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클린' 함께 밥 나눠먹고, 9988행복나누미로 부채 만들기 수업까지
대한노인회 옥천군지회 "경로당서 마을 주민 화합과 어르신 건강지킨다"
9일 판수리 경로당서 주민 20여명 모였다

청산면 판수리 경로당에 부채꽃이 활짝 피었다. 9일 방문한 경로당에서는 대한노인회 '9988 행복나누미' 사업 일환으로 부채 만들기 수업이 진행됐다. 수업에 참여한 마을 어르신들이 자신의 개성이 잘 드러난 부채를 만들고 있다. 부채 하나 하나에 알록달록 연꽃이 수 놓아졌다.
청산면 판수리 경로당에 부채꽃이 활짝 피었다. 9일 방문한 경로당에서는 대한노인회 '9988 행복나누미' 사업 일환으로 부채 만들기 수업이 진행됐다. 수업에 참여한 마을 어르신들이 자신의 개성이 잘 드러난 부채를 만들고 있다. 부채 하나 하나에 알록달록 연꽃이 수 놓아졌다.

대한노인회 옥천군지회에서 '9988 행복나누미' 사업을 진행한지 어언 8년째다. 9988 행복나누미 사업은 한 마디로 옥천군 어르신들의 건강과 행복을 찾는다는 목표를 토대로 진행된다. 9개 읍면에 포진돼 있는 경로당을 대한노인회 소속 강사가 주 1회 직접 찾아가 건강체조, 실버체조, 노래 강좌, 각종 음식 만들기 수업 등을 하고 있는 것. 

9일 찾은 청산면 판수리 경로당에서도 해당 사업을 일환으로 부채 만들기 수업이 한창 이뤄지고 있었다. 마을 주민 20여명이 두 개로 나눠 핀 상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유성매직을 손에 쥐고 부채에 색깔을 칠한다. 조무결(58, 옥천읍) 강사가 여름을 맞이해 연꽃 그림이 수 놓인 부채를 미리 준비했다. 강사님의 준비 지도 아래 수강생들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한다. '어떤 색깔을 칠하면 더 예쁠까', '완성된 부채를 누구에게 자랑해볼까'. 오가는 대화 속에서 서툴지만 정성 어린 손길이 몇 번 오가자 화려한 부채의 모습이 나타난다.

박귀분(99)씨는 이날 수업에 최고령자다. 빨간 유성매직을 손에 들고 연꽃잎을 차근차근 칠하고 있다. 색감 선정이 탁월하다. 미리 완성된 부채 표본이 있지만,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부채를 만든다. 오늘 수업이 어떻냐는 질문에 "이렇게 선생님들도 찾아와서 함께 하니 좋구먼"이라는 유쾌한 답변을 내놓는다.

박영자(74)씨가 연꽃대를 색칠할 때 선택한 색깔은 노란색과 검은색이다. 보통 초록색이나 갈색 등을 활용하는데 조금 더 색다른 느낌을 원한단다. 박영자씨는 "만들고 나면 더울 때마다 들고 다니면서 펴 볼텐데, 조금 더 특별하면 좋다"라며 "늘 강사 선생님이 나와서 다양한 활동들을 함께 하는데 즐겁고 재밌다. 특히 손을 쓰는 활동은 머리 지능도 좋아지는 장점이 있다. 대한노인회에서 아주 잘 만든 제도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정숙(84)씨는 "우리 판수리처럼 단합이 잘 되는 곳도 없다. 9988 행복나누미도 그렇고 경로당 쿡클린 사업도 그렇고 이런 사업들 때문에 더 자주 모이게 된다"며 "특히 조무결 강사님과는 애틋하다. 6년 전쯤 강사님이 처음으로 9988 행복나누미 때 우리 마을을 찾아서 한글을 가르쳐 주셨다. 이렇게 다시 만나 함께 하니 옛날 생각도 새록새록 난다"고 말했다.

조무결 강사 역시 오래전 판수리와의 인연 때문인지 더 즐거운 마음으로 수업에 온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한 번 청산면 판수리에 들어올 때마다 가족들에게 '나 우리 엄마들 좀 만나고 올게'라고 말할 정도다. 어르신들의 건강 치료사 겸 웃음 치료사다. 조무결 강사는 "행복 나누미 사업 강사로 오랫동안 함께 하고 있는데 각 마을에 들어가는 선생님 개개인별로 모두 마을과 마을 어르신들에 대한 애정이 정말 크다"라며 "무엇보다 이런 활동을 통해 어르신들의 치매 예방과 건강 관리까지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사)대한노인회 옥천군지회 주종순 경로부장은 "대한노인회에서는 9988 행복나누미 사업 뿐 아니라 경로당 쿡클린 서비스도 함께 맡아 하고 있다. 마을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이 경로당이라는 공간에 모여 함께 밥을 먹고, 프로그램 등을 하면서 관계를 쌓을 수 있는 순기능이 있다"며 " 궁긍적으로 관계망 형성과 더불어 다양한 수업을 받으면서 치매 예방 등 건강 관리에도 기여한다"고 말했다.

해당 사업들이 알차고 재미나게 꾸며질 수 있는 이유는 '경로당'이라는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경로당을 근거지로 마을 주민들이 모인다. 함께 밥을 먹는다. 그리고 다양한 활동들이 이뤄진다. 판수리 주민들 모두 혹서기와 혹한기를 경로당에서 난다. 경로당 한 편에 마련된 공용 샤워실에서 목욕도 한다. 사우나를 이용하기도 한다. 경로당은 주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중요한 마을 커뮤니티다. 

판수리 경로당 역시 5년 전 조금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경로당 보수 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5년이 흐른 지금 공간 곳곳이 부서지고,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마을 어르신들이 불편함 없이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보수 공사가 시급한 상황이다.

청산면 판수리 최은식 이장은 "경로당은 취사 뿐 아니라 목욕, 휴식 등 복지 공간의 역할도 하기 때문에 이용에 늘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보수 공사를 신청할 예정이지만 예산 등의 이유로 겨울을 넘길 확률이 큰데, 사실 겨울 이전에 공사가 완료돼야 한다. 하루 빨리 공사가 이뤄져 어르신들이 더 편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대한노인회 옥천군지회가 진행하는 9988 행복나누미 사업에는 연간 4억(군비 70·도비 30)이 투입된다. 현재 대한노인회는 경로당 231여개에서 해당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점차적으로 대상 경로당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날 판수리 경로당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2개 조로 나뉘어 부채를 만들었다. 부채의 알록달록함과 어르신들의 환한 미소를 담고 싶어 단체사진을 찍자고 부탁드렸다.
이날 판수리 경로당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2개 조로 나뉘어 부채를 만들었다. 부채의 알록달록함과 어르신들의 환한 미소를 담고 싶어 단체사진을 찍자고 부탁드렸다.
판수리 경로당에 최고령 박귀분(99) 할머니와 9988 행복나누미 조무결(58) 강사의 모습. 박귀분 할머니는 부채 색칠에 집중하고 있다. 강사님의 환한 미소는 보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판수리 경로당에 최고령 박귀분(99) 할머니와 9988 행복나누미 조무결(58) 강사의 모습. 박귀분 할머니는 부채 색칠에 집중하고 있다. 강사님의 환한 미소는 보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사진을 찍는 와중에도 절대 흔들림 없이 부채 색칠을 하고 있는 판수리 경로당 어르신들의 모습. 부채의 알록달록함이 눈에 확 들어온다.
사진을 찍는 와중에도 절대 흔들림 없이 부채 색칠을 하고 있는 판수리 경로당 어르신들의 모습. 부채의 알록달록함이 눈에 확 들어온다.
이날 정명희씨는 누구보다 열정적인 모습으로 부채 만들기에 열중했다. 다른 어르신들은 빨간색, 노란색, 분홍색 유성매직을 먼저 집었는데, 정명희씨는 초록색부터 칠했다. 우선 초록색 줄기부터 다 칠하고 펜을 넘기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정명희씨는 누구보다 열정적인 모습으로 부채 만들기에 열중했다. 다른 어르신들은 빨간색, 노란색, 분홍색 유성매직을 먼저 집었는데, 정명희씨는 초록색부터 칠했다. 우선 초록색 줄기부터 다 칠하고 펜을 넘기겠다는 전략이다. 초록색을 칠하고 난 뒤 분홍색 유성매직을 집어 들었다.
청산면 판수리에 부채 꽃이 피어나고 있다.
청산면 판수리에 부채 꽃이 피어나고 있다.
이날 수업에 숨은 공신인 김순득(75)씨와 조삼분(70)씨의 모습. 경로당 쿡클린 사업을 통해 판수리 어르신들께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있다. 이날 메뉴는 콩국수와 수육, 그리고 각 종 과일. 점심시간 보다 조금 늦게 간 기자를 위해 한 상 가득 음식을 차려주셨다. 직접 간 콩으로 만든 콩국수 맛이 일품이었다. 마을 어르신들 역시 봉사를 자처하는 이들 덕분에 점심시간이 기다려진다며 칭찬 일색이었다.
이날 수업에 숨은 공신인 김순득(75)씨와 조삼분(70)씨의 모습. 경로당 쿡클린 사업을 통해 판수리 어르신들께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있다. 이날 메뉴는 콩국수와 수육, 그리고 각 종 과일. 점심시간 보다 조금 늦게 간 기자를 위해 한 상 가득 음식을 차려주셨다. 직접 간 콩으로 만든 콩국수 맛이 일품이었다. 마을 어르신들 역시 봉사를 자처하는 이들 덕분에 점심시간이 기다려진다며 칭찬 일색이었다. 김순득씨와 조삼분씨는 오히려 마을 주민들의 도움을 더 많이 받고 있다며, 항상 고맙다며 인사를 전했다.
최기열(75) 노인회장은 뒤에서 묵묵히 판수리 경로당을 위해 일하고 있다. 그는 다양한 프로그램 덕분에 경로당이 더 활기차졌다고 말했다. 최기열 노인회장 옆에는 이정숙(84)씨가 서 있다. 이정숙씨 역시 경로당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이들 중 한 명이다. 오래 전 인연을 이어온 조무결 강사와 사진을 찍었다.
최기열(75) 노인회장은 뒤에서 묵묵히 판수리 경로당을 위해 일하고 있다. 그는 다양한 프로그램 덕분에 경로당이 더 활기차졌다고 말했다. 최기열 노인회장 옆에는 이정숙(84)씨가 서 있다. 이정숙씨 역시 경로당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이들 중 한 명이다. 오래 전 인연을 이어온 조무결 강사와 사진을 찍었다.
부채 만들기에 한창인 도중 카메라를 보고 웃어달라는 주문에 흔쾌히 응해주신 어르신들. 부채에 입혀진 알록달록한 색깔보다 어르신들의 웃음이 더 환하다.
부채 만들기에 한창인 도중 카메라를 보고 웃어달라는 주문에 흔쾌히 응해주신 어르신들. 부채에 입혀진 알록달록한 색깔보다 어르신들의 웃음이 더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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