 버거의 빵은 자연당의 건강한 통밀빵. 일반 식빵보다는 거친 식감일 수 있지만, 소화도 잘되고 더 건강하다. 노추리 팀장이 빵칼로 통밀빵을 썰고 있다. 이 안에 속재료를 꽉꽉 채울 예정이다.
통밀빵 위에는 상추를 깐다. 흔히 브런치 메뉴라 하면 로메인 상추 등을 깔지만, 노추리 팀장은 우리 상추를 선택했다. 맛은 똑같다. 파릇파릇한 상추가 샌드위치를 더 돋보이게 한다. 마지막은 파슬리를 솔솔 뿌려 마무리한다.

빵도 버거의 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노추리 팀장은 장애인보호작업장 자연당 통밀 빵을 선택했다. 

"통밀빵은 일반 밀가루 빵과 비교했을 때 거칠지만, 소화가 잘돼요. 입으로 들어왔을 때 거리낌 없이 넘어가고, 부드럽게 녹는 것에만 익숙한 현대인이잖아요. 하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거친 식감의 음식도 먹여야 해요. 그래서 통밀빵을 선택했어요. 빵이 맛이 있어서 버거를 맛본 손님들이 어디 거냐고 물어요. 자연당 겁니다. 직매장에서 사실 수 있어요." (노추리 팀장)

통밀빵 아래에는 군북면 증약리 김윤종씨가 키운 상추가 깔린다. 보통 샌드위치나 샐러드에 '로메인 상추'(로마인들이 즐겨 먹는 상추라 해서 붙여진 이름)가 쓰인다. 이국적인 느낌이라서 브런치를 만들 때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브런치라고 해서 꼭 이국적일 필요가 있는가. 최대한 우리 것으로, 우리 느낌을 살려도 충분히 맛있다.

통밀빵과 상추에 정성스레 만든 속재료를 아낌없이 꽉꽉 채워주고, 파슬리를 '솔솔' 뿌려주면 끝. '카페 뜰팡' 노추리 팀장표 참치 버거가 탄생한다. 이제 남은 건. '잘 먹겠습니다' 라고 큰소리로 외치는 일. 맛이 어땠냐고요? 건강한 옥천산 식재료에 '내 요리에 당당하자'는 음식 철학이 합해졌는데. 말해 뭐합니까!

나란히 나란히 참치 버거가 나란히~ 속이 꽉꽉 채워진 버거가 마지막 관문인 포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속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버거 포장은 비닐이 아닌 종이로 했다. 비닐 사용을 최대한 줄이자는 '카페 뜰팡'의 신조가 반영됐다. 세심하다. 갈색 종이 위에 버거를 놓고 포장한다. 그다음은 빵이 벌어지지 않게 종이 재질 노끈으로 묶는다. 그리고 통 안에 들어가 손님을 기다린다. 얼른 카페 뜰팡(043-733-6291, 옥천읍 금구리 향수한우판매타운 옆)으로 뛰어가자. 가격은 단돈 삼천원이다. (물론 이 기사를 보고 직접 만들어 먹어도 된다.)
노추리 팀장님이 직접 담근 복숭아청으로 만든 '복숭아 에이드'와 참치 버거를 내주셨다. 커피가 없는 '뜰팡 카페'이기 때문에 브런치 메뉴와는 상큼한 과일 에이드가 찰떡궁합이다. 복숭아로 만든 음료는 지난주부터 새로 선보였다. 복숭아 철이기 때문에, 시즌 메뉴로 제공된다. 달달한게 취향 저격이다. 참치 버거 역시 양배추와 사과, 양파가 가득 들어서 그런지 씹는 맛일 일품이다. 가벼운 느낌(살이 찌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인데, 제 착각이겠죠?)이지만, 점심때까지 끄떡없을 정도로 든든하다.
이날 취재는 혼자 와서 신문사 직원들은 맛을 보지 못했다. 오늘은 저 혼자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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