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잡곡 이정숙 씨

코로나19 여파는 소상공인들에게 더 차갑게 다가왔습니다. 하루에 한푼도 못 가져가는 날도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나와서 하루종일 시간을 보냈던 노점들이 많았다는 말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사회적기업 고래실은 ‘2020옥천미래교육지구 연계마을방과후학교’ 사업의 하나로 청소년기자들을 구성해 ‘시장사람들’이란 무크지를 발간했습니다. 이는 소상공인들의 이야기를 소상히 듣고 홍보하여 지역상권에 활력을 넣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함께 모인 옥천중, 옥천여중, 옥천고 친구 12명과 함께 매주 토요일 시간을 내어 공설시장에 둥지를 튼 노점과 식당들을 만나봤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인터뷰하고 작성한 기사들을 다듬어서 지면에 싣습니다.

옥천공설시장 내 동이잡곡에 가면 다양한 종류의 약나무를 구매할 수 있다.

동이잡곡은 공설 시장에 있는 시장으로 가게 이름만 보아도 잡곡을 파는 곳이다.

동이잡곡의 이정숙(74) 대표는 동이면에서 태어나셨다고 한다. 그래서 가게 이름도 본인이 나고 자랐던 지역의 이름을 따서 동이잡곡이다. 가게 이름에 ‘동이’라는 익숙한 지역 이름이 있어서 그런가 나도 모르게 현재도 쭉 동이면에 살고 계신가 의문이 들어 여쭈어 보니 현재는 동이면이 아닌 금구리에 40여 년간 살고 계신다고 한다.

사장님께서는 현재 장사를 시작하신 지 25~26년 가량 되셨다. 공설 시장에 들어오신 지는 10년 쯤 되셨고, 그 전에는 우리가 평소 알던 시장의 모습을 띄는 그런 거리에서 장사를 하셨다. 가게에는 우리가 알던 잡곡과 약나무부터 처음보는 것까지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잡곡과 약나무 들이 있었다. 쌀, 보리와 같은 우리가 흔히 아는 잡곡들 뿐만 아니라 녹두, 메주콩, 기리쌀 등 처음 보는 것들도 있었고 엄나무, 계피, 감초 등의 많은 종류의 약나무들이 많이 진열 되어 있었다. 

이 많은 종류들의 품목들을 어디서 구해오시나 의문이 들어 질문을 드렸다.

“이 잡곡과 약나무는 어디서 구해 오시나요?” 그러자 사장님께서는 “배달해주는 아저씨들이 시골 돌아다니면서 잡곡을 많이 사서 여기로 배달해주시고요, 약나무는 담뱃값 필요한 할아버지들이 나무 해다가 파는 거예요. 그리고 내가 아는 사람들이 가져다 주는거 받고 하면서 구해요.” 라고 대답해주시면서 싱싱한 국산이라는 것도 강조하셨다.

사장님께서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12시간 정도 공설 시장에 계신다. 1인용 소파에 앉아서 가게를 지키고 계시고, 앉아있는 것이 힘들어지면, 가게 앞에서 조금씩 걸으며 12시간을 보낸다고 하신다. 또한 삼시세끼 전부 시장에서 해결하시고 집은 단지 잠을 자는 하숙집 정도의 용도라고 하신다. 어쩌면 집에서보다 시장에 있는 시간이 더 길수도 있기에 사장님에게 시장은 제 2의 집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12시간을 일하실 정도로 열정적이신 사장님도 매달 첫째 주 일요일은 쉬신다고 한다. 한 달에 한번 쉬시고 많은 시간 일 하시는 사장님의 열정이 감탄스러울 정도다.

가게의 수입은 일정하지 않고 변동이 심하다. 많이 팔 때는 하루에 10만원 이상을 파시지만 빈손으로 집에 돌아가시는 경우도 있다고 하신다. 하지만 공설시장의 싼 임대료 덕분에 부담이 크지 않으시다며 3만5천원 정도의 싼 임대료만 받는 공설시장을 칭찬하셨다. 사장님께는 자녀 5명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사장님은 자식들의 짐이 되고 싶지 않아 하신다. “내가 벌어서 내가 살아야지” 라고 말씀 하시면서 자식을 향한 사장님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하셨다.

사장님은 남편 없이 자녀만 다섯명 있다고 하시고 자녀들 모두 안산에 거주하고 있다. 

동이면이 고향인 이정숙 대표는 가게 이름을 ‘동이잡곡’이라고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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