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녹조 원인 지목된 서화천 유역 축분, 퇴비로 재탄생
퇴비나눔센터, 축산농가·공동체 시범마을 등에 퇴비 쿠폰 제공

퇴비나눔 공동체 시범마을 펼침막과 적재된 퇴비이다.
퇴비나눔 공동체 시범마을 펼침막과 적재된 퇴비이다.
퇴비를 싣고 있는 농민
퇴비를 싣고 있는 농민
트럭에 가득 실린 퇴비
트럭에 가득 실린 퇴비

“이거 더 실어, 더 실어!” 퇴비를 받아 가는 농민들 얼굴엔 웃음꽃이 피었다. 한해 농사를 시작하는 보람찬 날이기 때문이다. 20일 오전 안남면 산수화권역에서 퇴비나눔센터가 퇴비 나눔 행사를 열었다. 이날 배분한 퇴비는 서화천 유역(옥천읍·군서면·군북면 일원) 축산농가에서 수거한 축분으로 제작했다. 행사에선 지역 주민 20여 명이 퇴비를 받아 갔다.

2018년 4월 개소한 퇴비나눔센터는 서화천 유역 축산농가에서 발생한 축분을 수거해 퇴비를 만들고 있다. 대청호 상류 녹조 원인으로 호수 인근 축사에서 흘러나온 축분이 지목되자, 축분을 처리해 환경을 개선하자는 취지로 시작한 사업이다. 2020년에 서화천 일대에서 수거한 축분 양은 약 1만3천톤이다. 축분 수거 및 재가공은 경축자원화센터가 맡는다.

퇴비나눔센터는 축분을 제공한 축산농가에 수거한 무게의 10%에 해당하는 퇴비를 교환할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한다. 1톤을 제공하면 퇴비 100kg으로 돌려받는 셈이다.

올해엔 퇴비나눔 공동체 시범마을에도 퇴비를 제공한다. 퇴비나눔 공동체 시범마을은 △친환경인증 농가 △옥천 푸드 인증 농가 △친환경 급식 로컬푸드 직매장을 운영하는 사회경제 법인에 가입하여 활동하는 농가 등을 기준으로 선정했다. 안남배바우공동체 등이 시범마을로 뽑혔다. 대청호주민연대 오희진 사무처장은 “정확한 양이 정해지진 않았으나 시범마을 농가에 펠렛, 분상 형태 퇴비를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퇴비나눔 공동체 시범마을에서 재배한 수확물은 친환경학교급식으로 보급하고, 로컬푸드직매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수확물을 브랜드화해 군외 지역에도 유통한다는 계획이다. 벼, 보리, 우리금강밀, 콩, 유기상추, 유기쌈채소, 마늘, 양파, 감자 등 농작물뿐만 아니라 딸기, 토마토, 포도, 복숭아, 사과, 배 등 과일도 수확 관리 및 판매 대상이다.

옥천살림과 군 옥천군은 퇴비나눔 공동체 시범마을에 영농 관리를 지원한다. 기초교육, 통합교육을 진행해 친환경 교육 인증을 해주고, 연 3회 농가별로 방문해 면담할 예정이다.

퇴비나눔센터는 퇴비 나눔을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사업으로 안착하게끔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지역주민이 대청호 수질 개선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농가 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고리가 되기 때문이다.

이날 퇴비를 받은 시범마을 농가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경축자원화센터에서 만든 펠렛을 무료로 지원받아서다.

콩 농사를 짓는 박현용(65, 안남면 연주리) 씨는 “작년보다 올해는 더 많이 받아 간다”며 “퇴비 덕에 농작물이 잘 자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용운(70, 안남면 연주리) 씨는 “무료로 나눠준다니 센터에 고맙다”며 “농사에 퇴비가 많이 도움이 되리라 본다”고 했다.

퇴비나눔센터는 축분을 더 많이 수거해 더 많은 퇴비를 생산하고자 이장단협의회 월례회의 등에 참여하여 홍보 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오희진 사무차장은 “축산농가가 수질 오염원이 아닌 친환경 파수꾼 역할을 하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적재된 퇴비를 지켜보는 농민
적재된 퇴비를 지켜보는 농민
배분된 퇴비
배분된 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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