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야초, 4월 26일 전국초등학교소프트테니스대회 단체전 우승
“스트레스 풀리는 소프트테니스 재밌어요!”
오는 7월 열리는 전국소년체육대회 목표로 운동 중

상단 왼쪽부터 김주애(5학년), 박소연(6학년), 최윤아(6학년), 하단 왼쪽부터 권은지(6학년), 문수진(6학년), 김민화(6학년)
상단 왼쪽부터 김주애(5학년), 박소연(6학년), 최윤아(6학년), 하단 왼쪽부터 권은지(6학년), 문수진(6학년), 김민화(6학년)

대청호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벚꽃 길로 유명한 군북면 소정리를 천천히 걷다 보면, ‘탕~ 탕~’ 소리가 들릴 때가 있다. 소리의 정체가 궁금해 따라가면 옥천학생정구장(옛 군북폐교)에서 소프트테니스 학생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대청호, 37번 국도, 이슬봉 사이에 둘러싸인 이곳에선 오늘도 스포츠 꿈나무들이 땀 흘리며 운동하고 있다. 

5월 3일 오후 2시. 기자는 제14회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배 전국초등학교소프트테니스대회 단체전에서 우승한 장야초등학교 학생 6명을 만나고자 군북면 소정리에 있는 옥천학생정구장을 찾았다. 학생들은 공을 주고받는 자유 운동 중이었는데, 말랑말랑한 소프트테니스 공이 라켓에 맞아 ‘탕~ 탕~’ 하는 큰 소리가 도로변까지 울려 퍼졌다.

장야초 선수들은 보통 체격의 고학년 초등학생들이었지만, 힘이 남달랐다. 공은 라켓에 맞을 때마다 빠른 속도로 상대 진영에 내리꽂혔다. 작은 몸집으로 휘두른 라켓에 힘이 가득 실렸기 때문이다. 

훈련은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더운 날씨에 학생들은 땀을 뻘뻘 흘렸지만, 웃음을 잃지는 않았다. 아이스크림 먹고, 물도 마시면서 놀 듯이 운동했다. 운동 중 공을 제대로 못 치는 실수가 나오면 ‘미안해~’, ‘괜찮아!’라며 서로를 격려했다. 심경섭 코치는 “엘리트 체육보다는 스포츠클럽 성격이라 아이들이 즐겁게 운동한다”고 설명했다. 

훈련 쉬는 시간, 기자는 지난달 26일 전국대회 단체전에서 우승한 학생 6명을 만났다. 문수진(6학년), 김민화(6학년), 박소연(6학년), 최윤아(6학년), 권은지(6학년), 김주애(5학년) 학생. 이들은 선수이기 전에 학생이었다. 또래 아이들처럼 활달했고, 대화할 땐 깔깔대며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 기쁜 전국대회 첫 우승, 1등도 용돈도 좋다

학생들은 우승이 기쁘다고 했다. 전국대회 첫 1등이라 좋은 건 당연하고, 용돈을 넉넉히 받아서 좋다는 설명이다. 부모님들이 특히 우승을 기뻐했다고 전했다.

“아빠가요, 1등을 했더니 용돈을 줬어요! 금액은 비밀이에요.” (문수진 학생)

“용돈을 부모님에게 많이 받았어요.” (최윤아 학생)

“작은할아버지께서 입금해 주셨어요.” (박소연 학생) 

우승이 솔직히 부끄럽다는 의견도 있었다. 결승전이 TV로 중계돼 친구들이 자신이 운동하는 걸 지켜봤기 때문이다. 

“TV 나온 거, 애들이 다 봐서 많이 창피했어요! 하하하.” (김민화 학생)

대전 내동초등학교와 맞붙은 결승전에선 2세트가 접전이었다. 4점만 더 내주면 우승을 놓치는 상황이었는데, 문수진 학생·권은지 학생은 포기하지 않고 따라가 역전했다. 이숙경 장야초 교장은 이 장면에서 선수들에게 감명받았다고 했다. 어린 학생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두 학생은 웃으면서 그 상황을 설명했다. 

“불안한 마음이었죠. 질 뻔했으니까요. 그래도 이겨서 다행이에요.” (문수진 학생) 

“지고 있어서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끝까지 노력해서 이긴 게 아닐까 해요.” (권은지 학생)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다른 선수는 두 선수를 믿었다고 했다.

“믿고 있었어요. 잘하는 친구들이라 이길 거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김민화 학생)

학생들은 서로를 칭찬했다. 각자가 지닌 장점을 자세히 알려줬다. 문수진 학생은 단점이 없는 게 장점이고, 김민화 학생은 기술이 뛰어나고, 박소연 학생은 전위 방어가 훌륭하고, 최윤아 학생은 스트로크가 강하고, 권은지 학생은 달리기가 빠르며 체력이 좋다. 김주애 학생은 우승 멤버 중 가장 어린 5학년이지만, 언니들은 김주애 학생을 칭찬했다. 

“주애는 어린데요. 잘해요. 특히 파워가 엄청나게 세요.” (김민화 학생)  

■ “재밌는 소프트테니스··· 옥천여중 언니들에게 특히 고마워요” 

훈련하는 건 재밌다고 했다. 매일 3시간씩 해야 해 힘든 건 어쩔 수 없지만, 소프트테니스만의 매력이 있단 의미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훈련은 자유 주고받기, 포지션(전위·후위 등) 훈련, 게임 순으로 이어진다. 

“게임을 할 때 재밌어요. 점수 내기를 하니까요. 이길 때 기분이 좋잖아요. 또 간식 먹을 때 즐거워요!” (권은지 학생)

“힘들 땐 힘들어요. 어쩌다 한 번 옥천중앙공원 산 둘레를 뛰는데, 그게 힘들어요. 하지만 재밌어요. 스트레스가 풀려요. 공에 미운 사람 얼굴 상상해서 치면 스트레스가 날아가요!” (김민화 학생) 

“게임할 땐 이긴다는 생각으로 늘 집중해요. 그게 좋아요.” (김주애 학생)

학생들은 인터뷰하다가 옥천여중 소프트테니스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대회에 나갈 때면 같이 훈련도 해주고, 함께 있다 보면 그 자체가 재밌다고 했다. 평소에 친언니처럼 잘 챙겨준다는 설명이다. 

“정말로 옥천여중 언니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다 잘해줘요.” (문수진 학생) 

“옥천여중 강나연 언니, 김혜윤 언니, 이소연 언니, 천은정 언니, 조도경 언니, 최정원 언니 다 좋아요.” (최윤아 학생·김주애 학생) 

“언니들이 운동하는 거 보면서 배우기도 해요. 다만 몸이 안 따라줘서 그대로 따라 하긴 힘들어요. 하하하.” (권은지 학생)

■ 당장의 목표는 7월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얻는 것

학생들이 모두 엘리트 선수를 꿈꾸는 건 아니다. 지금은 성적보단 재미를 추구하며 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회가 오면 엘리트 선수가 될 수도 있겠지만, 확신을 안고 있는 학생은 없다. 일단 모두 옥천여중에 진학할 생각이다. 다만, 6명이 함께 소프트테니스부에 입단할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왔다 갔다 해요. 운동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공부도 괜찮아요.” (최윤아 학생)

“저는 운동이 좋아요. 여중 소프트테니스부에 가고 싶어요!” (김주애 학생)

“중학교에서도 소프트테니스 계속하고 싶어요. 고등학교 이후로는 잘 모르겠어요.” (권은지 학생) 

학생들의 단기 목표는 7월에 열리는 전국소년체육대회 단체전 우승이다. 문수진 학생은 “소년체전에서 1등 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고 말했다. 강영모 감독 교사는 입상이 목표라고 했는데, 그보다 높은 순위를 노리는 셈이다. 장야초 소프트테니스부가 소년체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많은 군민의 응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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