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의 힘/정애옥

카톡 카톡

내 안의 고요를 깨운다
붉은 빛이 봉화처럼 타오른다

그 해 여름
우리는 광화문 네거리 귀퉁이에서 매연의 김밥을 먹었다
쪼그린 엉덩이 딱딱한 시멘트 온몸은 땀으로 습했다
태양은 회색빛을 삼키듯 우리를 쳐다본다
자꾸 구토가 났다

고용안정 비정규직 철퇴

마이크 잡고 울부짖는 중년 남자
초점 없는 청년의 눈빛
엄마이자 아내인 여자들
거리에 오색 옷이 물결처럼 출렁인다

게란으로 바위치기

그날,
십만 명의 노동자가 모였다

우리는 누구인가

여기에 있는가

오늘도

단체카톡방에 봉화가 수십번 울린다
노동 안정 처우개선 지자체 이관반대

애써 가라앉힌 마음이
다시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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