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소방서 군서 지역대 구급대원들에게 전해온 감사 편지
지난해 9월 구급 수혜자, 소방 공무원들의 노고에 감사…구급대원들 “당연한 일을 했을 뿐”

옥천소방서 군서지역대 구급대원 (왼쪽부터 김유수, 양재구)
옥천소방서 군서지역대 구급대원 (왼쪽부터 김유수, 양재구)
구급수혜자로부터 온 간식과 감사편지
구급수혜자로부터 온 간식과 감사편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하기엔 가늠키 어려울 정도로 그 무게가 무거운 일들이 있다. 흔들리는 구급차 안에서도 사람의 생명줄은 어떻게든 놓치지 않으려는 구급대원들이 짊어진 일들이 그렇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 나머지 곧잘 잊곤 한다. 그런데 이 무게를 절감한 한 시민이 7개월 만에 그 무게를 편지에 담아왔다.

“늘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제일 먼저 달려와 주시는 소방 공무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옥천소방서(서장 장창훈) 군서 지역대 구급대원들에게 감사의 편지가 도착했다. 편지 밑엔 귤 등의 간식거리도 있었다. 편지를 보낸 이는 지난해 9월 20일 거실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져 구급대원의 도움을 받은 박모씨(남, 63세)의 부인이다. 그는 편지에 “당시에는 경황이 없어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로 못했다”며 “고생하는 구급대원들에게 진 마음의 빚을 조금이나마 덜고 싶었다”고 전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옥천소방서 소방위 양재구, 소방교 김유수는 촌각을 다투었던 그 날의 기억을 떠올리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김유수 소방교는 “편지를 받고 출동 일지를 살펴보니 당시의 정황들이 하나씩 기억났다”며 “1급 구급대원이 휴가를 떠났고 2급 구급대원인 내가 사고현장을 수습했던 때”라고 회상했다.

당시 김유수 소방교는 구급차 안에서 환자에게 지속적으로 산소를 주입하며 혈압을 체크했고, 양재구 소방위는 빠른 이송을 위해 쉴 새 없이 엑셀을 밟았다. 그러던 와중에 김유수 소방교의 눈에 환자의 상태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음이 보이자 핸들을 대전으로 꺾기도 했다. 그는 “당시 옥천 성모병원이 가장 가까웠으나 환자의 상태가 위중해 조금 더 큰 병원인 대전 유성구 선병원으로 이송지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사태만 놓고 보면 조금도 여유가 없이 매우 급하게 흘러간 듯 보이지만, 당시의 정황을 풀어놓는 김유수 소방교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을 두고 특별하게 조명하려는 주변의 시선을 부담스러워 했다. 소식을 통해 바라거나 알리고 싶은 점을 물은 질문에도 “우리 구급대원들은 늘 지역 주민들과 가까이 있으니, 사고가 일어나면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해달라”는 ‘당연한’ 말만 남겼다. 그의 말을 톺아보면 ‘특별한’ 것은 오직 시민의 감사 편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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