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월 바이러스 집중 예방 시기 “진딧물·총채벌레 방제 힘써야”
생육 초기가 중요 저항성 품종 재배 권유도

육묘기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 감염 증상
육묘기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 감염 증상

군농업기술센터가 다가오는 5월~6월 사이에 주로 감염 피해를 낳는 고추 바이러스 병 예방을 당부했다.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치료는 가능하나 예방이 어려운 실정인 반면, 고추 바이러스는 치료가 불가능하지만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군 내 고추 재배농가는 300여 농가에, 그 면적은 70ha로 이른다.

■ 고추에 발생하는 바이러스란?

지난해 관내에서 발생했던 대표적인 바이러스로는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 일명 칼라병), 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CMV), 잠두위조바이러스(BBWV2) 등이 있다. 특히 이 중에서도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가 발생률이 높다. 군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60여건 신고사례 가운데 바이러스 진단(양성)을 판정받은 건수는 총 18건이었다. 그 중 12건(발생 면적 1천330㎡)이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었다.

일명 ‘칼라병’이라고도 불리는 이 바이러스는 고추밭 전체를 갈아엎어야 할 단계까지 갈 수 있는 위협적인 병이다. 실제로 지난해 군 내 한 고추 농가는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한 해 농사를 접어야 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고추는 울긋불긋 무늬가 나타나는 등 고추가 붉게 물들지 못하며 기형과를 생산해 상품성을 떨어지게 만든다. 두 종 이상의 바이러스에 복합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포기가 노랗게 되거나 위축되고 줄기에 괴저가 나타나는 등 다양한 병 증상으로 피해가 심각해진다.

정식 이후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 감염 증상
정식 이후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 감염 증상

■ 언제, 어디서 주로 발생하나?

군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고추 바이러스는 고추의 전 생육기에 걸쳐 발생한다. 하지만 어린 아이의 감기가 성인의 감기보다 위험하듯 초기 감염 피해가 훨씬 더 치명적이기 때문에, 육묘기간과 정식 초기(5월~6월)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꽃과 과실이 열리는 7월~ 9월 사이에도 감염신고가 잇따르긴 하지만, 생육 후기에 감염될 경우엔 생산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반면 생육 초기에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식물의 생장점을 구부러트려 아예 자라지 못하도록 해 폐기처분을 해야 할 수 있다. 고추 바이러스 병은 시설재배보다 노지재배에서 피해가 크고 잦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다. 하지만 지난해 옥천군농업기술센터에 보고된 신고 접수 사례에서는 시설-노지 간 큰 차이는 없었다. 시설 농가든 노지 농가든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 어떻게 예방해야 하나?

고추 바이러스 병은 일단 감염되면 치료약이 없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옳다. 군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고추 바이러스 병의 방제는 곧 진딧물과 총채벌레 방제에 달려 있다. 진딧물은 주로 잡초에 서식하며 잡초로부터 바이러스를 획득해 고추로 1차 전염을 일으킨다. 기온이 올라가면 일차적으로 감염된 고추에서 증식한 진딧물이 건전한 식물체로 옮겨가며 2차 감염과 복합감염을 일으킨다. 때문에 예방을 위해서는 정식 전 바이러스 매개충인 총채벌레와 진딧물 등록약제를 1회 이상 살포해야 한다. 또 매개충의 서식처가 될 수 있는 포장주변 잡초(개망초, 쑥, 명아주 등)를 제거해주고, 고랑 사이를 부직포나 비닐로 덮어 땅속에서 자란 벌레가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좋다. 하우스에서는 출입구에 방충망을 설치해 사전유입을 차단해야 한다. 더불어 육묘시 식물체 위에 끈끈이트랩 등을 이용해 예찰하고 발생밀도를 수시로 확인해 줘야한다.

■ 저항성 품종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

저항성 품종을 선택하고 재배 포장을 달리하여 재배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요즘은 저항성 품종이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비가 유독 많이 내렸던 지난해 탄저병이 농가를 휩쓸자 각종 바이러스 예방에 관심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향수농약마트를 운영하는 육철수 씨는 “저항성 품종을 사가는 사람들이 늘었다. 바이러스 예방의 측면도 있지만 일반 품종보다 과실이 더 많이 열렸다는 소식도 들었다”고 말했다.

충북고추연구회 회장이자 직접 고추를 재배하고 있는 송희환(청성면 묘금리)씨도 저항성 품종에 대해 만족감을 전했다. 그는 “5년 전에 일반 품종으로 재배하다가 칼라병 피해를 입어 한 해 농사를 망친 적이 있는데, 이후 저항성 품종으로 바꿔 재배하자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서 “칼라병뿐만 아니라 탄저병 등 여러 바이러스를 한꺼번에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돈을 조금 더 들여 저항성 품종을 이용하는 것이 이익이 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저항성 품종은 바이러스 저항력 및 과실의 질 향상 수준에 따라 가격이 다른데, 포기당 50원에서 150원까지 차이가 났다. 예컨대 일반품종이 포기당 250원이라면 칼라병을 예방하는 품종은 300원, 칼라병과 탄저병, 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 등 복합예방기능을 가진 품종은 400원인 식이다. 품종의 기능과 가격은 제품과 상가마다 상이하니 직접 방문해 꼼꼼히 따져보고 구매하는 것이 좋다.

고추재배 농가에서 바이러스 병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농업기술센터 기술지원과 소득작목팀(730-4954)에 문의하면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향수농약마트 저항성 품종(복합내병성)
향수농약마트 저항성 품종(복합내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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