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남면 연주1리 송영달 이장

안남면 연주1리 송영달(63) 신임 이장의 핸드폰은 조용할 새가 없다. 지난해 12월27일 마을 이장으로 당선된 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마을 주민들의 각종 민원을 처리하고, 행정 업무를 보다 보면 새벽 4시부터 시작한 하루가 금방 지나가 버려요.” 송 이장은 20년 전에도 마을 이장을 4년 동안 맡아 일했다.  그가 올해 또 마을 이장에 도전하게 된 건 ‘공과 사’ 원칙을 세우기 위해서라고 한다.

“주민 지원 사업이나 생계 지원 사업 등이 생기면서 마을 이장과 주민 사이에 갈등이 많이 생겼던 걸 봐 왔습니다. 또 주민들 사이가 멀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지요. 이런 모습들을 지켜본 주변 선후배와 이웃들이 ‘네가 한번 이장이 돼서 원칙을 세워라’라고 말해줬습니다. 그래서 다시 이장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이장은 마을의 심부름꾼이라는 본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작 가족들은 마을 이장 맡는 것을 반대했다고 한다. 

“공적인 일 한다고 돌아다니면서 정작 가족들에게는 신경을 못 쓰니 처자식들은 이장일 하는 것을 싫어해요.”

그날 할 일은 날을 새서라도 다 해야 발 뻗고 잠을 잘 수 있다는 그는 최근 주민들 민원으로 하루하루가 벅차다고 한다. 
“마을 이장은 심부름꾼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민의 손과 발이 되어 각종 민원을 발 빠르게 처리하고, 행정기관과 주민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는 게 이장의 본분이지요.”

8천평 규모로 벼·보리·밀 농사를 짓는 송 이장은 옥천살림 친환경 생산자 안남면 밀 작목반장을 역임하고 있다.

연주 1리에는 120여 가구가 모여 살고 있다. 올해 송 이장이 가장 크게 신경 쓰고 있는 건 마을 주민들의 ‘화합’이다. 주민들의 민원을 최대한 완벽하게 처리하고, 갈등을 없애는 게 목표다. 또한 주민들이 군이 지원하는 각종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노력할 계획이다.

“우리 마을 절반은 농사를 짓고, 절반은 안 짓는 거로 압니다. 이장으로서 주민들이 어떤 농사를 짓고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빠삭하게 알아야 군이나 면사무소의 지원 사업들을 제대로 연결해줄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쓰는 주민들에게는 최대한 빨리 문자를 보내고, 어르신들에게는 직접 일일이 찾아가 내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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