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읍 가화리 출신 한미숙 대표 ‘부모 찬스 농산물’로 19가지 요리
단돈 6천원 풍성한 점심 뷔페, 15일부터 배달도 본격 시작

학창시절을 보낸 고향은 아니지만, 태어나고 유년시절을 보낸 고향에 애정이 많이 갔다. 기억에 존재하지 않지만, 무의식적인 끌림은 그를 고향 옥천읍 가화리 인근으로 자석처럼 끌어들였다. 이안다원 한식뷔페 한미숙(47) 대표는 보은에서 초중고를 나오고 대전에서 낭월동 칼국수 집을 시작으로 여러 곳에서 한식뷔페 조리장으로 말했다. 한식과 양식 조리사 자격증, 거쳐간 한식 뷔페 경력만 해도 웬만한 뷔페집이나 출장 뷔페까지 할 수 있는 이력은 차고 넘쳤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경력이 쌓여갈수록 도시보다 고향에 애정이 갔다. 이 화려한 뷔페를 고향 주민들에게 맛 보여줄 수만 있다면 어깨가 으쓱할 것 같았다.

옥천한식뷔페 이안다원의 한미숙대표.

그런 마음으로 3년 전에 고향으로 훌쩍 이사해 창업까지 감행했지만, 시작부터 순조로운 것은 아니었다. 도시에서는 자연스레 통용되던 2만5천원짜리 뷔페 단가가 여기선 비싸다는 이유로 외면받았다. 출장뷔페도 예상보다 성행하지 않았다. 이미 시골에서는 잔치방 문화가 뷔페 문화를 대체하고 있었던 것이다. 1만원 대 잔치방 문화에 길들여진 주민들은 쉬이 비싼 뷔페에 손이 가지 않았다. 낙담했지만, 그렇다고 내 것만 고집할 수 없었다. 무언가 변화가 필요했다. 그다지 필요 없었던 저온저장고를 없애고 홀을 비교적 넓게 확장했다. 출장뷔페에서 서민들도 올 수 있는 한식 뷔페로 과감히 새단장을 했다. 그나마 줄인 종류가 19가지, 가격은 확 다이어트 했다. 단돈 6천원에 거한 19가지 한식뷔페를 맛볼 수 있다니 그렇게 꿈의 식단이 완성된 것이다. 가격이 저렴해졌다고 허투루 하지 않았다. 최상의 음식을 제공하고 싶었다. 

다행히 보은군 수한면 질신리에 사시는 부모님도 옥천읍 양수리 인근과 보은에서 꽤 농사를 크게 지으셨고, 부모님이 농사지은 농산물을 가져오면서 식단 가격을 조절할 수 있었다. 원재료의 질은 좋아지고 가격은 낮아졌으니 농사짓는 부모 찬스를 제대로 쓴 셈이다. 밀농사와 보리농사, 그리고 부모님이 직접 운영하시는 질구지 방앗간에서 떡 등 여러 음식 재료를 얻어 쓸 수 있었다. 더구나 외가에서 운영하는 연식품에서는 두부 등도 제공받으니 어찌보면 가족기업의 모체였던 셈이다. 이름도 대충 짓고 싶지 않았다. 고심끝에 이안 다원, 이안은 순 우리말로 ‘기쁜 얼굴을 하다’는 뜻이고 ‘다원’은 ‘다 원하다’의 줄임말이었다. ‘모두가 원하는 음식을 맞이하니 기쁜 얼굴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뜻을 담은 이안다원 이름을 만들고 브랜딩 작업을 했다. 같이 일하는 사촌동생이 디자인 일을 했던 친구라 멋지게 로고 디자인까지 마무리했다. 그리고 조리복에 그 로고를 박았다. 일종의 자부심이었다. 한식뷔페의 가격은 착할지라도 조리사의 자부심은 지키겠다는 그런 마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였다.

대충 하는 것은 없다. 늘 조리복을 입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대했다. 내 방식을 고집하기 보다 수요자의 식성을 파악하고 원하는 대로 맞춰가는 유연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손님들이 선호하는 김밥, 잡채, 우동, 보리밥, 고기는 어느 요일에 와도 고정으로 나온다. 6천원만 내면 이 다섯가지는 기본으로 먹고 매일 변하는 14가지 반찬과 디저트를 덤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국은 무엇이 나올지 모르지만, 무슨 국이 걸려도 군침이 돌 정도다. 동태찌개, 뼈다귀탕, 육개장, 닭개장, 순두부, 짬뽕탕 등 다 귀한 국이 나온다. 밥, 반찬, 국 말고도 볶음과 튀김, 디저트도 나온다. 디저트의 경우 월수금요일에는 떡이, 화 목요일에는 과일과 샌드위치가 나온다. 사람들이 묻는다. 이렇게 장사하면 뭐가 남냐고. 하지만, 부모님이 농사지은 것을 직거래하면서 유통마진을 최대한 줄이기에 나올 수 있는 식단이다. 다 내려놓고 바닥에서부터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니 자연스레 손님들이 찾아왔다. 양수리 인근 공장과 기업에서 단체로 먹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옥천읍 양수리 위치한 한식뷔페 이안다원에서는 6천원에 19가지 종류 반찬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지난 한 해 코로나19 시국을 비켜갈 수는 없었다. 매일 150명에 달하는 식수인원을 치렀는데 일반 주민 30여 명이 훌쩍 줄었다. 식당에 당장 타격이 왔다. 이대로 계속 가다가는 오래 버틸 수 없다는 판단하에 배달을 공격적으로 시작했다. 오는 손님만 받을 수 없었다. 직접 찾아가야 겠다는 마음으로 어렵지만 배달을 시작한 것. 음식 가지수를 9가지로 줄이고 가격은 5천원 수준으로 통일했다. 가짓수가 줄었지만, 배달비용 등을 생각하면 가격 다이어트를 한차례 더 단행한 셈. 코로나19가 장기화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나름의 비책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 2월15일부터 시작한 배달뷔페도 벌써부터 많은 수요가 예상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지 모르니 나름 생각한 비책인 것. 식당과 배달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운영한다. 주말은 출장뷔페일 때문에 식당운영을 하지 않는다. 도시에서 했던 출장뷔페의 장기를 살리고자 평일과 주말을 분리해 운영한다. 그래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고향에 들어오니 마음의 안정을 찾고 편안해요. 고향 사람들한테 좋은 음식을 대접하고 싶은 그 첫 마음을 잃지 않으려 해요. 착한 가격으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손님들이 우와 하고 탄성을 지를 때마다 신이 납니다. 이안다원이 옥천에 얼마 남지 않은 한식뷔페의 명맥을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곳. 조그만 식당에 꽉찬 음식과 손님, 점심 한끼의 마법을 이안다원 한식뷔페는 매일 부리고 있다. 아는 사람만이 아는 명소, 이안다원 한식뷔페에 한번 오시라. 단돈 6천원에 19가지 음식을 맛보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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