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탐방] 단골손님의 취향을 기억하는 ‘네네치킨’
[상가탐방] 단골손님의 취향을 기억하는 ‘네네치킨’
  • 윤종훈
  • 승인 2021.03.02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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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째 삼양초 인근에서 네네치킨을 운영하는 이문희 씨
남편과 내고향 옥천,세 아들과 함께 오순도순
포장지를 열었을 때 기분 좋은 마음으로 드셨으면

고된 하루 노동을 마치고 가정에서, 지인들과 함께 호프집에서 치맥(치킨+맥주)을 먹는 풍경은 우리 식생활의 상징이 됐다. 불과 몇십년 전만 해도 식용 기름값이 비싸 요즘처럼 닭을 튀겨먹는 건 상상하기 어려웠다. 그러다 미국 치킨이 우리나라에 소개되고 해외에서 가격이 싼 옥수수기름이나 콩기름이 들어오면서 닭 튀김요리 문화가 퍼졌다는 통설이 있다.

이제 우리나라 치킨은 고유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인터넷에 ‘Korean style fried chicken(한국 치킨)’이라고 검색하면 해외 언론에 요리법이 소개될 정도로 위상이 커졌다. 배달·외식 분야에서 항상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치킨. 우리고장에도 60곳이 넘는 치킨 매장이 있을 정도로 남녀노소 사랑받는 음식이다. 튀기는 방식도 다르고, 새로운 양념이 계속 출시되면서 매장마다 손님들의 주문을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삼양초등학교 인근에서 12년째 치킨 장사를 하는 곳이 있다. 네네치킨을 운영하는 이문희(41, 마암리) 사장을 지난 1월29일 가게에서 만났다.

맛과 위생, 손님의 취향까지 고려해 네네치킨을 운영하는 이문희 사장. 그는 항상 모자와 앞치마를 착용하는 등 청결을 신경쓰고 있다.

■ 천안에서 다시 옥천으로 돌아오기까지

“2009년부터 계속해 왔어요. 따로 장사해본 적은 없었고요. 천안에서 평범하게 회사에 다니다가 회사가 어려워지는 시기가 오면서 그만두고 나왔죠. 남편도, 저도 고향이 원래 옥천이거든요. 애기도 키워야 하고 양가 부모님이 여기 계시니까 편히 마음을 둘 수 있는 옥천에 돌아왔어요. 그땐 치킨집이 많이 들어오진 않았는데요. 애기 아빠가 워낙 치킨을 좋아하기도 했고요. 여기저기 먹어보니까 네네치킨이 괜찮겠다 싶어서 지금까지 오게 됐네요.”

삼양초, 옥천여중, 옥천상고를 나온 문희 씨는 동안리가 고향인 남편을 만나 2005년에 결혼했다. 친구 소개로 만나 7년 가까이 연애하며 사랑을 싹틔운 그는 충남 천안에서 신혼살림을 꾸렸다. 맞벌이 부부로 천안 생활에 젖어 들 무렵 문희 씨는 첫 아이를 낳으면서 아이 양육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마침 남편의 직장동료 아내가 치킨집을 운영하고 저녁 때 같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들 부부는 미래를 그려나갔다.

“닭 손질을 하면 보통 3~4시간 정도 걸리거든요. 아르바이트도 있지만 낮에는 저밖에 없으니까 시어머님이 도와주시러 오세요. 가게 일을 챙겨주시니까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죠. 제가 아들만 셋이에요. 처음 치킨집을 열 땐 아이가 한 명이었는데요. 큰애가 이제 중2 올라가고 7살, 4살 된 아이가 있거든요. 아무래도 나이 터울이 있으니까 홀 운영은 접고 아이들이 잠깐이라도 있을 수 있게 방을 하나 만들었어요. 저녁에는 신랑이 퇴근하면 일을 도와주고 있고요.”

■ 하나하나 먹어보고 결정하는 요리법

12년 전 치킨집을 열 때만 해도 피자박스 형태로 포장이 되는 매장이 흔하지 않았다. 문희 씨는 치킨과 함께 무, 콘 샐러드, 양념 같은 사이드 메뉴가 구분돼서 들어있는 모습이 깔끔해 보여 네네치킨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본사에서 새로운 치킨 메뉴가 나오면 매뉴얼은 참고만 하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조리를 한다고 말했다. 직원이나 지인들과 함께 먹어보며 맛의 호불호를 다각도로 확인하고 있다.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는 메뉴 개발의 초석이 되어준다.

“신제품이 나오면 ‘여기서 조금 더 틀면 맛있겠는데?’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러면 기존 틀을 바꿔서 만들어요. 튀기는 시간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도 하거든요. 손님 중에는 ‘같은 네네치킨인데 여기는 조금 다르네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어요. 지역마다 특색이 다 다르고요. 저희는 항상 먹어보고 맛이 없다 싶으면 안 해요. 뺀 메뉴들도 많거든요.

무엇보다 맛있게 드시는 게 좋은 일이니까요. 나름대로 자부심이 있어요.”

치킨뿐만 아니라 사이드 메뉴 하나하나에도 신경 쓰고 있다. 번거로운 일이지만 콘만 나가는 것이 아니라 야채 샐러드나 마요네즈를 가미해서 만든다고 한다. 버리는 음식이 아니라 손님들이 맛있게 드실 수 있도록 12년간 이 일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치킨과 함께 떡이나 감자튀김, 양파, 파도 넉넉하게 올려주고 있다. 가끔 블로그 리뷰에 ‘파를 넘치게 주시네요’라고 알아봐 주는 손님을 만나면 기분이 좋다고 한다. 문희 씨에게 치킨은 그저 파는 음식이 아니라 가까운 내 가족이, 친구가 먹는 음식이다.

양파채와 크리미언 소스가 올라간 크리미언치킨
감자튀김이 곁들여진 치즈스노윙치킨

■ ‘어떤 맛을 선호할까’ 관심 기울여

“주문하시면 포스 단말기에 번호가 뜨거든요. 고객님들 취향을 일일이 기록해놓고 있어요. 어떤 고객님은 양념을 안 드시고, 후라이드를 드셔도 매운 소스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그러면 일반 양념은 빼고 매운 소스를 넣어드려요. 무를 안 드시고 콘 샐러드를 넣어달라고 하시면 그렇게 해드리고요. 말을 따로 안 하셔도 단골이니까 이분은 이런 취향을 갖고 있다는 걸 알고 그렇게 해드리고 있어요. 늘 가게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고맙죠.”

추천 메뉴로는 양파채와 크리미언 소스가 올라간 ‘크리미언치킨’, ‘스노윙(야채/치즈)치킨’, ‘소이크런치윙봉(소크윙)’이 있다. 특히 크런치 감자가 함께 들어가는 소크윙은 바삭한 맛을 내는 특징이 있다. 기존 튀김옷을 입히는 것과 달리 조리과정이 복잡하지만 달달하면서도 짭짤한 간장치킨 맛에 손님들이 자주 찾는다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먹기에 좋다고.

네네치킨은 오후 2시에 열어서 밤 11시에 문을 닫는다. 매주 일요일에 는 쉰다. 가격은 한 마리당 1만6천원~2만원 사이이며 배달대행을 이용해 배달비는 기본 3천원을 받고있다. 순살로 변경 시 한 마리당 2천원이 추가된다. 치킨 한 마리 반으로 구성된 ‘반·반·반 세트’ 메뉴를 주문하면 원하는 맛을 세 가지 고를 수 있다.

“주로 배달 앱으로 주문하시니까 수수료 부담이 있죠. 추세가 그러니까 어쩔 수 없지만 배달료는 늘고 마진은 떨어져서 처음 치킨집을 열었을 때와는 느낌이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어느 음식점이든 마찬가지지만 우선 맛있게 드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포장을 딱 열었을 때 기분 이 좋고, 드실 때 또 기분이 좋아지길 바라요. 조리할 때 항상 모자와 앞치마를 꼭 착용해서 맛과 청결에 신경 쓰고 있거든요. 정감이 묻어나는 옥천에서 아이들을 예쁘게 잘 키우며 소소하게 운영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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