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북면 소정리 한영수 이장

올해 새로 취임한 군북면 소정리 한영수(64) 이장.
올해 새로 취임한 군북면 소정리 한영수(64) 이장.

군북면에서 유일하게 경선을 통해 이장을 배출한 곳이 있다. 소정리다. 지난해 12월26일 소정리 마을 회관에서 마을 주민 6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 이장 선거에서 당선된 한영수(64) 이장은 새해부터 바쁘게 업무 수행 중이다. 그가 마을 주민을 만나는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전망 좋은 펜션 쉼터 곳곳에는 각종 공문서와 홍보 책자들이 쌓여 있었다. 지난 24일 오후 2시에 만난 그는 당선 소감과 함께 여러 포부를 밝혔다.

 
대표적으로 대청호에 중복해서 묶인 환경 규제를 풀어 옥천 9경 중 2경에 해당하는 벚꽃길을 활성화하겠다는 것과 군이 운영 중인 정구장을 마을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로 개방하겠다는 것. 또, 오래된 마을 회관을 새로 짓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는 짧은 임기에 이 모든 포부를 자신 있게 밝히는 이유는 ‘주민 자치’가 가능한 시대정신 덕분이라 말했다. 특히 소정리가 잘 되는 게 군북면, 더 나아가 옥천군 전체가 잘 되는 길이기 때문에, 이장으로서 최선을 다해 임기를 수행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영수 이장은 코로나 때문에 옥천 관광 산업이 많이 힘들어졌다며 지금이라도 15년 넘게 공실이었던 장계리 천하절경을 관광 지역으로 살릴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공 단지 10개보다 관광단지 1개 발굴하는 게 최고 효과”라며 “소정리 벚꽃길도 9경에 등록만 할 게 아니라 산책로를 정비하고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전 시민이 많이 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한영수 이장은 군북면 주민들의 뜻을 모아 이장 단이 나서서 대청호 환경 규제를 푸는데 앞장서겠다고밝혔다. 마을과 행정의 가교역할을 하는 이장으로서 홍보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코로나 때문에 군에서 만든 ‘더 좋은 옥천’ 관광 홍보 책자도 많이 못 나눠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너무 안타까워요. 우리 군민이나 인근 지역민들에게 책자 나눠주면 굉장히 좋아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백번 옥천에 좋은 관광지가 있다고 듣는 것보다 이런 책자 보고 방문 한 번 하는 게 더 좋지 않습니까? 이런 홍보물은 사람들이 버리지도 않습니다. 제가 앞으로 이장으로서 주민에게 필요하고 이득인 정보를 군에서 잘 가져와서 열심히 홍보에 나서도록 하겠습니다.”
 
한영수 이장은 주민자치위원회,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 각종 단체에서 장을 맡으며 지역을 위해 봉사해왔다. 단체장을 맡으며 쌓아온 경험과 역량을 이장직 수행에 녹여낼 예정이다. 그는 “군북면 19개 마을 중 유일하게 경선으로 당선된 만큼 우리 소정리 주민에게 불이익이 되는 일이 있다면, 먼저 나서서 과감하게 면 행정을 통해 주민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라며 각오를 밝혔다. 그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귀농 귀촌 제도가 활발해지고 있는데, 원주민과 이주민 사이 갈등이 없도록 이장으로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점도 말했다.
 
한영수 이장이 이런 갈등을 풀 수 있는 이유는 자신도 젊은 시절 이주민의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전라북도 전주가 고향인 그는 서울의 한 제약회사 관리 부문에서 업무를 하다가 28살에 옥천으로 이사 왔다. 제약회사 시절에 모범사원으로 TV 광고까지 찍었지만, 늘 마음 깊은 곳에는 농지를 운영하고 싶은 꿈이 자리해 있었다. 당시에 귀농 귀촌 제도가 없어 젊은 사람이 낙향한다는 따가운 눈초리도 있었지만, 자신의 결정을 믿었고 포도밭을 운영하며 현재까지 소정리에 둥지를 틀고 있다. 그는 30년 넘게 지내온 소정리의 가장 큰 매력은 대청호 원줄기를 그대로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소정리는 대청호 원줄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에요. 대청호가 용이 움직이는 모양이거든요. 용이 소정리를 치고 대전으로 향합니다. 여기서 해 질 무렵, 대청호 원줄기와 함께 석양을 보면 그렇게 멋있는 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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