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문향] 비 오는 날
[지용문향] 비 오는 날
  • 우리들의 얘기엔 엔딩 따윈 없어/박하현
  • 승인 2021.02.19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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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날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날이다. 그냥 멍하니 비를 보고 있으면 시간은 빨리 흘러가고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세상은 잘 돌아간다는 것을 느낀다.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가겠지만 말이다.

비가 내리면 내가 여유로운 사람이 되는 것 같다. 기숙사를 쓰는 나는 매일 아침에 비가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아침마다 산책을 하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은 이렇게 말한다. 학생들이 아침을 먹지 않아서 아침에 산책을 하고 밥을 먹으면 더 많이 먹을 거라고 생각하신다. 너무 억지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나는 매일 산책을 하고 있다. 그래도 비가 오는 날이면 산책을 하지 않고 밥을 먹으러 간다. 그래서 아침에 비가 내리면 조금씩 여유가 생긴다.

나는 매일 비가 오길 바란다. 그래서 나는 비가 내리면 말한다. 오늘은 비가 오는 아주 좋은 날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 말에 공감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누구는 습해서 싫다고 하고, 누구는 비 냄새가 싫다고 한다.

나는 비의 모든 것이 좋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이런 것이 싫다고 해서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비가 오는 날이면 나는 비에 맞아 쫄딱 젖어서 집에 가고 싶다고 생각을 한다. 그냥 집에 가서 잠을 자고 싶은 것 같다. 비를 맞고 집에 가서 씻고 침대에 누우면 진짜 꿀잠을 잔다. 조금은 춥다는 생각을 하지만 너무 포근한 순간이라고 느낀다. 

그냥 귀찮아서 우산을 가지고 다니지 않은 적이 있었다. 아니 그냥 비를 맞고 싶고, 집에 가서 잠을 자고 싶었던 거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미친 것 같지만 그래도 그때 좋았으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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