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시민옹호인봉사단 ‘베프봉사단’ 발대식 열어···“보다 적극적인 활동 이어나갈 것”
활동 무대는 시설이 아닌 바깥 공간··· ‘베프 가드닝’ 등 공동체 활동 사업 진행 예정
시민옹호인 양성교육 보다 체계적으로 마련할 필요성도 제기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 오재훈 관장이 시민옹호인봉사단원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고 있다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 오재훈 관장이 시민옹호인봉사단원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고 있다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 오재훈 관장이 시민옹호인봉사단 김하석 회장에게 임명장을 전달하고 있다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 오재훈 관장이 시민옹호인봉사단 김하석 회장에게 임명장을 전달하고 있다

그간 지역 안에서 뿔뿔이 흩어져있던 시민옹호인들이 한 데 모였다. 지난 17일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은 1층 힐링센터에서 시민옹호인봉사단 발대식 및 1차 간담회를 열었다. 발대식 및 간담회에는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 오재훈 관장을 포함한 직원 3명과, 시민옹호인봉사단 회장으로 위촉된 김하석 씨를 비롯한 시민옹호인 6명이 참석했다. 
향후 발달 장애인들의 권익 향상을 위한 중추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베프가 되어줄래?”

이날 시민옹호인봉사단에겐 별칭이 생겼다. 바로 ‘베프봉사단’이다. 여기서 ‘베프’는 가장 친한 친구(Best Friend)를 뜻하는 동시에 ‘배리어 프리’(Barrier Free)운동의 정신을 함께 녹여서 만든 용어다. 베프봉사단은 보다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시민옹호 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이날 발대식에 참석한 시민옹호인 오미라씨는 “하나의 단체로 활동 하게 되면 여러 자원봉사단체와 네트워크를 쌓기가 더욱 수월해질 것이고, 군 내 소외된 발달장애인들의 존재를 알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 오재훈 관장도 이날 “복지관에서 시행하는 사업을 시민옹호인분들께서 적극적으로 나서 이끌어주시겠다고 하니 감사하다”면서 “이제 베프봉사단원은 복지관과 한 가족이니 열심히 활동해달라”고 격려했다.

옥천군의회도 힘을 보탰다. 지난 20일 군은 ‘옥천군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 조례를 대표 발의한 이용수 의원은 “발달장애인과 그들의 부모님들을 직접 만나 뵙고 조례 제정의 필요성을 체감했다”면서 “시민옹호인 사업이 우리 지역에서도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군에서도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시설을 넘어 지역사회로

시민옹호 활동이 여타 복지 프로그램들과 차이점을 띠는 것은 무엇보다 활동 공간이다. ‘탈시설’, ‘자립’ 등 장애인복지와 관련한 이슈들이 점점 화두가 되고 있지만, 막상 장애인 자립 관련 프로그램은 지역공간에서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다.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 김양욱 사회복지사가 “우리 복지관도 기존에는 복지관 내에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측면이 강했다면, 이제는 발달장애인이 지역 사회 내에서 어떻게 하면 잘 살아갈 수 있을지 지원해주는 쪽으로 초점이 이동하고 있다”고 밝힌 이유다.

때문에 이날 베프봉사단이 발대식에서 내놓은 사업들은 지역 내 안정적인 공동체 활동을 돕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베프 가드닝’ 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상가들이 즐비한 거리에서 자주 눈에 띄는 버려진 화분들이나 빈 화분을 수거해, 시민옹호인과 발달장애인들이 직접 식물을 심어 상가 주인에게 나눔을 펼치는 활동이다. 상가 주인과 얼굴을 익히고 관계를 맺어 발달장애인들도 불편함 없이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마땅히 누리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외에도 ‘베프 매뉴얼’ 사업과 같이 발달장애인들의 원만한 의사소통을 보장하기 위한 보완대체의사소통(AAC) 매뉴얼을 비치하는 등의 활동도 시작하기로 했다. 마을 내 공동체 활동을 하는 데 있어 불편함을 줄여나가기 위한 취지다.

■ 체계적인 시민옹호인 양성교육은 여전히 고민 … 잦은 만남과 소통이 중요

시민옹호 사업은 비전문적인 권익옹호 활동으로서 적지 않은 우려가 늘 뒤따른다. 발달장애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옹호인으로서의 온전한 소양을 검증받지 못한 사람들이 과연 그 일을 해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의 시민옹호 사업이 3년차에 접어들긴 했지만, 사업이 확대되어 참여자들이 늘 경우를 대비해 튼튼한 교육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시민옹호인은 발달장애인의 일상적인 삶을 함께 하는 위치에서 옹호활동을 실천하는 사람으로서, 전문성보다는 발달장애인과의 올바른 관계 설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의 지원을 받아 시민옹호 사업을 진행하는 인천광역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35명의 시민옹호인이 활동하는 인천광역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총 16개 지역 내 기관, 38개 프로그램, 200여명의 사람들과 관계 맺기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시민옹호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모델로 꼽힌다.

인천광역시장애인종합복지관 옹호자립지원팀 이세희 팀장은 “시민옹호인에게는 피옹호인을 단순히 장애인이 아니라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하다. 그런데 전문성만 강조하다 보면 발달장애인에 대한 이해의 장벽을 높게 설정하게 되어, 오히려 장애에 대한 편견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서 그는 “시민옹호인 양성교육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발달장애인 그 사람 자체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론 교육보다 옹호인과 피옹호인 간의 만남 활동이 더욱 중요하다는 얘기다. 

때문에 인천광역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시민옹호인 초기 양성교육을 3시간씩 3회, 실습 1회에 한하고, 발달장애인들과 만남이 이루어진 이후 달마다 한 번씩 간담회를 열어 미흡한 점들을 보완한다. 간담회에서는 시민옹호인들이 자신들의 옹호활동 경험들을 공유해 전문 사회복지사에게 피드백을 받고, 상황별 옹호 방식에 대한 코칭 및 재교육을 추가로 학습한다.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도 16시간의 초기 교육과 연 6회 간담회를 통해 양성교육을 한다. 그럼에도 시민옹호인들의 활동 범위와 그 수가 늘 경우를 대비해, 전문 사회복지사에 의한 꼼꼼한 모니터링과 지속적인 상황별 옹호 방식 및 실습 교육 등의 체계를 보다 튼튼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시민옹호의 역할을 맡을 수 있지만, 지속해서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관계 설정 교육이 중요해서 다. 이에 베프봉사단 김하석 회장은 “얼마 전 발달장애에 대한 이해와 시민옹호인의 역할 교육을 늘리자고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에 요구했다”면서 “장애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은 잠시 접어두고 이곳에 들어와서 우리와 함께 공부하며 배우면 된다”고 말했다.
이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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