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화마 덮친 구일리 황동섭씨 보금자리
(사)충북연회 희망봉사단 22일 사랑의 집짓기 봉사로 복구
강남건설·옥천군·한국국토정보공사·김용현 건축사 등 힘 보태 '훈훈'

충북연회 희망봉사단 조기형단장이 황동섭씨에게 사랑의집 열쇠를 전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29일 유난히 바람이 차가웠던 겨울 저녁, 기름이 아까워 나뭇가지를 모아다 부엌 아궁이에 군불을 땠다. 이게 화재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 1시간40분만에 불은 꺼졌지만 주택과 농자재 창고가 모두 무너졌다. 아연실색해졌다. 옥천읍 구일리 한적한 터에서 자리 잡고 살았던 황동섭(81)씨 이야기다. 일단 삼양리에 사는 딸 집에 몸을 누였지만 한동안 눈만 껌뻑이고 있었다. 

그때 가화리 행복한교회 오필록 목사에게 연락이 왔다. 감리교회들이 모여 만든 (사)충북연회 희망봉사단이 '사랑의 집짓기' 봉사를 하고 있으니 여기 한 번 신청해보지 않겠냐는 것. 그해 4월 착공식이 이뤄졌고 3개월만인 22일 완공식이 열렸다.

커팅식

눈에 보이는 건 집 한 채다. 여기에 보이지 않는 많은 어려움이, 그리고 많은 사람의 도움이 있었다. 화재 이후 당장 삶이 막막했던 황동섭씨에게 적십자 구호물품과 쌀·라면·지역상품권 등 후원물품이 전달됐다. 희망봉사단의 사랑의 집짓기가 결정되자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구일리를 찾아왔다. 강남건설이 주택철거작업을 무상지원, 옥천군이 폐기물 운반용 집게차를, 국보환경에서 건축폐기물 처리를, 한국국토정보공사가 측량을 지원을 했다. 희망봉사단 청종합건축 김용현 건축사는 건축설계와 인허가를 지원했고 옥천읍은 긴급구호비를 신청하고 상수도 공사비의 절반을 지원했다.

화재는 많은 것을 앗아갔지만 그 빈자리를 사람이 채웠다. 황동섭씨 딸인 황유정(51,옥천은 삼양리)씨는 화재 이후 모든 일에 감사를 전했다. 황유정씨는 "화재 이후 7개월의 시간 동안 상상하지도 못한 많은 도움이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며 또 "아버지를 모시는 동안에도 그간 하지 못했던 것들을 많이 해드릴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말했다. 황동섭씨는 "집 지어지는 과정에서 많은 분들 고생하신 걸 제가 제일 잘 안다.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희망봉사단 조기형 단장은 "어떤 집을 가도 자기 집만큼 편한 곳은 또 없다"며 "하나님께서 세우신 이 집이 황동섭씨에게 가장 편안한 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동섭씨
황동섭씨. 완공식을 기념해 딸인 황유정씨가 선물한 나무 탁자에 앉아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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