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남면 지수1리 손광만 이장

“우리 마을에서 저는 젊은 축에 속합니다. 한 살이라도 젊은 사람이 마을의 심부름꾼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장을 다시 하게 됐어요. 제가 평소 게을러서 그런지 농사에 이장 일까지.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였네요.”

안남면 지수1리 손광만(65)씨가 8년 만에 이장직을 다시 맡게 됐다. 진벌마을 ‘젊은이’에 속하는 손 이장은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이장 선거에 다시 출마하게 됐다. 이장이 된 지 3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안남면 체육회장 등 주민 자치 활동도 많이 했던 터라 손 이장은 이장 업무가 ‘자연스럽다’고 말한다. 

“매일 할머니들과 커피도 마시고 연락도 자주 해서 그런지 이장 업무 자체는 어렵지 않다. 어르신들이 ‘뭐 좀 알아봐 줘’라고 말하면 알아봐 드리고, 운전하다가도 길 걷는 어르신 보면 태워다 드리는 게 이장 업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이장을 맡았을 때만 하더라도 음악회 등 각종 마을 사업들을 추진했던 손 이장. 8년이 지난 지금은 새로운 마을 사업보다 독거노인들을 보살피는 게 가장 신경 써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의 집을 지나갈 때마다 들여다 보고 살뜰히 챙기는 게 마을 이장의 ‘역할’이라고.

“옛날에 이장을 맡았을 때는 각종 마을 사업들을 추진했었는데, 지금은 우리 마을에 젊은 일손이 부족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여력이 안 되는 게 사실이에요. 8년 만에 다시 이장을 맡아보니 ‘새로운 사업’ 보다는 우리 마을에 홀로 사시는 노인 분들을 제대로 보살펴 드리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2003년 부모님을 모시러 서울에서 고향 안남면으로 귀농한 손 이장. 이후 16년 동안 고추와 서리태 등 홀로 농사를 지으며 부모님 두 분을 모셨지만, 지금은 모두 돌아가셨다.

“어렸을 적 저희 아버지도 마을 이장을 하셨어요. 주민 누구에게도 싫은 소리 안 들으시고 꼿꼿하고 청렴하게 이장 업무를 보셨어요. 전통적으로 지수1리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입니다. 주민들 원하는 대로, 소통하고 회의해서 결정을 내리면 마을에서 갈등이 생길 일이 없다고 생각해요. 어르신들의 건강을 최대한 신경 쓰면서 평화로운 마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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