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문향] 하루하루가 특별한 날
[지용문향] 하루하루가 특별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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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3.2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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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의힘/황예순

오늘은 더욱 귀한날이어
각자의 터에서 일하다
핫살 닮은 식구들 얼굴 보는 날

파도 소리 여운으로 맴돌고
일상을 토해내며 조개를 손질하는 아들
초면의 껍질을 벗으며 배추와 양파를 손질하는 딸
젊고 신선한 재료들이 여기서 출렁거린다

꽃게가 바다에서 막 도착했다며
꿈틀거리는 꽃게를 어부같은 남편이 들어올린다
재잘거리다 깔깔거리다 돌아온 가족

큰 전골냄비 올리는 그녀는
중년의 고갯길을 막 돌아가는 중
물조절에 매운 눈으로
늘 끓어 넘치는 생애 여유를 원한다

배춧잎 같은 자존심 바닥에 깔고 모양 있게 해물을 넣는다
깊은 육수와 양념장 넣고 한소끔 끓인 후 반드시 먹기 전에 낙지를 넣어야 한다는 것도 신경 써야 해 쑥갓, 미나리, 팽이버섯도 보글보글 특별한 일들은 언제나 다채롭고 조화로운 맛을 끓어내곤 해

쫄깃한 맛을 느끼길 원한다 순서는 기본이란 걸
일상의 거품을 걷어내면 특별한 날이 요리된다.
그 맛을 온전히 즐기길 원한다면 한 대접
통 크게 나눠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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