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안심센터, 치매 진단자 대상 ‘반려식물 키우기’ 진행
만데빌라·로즈마리 심기, 향낭주머니 제작 등 정서적 안정 도와
올 하반기에 군북면 의성농장서 치매농장 인증 뒤 확대 실시

치매안심센터가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치매 진단자, 보호자 가족을 대상으로 '반려식물 키우기' 프로그램을 열었다. (사진제공: 옥천군)
치매안심센터가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치매 진단자, 보호자 가족을 대상으로 '반려식물 키우기' 프로그램을 열었다. (사진제공: 옥천군)

살면서 나의 마음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반려식물이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화분을 갈고, 흙을 만지고, 물을 주는 과정을 거치면 자연스레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다. 정성을 쏟은 만큼 아름답게 자라나는 반려식물, 내 손길이 필요하다는 사실만으로도 우울한 기운이 금세 사라진다.

치매안심센터(센터장 임순혁)가 치매로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과 함께 나팔 모양의 붉은 만데빌라와 독특한 향을 내는 보랏빛의 로즈마리를 키워보는 시간을 가졌다. 반려식물은 정서적 안정을 가져다주고 무료함을 덜어줘 치매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센터는 최근 코로나로 외출을 자제하는 가운데 치매 어르신과 보호자 가족이 가정에서 식물을 키우며 생활의 활력을 찾길 기대하고 있다.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치매안심센터 1층에서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은 약 150만원의 예산이 투입돼 총 4회로 나눠 진행됐다. 우리고장 주민 중 치매 진단자, 경도인지장애 진단자, 가족 및 보호자를 대상으로 1회 당 10명 내외로 참여했으며, 청주에 있는 더자람원예교육농장(원장 조동숙)과 연계해 실시했다.

참여자들은 더자람농장 조동숙 원장의 진행으로 넝쿨성으로 피어 올라가는 만데빌라와 허브식물로 알려진 로즈마리를 화분에 심었다. 로즈마리는 곁가지를 다듬어 모아 향낭주머니로 제작하기도 했다. 또 꽃이 피는 모습을 관찰하고 그림을 그려보면서 어르신들이 집에서도 계속 관심을 두고 식물을 기를 수 있게 도왔다.

올해 초 치매전문치유농장으로 선정된 더자람농장은 어르신, 장애인, 학교밖청소년을 대상으로 원예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원예치료사로 활동 중인 더자람농장 조동숙 원장은 “식물이 자라나며 잎이 생기고, 키가 크고, 꽃이 피어나는 반응을 보여줘서 어르신들이 정서적 교감을 이룰 수 있다”라며 “집에서 편하게 기를 수 있어 부담도 덜 하고, 식물을 돌보는 과정을 어르신들이 정말 좋아하셔서 앞으로 원예치료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치매전문치유농장은 지난해 11월 충북농업기술원(원장 송용섭)과 충북광역치매센터(센터장 이상수)가 치유농업 활성화와 치매예방을 위해 업무협약을 하면서 운영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현장실사를 통해 적합성을 확인받은 청주 더자람농장, 충주 슬로우파머, 음성 푸르미농장 등 3곳이 치유농장 운영자 대상 온라인교육에 참여했다.

치매안심센터는 올 하반기에 군북면 환평리에 있는 의성농장이 치매전문치유농장 인증을 받으면 ‘반려식물 키우기’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센터는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는 대로 구체적인 일정을 잡고 이번 상반기보다 많은 참여자를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군 건강관리과 치매관리팀 김미숙 팀장은 “이번 프로그램은 치매진단 어르신 혼자 하기 어려워 보호자 혹은 보건지소나 진료소, 치매안심센터 직원들과 함께 진행했다”며 “식물이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서 스트레스나 우울감을 해소하고 정서적 지지를 드리고자 이번 프로그램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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