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경로당 정회원수에 따라 운영비 27~54만원 차등 인상
그동안 108만원 일괄 지급으로 경로당 간 형평성 문제 제기
회원수 많은 일부 경로당은 ‘운영비 부족’ 호소
거리두기 완화로 오는 18일부터 경로당 운영 재개

올해부터 관내 경로당 운영비가 정회원수에 따라 차등 인상된다. 회원수 고려없는 운영비 일괄지급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군이 수용한 것이다.

군은 경로당 운영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 관내 경로당 308개소의 운영비를 차등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는 모든 경로당에 연간 108만원씩 균등 지급했다. 올해부터는 경로당 회원수에 따라 4단계로 나누어 차등 지급한다. 회원 수에 따라 △30명이하 27만원(136개소) △31~60명(142개소) △61~90명 45만원(27개소) △91명이상 54만원(3개소)를 각각 인상한다. 최대 금액을 수령하는 3개소는 신기2리, 현리, 신흥1리 경로당이다. 지난해보다 25~50% 증액된 금액이다. 지난해 약 3억6천만 원이었던 경로당 운영비 총 예산은 올해 약 4억3천만원으로 7천만 원 가량 인상됐다.

경로당 운영비는 주로 전기세나 부식비로 쓰인다. 전기세는 이용시간에 따라 결정되다 보니 큰 차이가 없지만, 부식비는 경로당 회원수에 따라 크게 차이난다. 그럼에도 모든 경로당에 108만원씩 일괄하여 지급되다 보니, 회원이 많은 경로당에서는 양곡이 부족한 경우가 잦았다. 회원들이 직접 쌀이나 반찬을 챙겨오거나 외부에서 후원을 받아야 했다. 이 때문에 회원수를 고려한 운영비 차등 지급 요구가 꾸준히 제기됐다. 옥천읍 이장협의회 곽상국(52) 회장은 “어르신들이 많은 경로당에서는 식사하실 때 쌀이 부족해서 불편함을 겪으실 때가 많았다”며 “인원이 적은 경로당 입장에서는 운영비가 많이 남아도 오히려 걱정인데, 어차피 남을 거면 부족한 곳에 더 지원해달라고 요청해왔다”라고 말했다.

정회원수가 96명인 옥천읍 옥각경로당 금기철(79) 회장은 “양곡을 군에서 지원해주지만 회원수가 많아서 부족할 때가 많았다”라며 “그래서 1년에 한 번씩 새마을금고에서 후원받거나 마을 이장이 도와줬다”고 말했다. 인원수가 워낙 많다보니 운영비를 식비로는 전혀 사용할 수 없었다. 금 회장은 “올해 운영비가 인상되면 부식비로 조금은 사용할 수 있을 걸로 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회원수가 적은 경로당의 경우 남는 운영비를 시설 보수나 물품 구입 등에 사용하기도 했다. 정회원수가 6명인 청산면 한곡리 문암경로당 박후재(70) 총무는 “서류 상으로는 6명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실제 이용자는 10명”이라며 “평소에는 운영비가 남는 편이지만 지난 한파 때 동파 수리에 운영비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한노인회 옥천군지회 주종순 경로부장은 “경로당마다 다 사정이 다르고 운영비를 사용하는 용도도 다르다”라며 “다만 인원이 많은 곳은 어르신들 식사비를 지원하기에는 운영비가 부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진행된 군정업무 보고에서도 경로당 운영비를 공평하게 지급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당시 군은 면적이나 사용인원에 따라 차등하여 운영비를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옥천군 경로당 설치 및 지원 조례’ 제4조 제4항에 따라 군은 경로당 운영비, 냉난방비, 양곡비 등을 차등하여 지급할 수 있다. 주민복지과 노인복지팀 이순홍 담당자는 “이용 인원을 고려하지 않고 균등하게 108만원씩 지급하다보니 마을 간 형평성 문제가 대두되어 올해부터 운영비는 차등 지급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비수도권 거리두기 수준이 1.5단계로 완화되면서 오는 18일부터 관내 308개 경로당이 재개장한다. 경로당 내 식사는 금지되고 운영시간은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제한된다. 다만 5인 이상 집합 금지는 적용받지 않는다.
홍석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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