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리에 위치한 '줌바 피트니스'

몸을 관리하는 데 8할은 운동보다 '닭가슴살'이 되기 쉽다(경험이다). 나이가 들수록 시작하기 어렵고, 어떻게 시작하더라도 좀처럼 쉽게 즐길 수 없는 게 운동이다(경험이다). 그래서 오늘 이영숙씨가 전해주는 이야기가 더 궁금해졌다.

줌바 피트니스. 강사 박현정씨와 수강생들.

 25일, 옥천읍 삼양리 '줌바 피트니스'에서 땀에 흠뻑 젖은 이영숙씨를 만났다. 이영숙씨 나이는 올해로 70. 그는 '지금까지 열심히 여러 운동을 시도해봤지만 이렇게 푹 빠진 운동은 처음이에요'라며 웃었다. 이영숙씨가 말하는 운동은 줌바(ZUMBA)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운동, 이라는 그의 이야기는 증명이 가능한 이야기다. 이영숙씨의 딸 셋과 아들 한 명이 모두 함께 줌바를 하고 있기 때문. 마침 그 자리에 있던 세 사람이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말로만 듣던 줌바, 이번에야말로 운동도 사람도 파헤쳐봐야겠다.

25일 줌바 피트니스에서 만난 이영숙씨와 이영숙씨 가족들.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이영숙씨.

 ■ 줌바가 뭔가요?

이름이 낯설다. 실제로 1990년대에 만들어졌으니 역사가 오래된 운동이 아니다. 줌바를 만든 사람은 콜롬비아 사람 '베토 페레즈'씨. 본래 안무가이자 에어로빅 강사였다. 에어로빅 수업이 있는 어느날 그는 문득 수업에 사용할 음악을 안 가져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를 어떡한다, 생각하다, 수업을 안 할 수는 없으니 평소 즐겨 듣던 라틴 음악을 대신 틀었다. 흥겹게 춤을 췄다. 그런데 이상하게 인기가 좋았고, 아이디어를 얻은 베토씨는 춤을 체계적으로 만들어보기로 했다. 이게 전세계적으로 열풍을 만들고 있는 춤 줌바, 스페인어로 '빠르고 재미있게 움직인다'는 뜻이다. 

줌바의 기본 스텝은 네가지다. 메렝게와 살사, 꿈비아, 레게톤. 이 네 개 춤의 기본 스텝만 알고 있으면 줌바는 쉽게 소화할 수 있다. 

네 개 춤은 모두 몸 쓰는 근육이 조금씩 다르다. 유산소 운동과 전신 근육운동이 한꺼번에 된다. 또 기본적으로 골반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골반이 유연해지고 뱃살이 빠지는 것 덤이다. 나이가 들면 넘어졌을 때 골반이 다치기 쉬운데, 운동을 통해 골반 근육이 강화될 수 있으니 연령대에 맞게 운동한다면 나이 든 사람에게도 좋은 운동이다.

무엇보다 정서적으로 효과가 좋다. 줌바는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같이 하면 더욱 즐거운 운동이다. 동작을 따라하면서도 함성을 지르고 서로 마주보고 흥겹게 춤을 추다 보면 어느새 피트니스장은 파티장이 된다. 기본 동작이 쉬워 음악에 몸을 맡기다보면 마음에 묵혀뒀던 감정들도 슬그머니 어디론가 사라진다.

수업 중인 수강생들

■ 우리 강사님, 옥천 사람 박현정씨

"옥천에 살다 우연이 알게 된 운동이 인생을 이렇게 즐겁게 만들어줄지는 몰랐어요."  줌바를 하는 박현정씨의 얼굴이 말갛게 빛난다. 

박현정씨는 본래 옥천 사람이다. 고향이 군북면 이백리다. 증약초를 나와 옥천여중, 옥천상고를 졸업했다. 졸업 직후 청주에 있는 LG반도체 회사를 다녔다. 자격증이 있긴 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운동과 춤은 취미였다. 결혼과 함께 직장을 그만두고 옥천에 돌아와 집안일 돌보다 문득 운동을 한 번 전문적으로 시작해볼까 생각이 들었단다.

기회가 왔다. 2010년 '삼양초 광장체조'를 맡게 됐고, 시간강사로 에어로빅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또 새로운 운동을 찾고 있는 시점에 대전에 있는 스포츠댄스 원장님을 통해 줌바를 처음 알게 됐다. 2013년, 아직 한국에서 줌바는 생소한 춤이었고 교육받기 어려웠지만 서울까지 찾아가 미국 본사에서 나온 강사(Zes)로부터 교육을 받았다. 뭐든 대충 할 수는 없으니까, 박현정씨는 줌바 정식 강사(ZIN)로 등록해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줌바 피트니스클럽도 차렸다. 

어려운 과정이었지만 박현정씨가 줌바를 통해 얻은 건 많다. 가끔 집에서 다툼이 생기고 어려운 일 있어도 줌바로 한바탕 몸을 움직이고 오면 마음이 말끔해진다. 또 무엇보다 함께 하는 수강생들. 학원을 차린 건 박현정씨지만, 그 공간을 소중한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건 그와 함께 하는 수강생들이다. "들어올 때마다 생각하는 거지만, 이 공간은 제것만이 아니에요. 정수기 종이컵부터 수거함까지 학원에 필요한 게 있으면 회원님들이 말없이 톡톡 사와요. 맛있는 음식 있으면 그것도 또 나눠주시고. 그 마음이 돈독하게 쌓여서 정말 매일매일이 즐거워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글쎄요, 앞으로도 즐겁게 다녀가실 수 있도록 저도 구성원으로서 열심히 해야지요." 

옥천읍 삼양로 8 2층에 위치한 줌바 피트니스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5일로 운영된다. 수업은 오전 9시30분(다이어트 로빅), 10시30분(줌바), 오후 7시10분(다이어트 로빅), 오후 8시10분(줌바)으로 총 4시간이다. 주5일 나오면 1개월에 9만원, 3개월이면 24만원, 주3일 나오면 1개월에 7만원, 3개월이면 18만원이다. 문의: 731-8568 (줌바 피트니스)

줌바 피트니스 강사 박현정씨

■ 내 인생, 줌바를 만나

줌바를 배우면서 내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나, 수강생들에게 짤막하게 한마디씩 들어봤다. 11명의 수강생이 질문에 답해줬다.

이영숙(70,옥천읍 문정리): 늙지 않아요.

신경화(42,옥천읍 문정리): 감정기복이 심했는데, 그게 다 사라졌어요. 이제 운동하려고 저녁에는 모임도 안 잡아요.

신소연(45,옥천읍 문정리): 사람을 좀 가리는 편이었는데 이제 전혀 그렇지 않아요.

신창홍(47,옥천읍 문정리): 운동만 나왔을 뿐인데 3개월 동안 4키로가 빠졌어요. 몸은 훨씬 가벼워진 느낌이에요. 가족들과 유대감이 깊어진 것도 빼놓을 수 없죠.

조성란(41,옥천읍 마암리): 운동하면서 함성 지르다보니 자신감이 생겼어요. 스트레스가 사라진 건 물론, 에너지가 넘쳐요.

최은주(49,옥천읍 죽향리): 잠재된 흥을 찾았어요.

배숙희(36,옥천읍 마암리): 몸치 극복! 박자 개념 생기고! 

최서영(36,옥천읍 장야리): 웃음이 많아졌어요. 차갑다는 소리 많이 들었는데 이제 그런 소리 잘 안 들어요.

김진희(43,옥천읍 장야리) 자신감▲, 부끄러움▼, 귀여움▲

김영희(44,옥천읍 장야리) 애가 셋인데, 젊었을 적 몸을 다시 찾아가고 있어요.

김혜남(53,옥천읍 양수리) 몸 곳곳에 있는 근육을 다 쓰는 게 실감나요.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아침에 개운하고 부드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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