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학 케이티엔지(KT&G) 옥천지점장
38년 직장생활 중 절반은 옥천에서 보내
처가 있는 청성면 찾아 주말농장도 가꿔
지역을 위해 기여하는 ‘의미 있는’ 삶 꿈꾸기도

태어나기만 한 고향보다 고군분투한 삶을 지냈던 곳이 ‘진정한 고향’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열심히 직장 생활을 하고, 정신없이 아이 낳아 기르던 곳. 김재학(58) 케이티엔지(KT&G) 옥천지점장에게 옥천은 그런 곳이다. 사회생활의 절반을 옥천에서 보냈고, 세 아이 모두 옥천에 있는 병원에서 태어났다. 그의 고향은 충북 괴산이지만, 평소 SNS를 통해 옥천 사진을 하도 올려 주변 사람들이 ‘고향이 옥천이냐’고 묻기도 한다. 은퇴 후에도 여생을 옥천에서 보낼 계획이라는 김 씨. 지난달 16일 그가 생각하는 옥천의 ‘매력’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옥천이 마음의 고향이라는 김재학 케이티앤지(KT&G)지점장

■ 직장생활 절반 보낸 옥천 … 은퇴 후 소소하게 농사짓고 파

충북 옥천·제천, 충남 계룡·논산 등 김 씨는 38년 동안 충청권역 케이티엔지 지점에 돌아가면서 근무했다. 평사원 시절 두 차례 옥천에서 근무한 적 있고, 지점장으로 승진한 후로도 두 차례 옥천지점으로 발령받았다. 38년 직장생활 중 절반은 옥천에서 보낸 셈이다. 그는 케이티엔지 본사 통틀어 제일 오래 근무한 직원이기도 하다. 김 씨가 지점장으로 있는 옥천지점은 충북 남부3군(보은·옥천·영동) 담배 공급처다. 편의점이나 군부대 등 500여 개 소매점에 담배를 공급하고, 그중 160여 지점에는 직접 배송을 담당한다. 김 씨를 포함해 6명이 옥천지점에 근무하고 있다.  

다른 곳보다 옥천이 특히 김 씨에게 남다른 건, 직장 생활을 가장 오래 한 곳인 만큼 삶의 추억들이 많이 서려 있기 때문이다. 그의 세 자녀 모두 옥천에서 태어났다. 첫째가 삼양초등학교 1학년에 다닐 때까지 아이들을 옥천에서 키웠다. 청성면 묘금리에는 처가 식구들도 산다. 그는 은퇴 후에도 계속 옥천에서 살 계획이다. 평소 옥천 ‘홍보용’ 사진을 개인 SNS에 자주 올려 지인들에게 ‘옥천이 고향이냐’는 질문도 많이 받는다는 김 씨. 실제 고향은 충북 괴산이지만, 옥천은 그에게 마음의 고향이다. 그는 “옥천은 정말 살기 좋은 곳이다. 이곳에서 아이들도 다 키우고, 직장 생활도 오래 하다 보니 정이 많이 들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2023년 6월이 되면 김 씨는 40년 다닌 직장에서 정년퇴직한다. 퇴직 후에는 소소하게 농사를 지으며 여생을 보낼 계획이다. 지금도 청성면에 있는 400여 평 규모의 주말농장 ‘선재 하우스’를 가꾸며 농작물을 키우고 있다. 아내와 자신의 이름을 한 글자씩 따서 농장 이름을 ‘선재’로 정했다고 한다. 주말마다 아내와 함께 블루베리, 포도, 감나무 등 다양한 농작물을 조금씩 가꾸는 게 김 씨의 소소한 낙이다. 그는 개인 카카오 스토리와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농장 사진을 보여주며 “평소 농작물 키우는 걸 참 좋아한다”고 말했다. 마라톤과 등산도 즐긴다는 김 씨. ‘제천의림지 전국마라톤대회’, ‘단양팔경 마라톤대회’ 등 전국 각지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또한 옥천 곳곳을 걷다 풍경이 멋진 곳을 만나면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하기도 한다고. 그는 “지인들이 내 SNS 계정을 보고 옥천 홍보대사냐고 많이들 얘기한다”고 말했다. 

■ 지역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모범 주민’  

김 씨는 죽향리 옥향 아파트에 산다. 옥향·향수 아파트는 야간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다 지난 1월 죽향공영주차장 조성으로 주차 공간이 확보돼 ‘숨통’이 트인 곳이다. 하지만 여전히 도로 옆 주차나 이중 주차 등 문제가 말끔히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게 김 씨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소방차 주차 구역에 차를 대 놓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잘못 주차된 차들을 그냥 지나치기보다 사진을 찍어 마을 이장님에게 보내기도 한다고. 그는 “소방차 진입로를 막거나 소방차 구역에 주차한 차들이 있는데, 만약 아파트에 화재가 발생하면 큰일이다. 새롭게 공영주차장이 생겼으니 앞으로 잘못된 주차가 없게끔 계도해달라고 마을 이장님에게 연락하는데, 아마 이장님께서 날 싫어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또한 옥천 내 아파트 단지에서 시범적으로 ‘소방차 예행연습’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옥향·향수 아파트를 비롯해 주차난이 극심한 다른 아파트 단지에 불이 났을 때 소방차가 제때 주차해 불을 끌 수 있는지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옥천 소방서에서 선제적으로 각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출동 예행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을 위한 그의 선한 ‘오지랖’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김 씨는 옥천에서 근무하는 동안 꾸준히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서왔다. 그는 케이티엔지 사회공헌활동 중 하나인 ‘기부청원제’를 통해 군내 몸이 아픈 청소년들에게 성금을 두 차례 지원하기도 했다. 케이티엔지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매월 월급에서 일정액을 모은 ‘상상펀드’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는데, 직원들이 사내 온라인 ‘기부청원’ 게시판에 사연을 올려 200개 이상 댓글이 달리면 기부가 결정된다. 김 씨는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뇌종양과 백혈병에 걸린 청소년의 사연을 사내 게시판에 올려 성금 600만 원, 400만 원을 기부했다.  

세월을 더 거슬러 올라가는 ‘선행’도 있다. 1995년 옥천나들목 앞 교차로에서 5개월 동안 교통질서 캠페인을 벌여 당시 옥천신문이 ‘화제의 인물’로 보도했었다.(본지 287호 기사 ‘교통질서 의식 심기 앞장’) 등·하교, 출·퇴근 시간에 북새통을 이루는 교차로를 보고 ‘교통정리를 해야 겠다’는 생각에서 홀로 시작한 캠페인이었다.    

앞으로도 지역에 기여할 일 있으면 언제든 흔쾌히 나서고 싶다는 김 씨. 옥천이 ‘이웃을 배려하는’ 지역 사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는 그야말로 옥천 ‘토박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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