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룸, 낚시터, 파티 룸 등 각종 놀이시설 갖춘 ‘원더빌키즈카페’
정영찬 대표 “지역 내에 자녀가 뛰어놀 공간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만들어”
코로나 끝나면 먼 미래에 돌봄 센터도 운영하는 게 ‘꿈’

원더빌키즈카페 정영찬(33) 대표.출처 : 윤지영 인턴기자
원더빌키즈카페 정영찬(33) 대표. 

놀이터에 노는 아이들이 없다. 학교 운동장은 텅 비었다. 아이 두세 명이 잡기 놀이를 하다가도 곧 부모 손을 잡고 사라진다. 미세먼지나 각종 안전사고 위험을 걱정하는 시대에 코로나19까지 겹쳤다. 자신을 바라보며 놀고 싶다고 투정 부리는 아이를 위해 대전까지 가서 키즈카페를 이용해 보지만, 매번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옥천에서 초·중·고·대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낸 정영찬대표는 그 누구보다도 잘 안다. 옥천에는 아이들이 뛰어놀 양질의 놀이 시설이나 문화시설이 부족하다. 산에서 썰매를 끌며 어린 시절을 옥천에서 보낸 원더빌키즈카페 정영찬(33,옥천읍) 대표가 우리 군 내에 놀이 시설을 만든 이유다.

“저도 애를 키우는 부모거든요. 부모 입장에서 보면 옥천에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공간이 없어요. 우리 지역에도 키즈카페가 있으면 인근 지역인 영동군이나 보은군 주민들도 굳이 대전에 안 가고 여기서 놀 수 있다는 생각에 만들었죠.”

원더빌키즈카페 정문.출처 : 윤지영 인턴기자
원더빌키즈카페 정문.

■ 자녀를 보며 키즈카페 만들어야겠다 결심해

초등학교 1학년 아들과 7살 딸을 자녀로 둔 정 대표는 이원면에 있는 KBI코스모링크(대표 박한상)에 주야간 교대로 일하며 아내와 함께 키즈카페를 운영 중이다. 만든 이유는 짧고 굵다. 최근에 황사나 미세먼지도 코로나 때문에 마음 편하게 자녀들과 함께 나가 놀 공간이 없었다는 것. 네이버에 등록된 옥천 키즈카페는 원더빌키즈카페를 포함해 총 4곳이다. 인근 지역인 영동군과 보은군은 각각 4곳, 1곳이다.

자녀 반응은 굉장히 좋다. 연년생이라 집에 있을 때 장난감 하나로 많이 싸우기도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사이가 돈독해졌다. 키즈카페에 장난감이 워낙 많아서다. 회사 일을 하다 보니 자녀와 놀 시간이 부족했는데 지금은 일과 육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주변 반응도 뜨겁다. 지난해 12월 5일 개업했을 때는 군 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난 시점과 겹쳐 홍보도 제대로 못 했는데도 손님이 쏟아졌다. 천안, 대전에서 온 손님 중에는 방명록을 작성하다가 타지역에서 왔는데 괜찮냐고 우려를 표하는 손님도 있었다.

손님이 찾는 이유는 다양한 놀이시설에 있다. 100평 정도 면적에 9개의 놀이방은 아이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즐기기에 충분했다. 아이들이 뛰어다니다가 다치지 않도록 ‘안전 매트릭스’도 벽 모서리마다 설치했다. 각 방은 저마다 특색을 갖췄다. 오락실처럼 꾸민 공간부터 인형으로 가득 찬 공간, 운동장처럼 흙이 있는 공간, 피아노 치는 공간, 부모와 함께 가상으로 차 경주를 할 수 있는 공간, 자석을 이용해 낚시할 수 있는 공간, 역할극 할 수 있도록 드레스룸이 갖춰진 공간 등 아이들을 생각한 마음이 곳곳에 녹아 있다. 정 대표는 “보통 두 시간 정도 이용하는데, 더 놀고 싶어서 때 쓰는 경우도 많다”며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많은 곳은 낚싯줄을 밑으로 해서 모형 물고기를 건져 올리는 ‘낚시방’이다”고 말했다.

원더빌키즈카페 실내.출처 : 윤지영 인턴기자
원더빌키즈카페 실내.출처 : 윤지영 인턴기자
원더빌키즈카페 실내 놀이방 및 놀이기구.출처 : 윤지영 인턴기자
원더빌키즈카페 실내 놀이방 및 놀이기구.출처 : 윤지영 인턴기자
원더빌키즈카페 실내 놀이방 및 놀이기구.출처 : 윤지영 인턴기자
원더빌키즈카페 실내 놀이방 및 놀이기구.출처 : 윤지영 인턴기자
원더빌키즈카페 실내 놀이방 및 놀이기구.출처 : 윤지영 인턴기자
원더빌키즈카페 실내 놀이방 및 놀이기구.출처 : 윤지영 인턴기자

■ “준비한 것 많은데 코로나 때문에 아쉬워”

아쉬움도 있다. 개업 전에 부부는 생일이나 기념일에 이곳에서 파티까지 할 수 있도록 공간도 따로 마련하고 음료 만드는 기술과 피자나 와플 등의 빵 굽는 기술도 익혔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계속되며 그 공간을 아직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방문자 작성과 열 체크를 한 뒤 손님을 받고 테이블을 서로 떨어뜨려 놓은 데다가 자체 소독도 하지만 여러 명이 한 공간에 모여 파티까지는 하기 힘들어서다.

개업 전에도 고민이 많았다. 자녀를 생각해 하루라도 빨리 키즈카페를 개업하고 싶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사업이 잘 될 수 있을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됐을 때는 예약제로 운영하다가 지난 25일부터 1.5단계로 낮아지며 지금은 상시 손님을 받고 있다. 그는 “개업도, 홍보도 언제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많았지만, 이 고비만 넘기면 된다는 생각으로 키즈카페를 차리게 됐다”며 “얼른 코로나 백신이 나와서 사람들끼리 거리를 두지 않고 예전처럼 부모와 아기가 같이 뛰어노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 “옥천에 놀이 시설이나 문화 시설 많아졌으면”

정 대표의 새해 소망은 돌봄 센터를 키즈 카페 위층에 만드는 것이다. 삼양초등학교부터 충북도립대학교까지 모두 옥천에서 졸업한 그는 부족한 문화시설에 늘 아쉬움이 있었다. 그는 “기술이 발전해 게임기 같은 새로운 놀이가 있어 새로운형태의 놀이공간이 필요하고, 미세먼지나 코로나 때문에 밖에서 아이들이 마음 놓고 놀기 어렵기 때문에 실내놀이 시설을 갖춰가야 한다.”며 “군 내에 인구가 많이 줄고 있는데, 이런 좋은 시설이 많다고 옥천이 소문나면 타지역에서 왔다 갔다 이동하기도 좋고, 거주자도 많이 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가 가진 자녀 교육관은 뛰어놀며 배우는 ‘스스로 학습’이다. 그는 “항상 아이들에게 남한테 기죽지 말고 밝고 건강하게 하고 싶은 것 하면서 맘껏 뛰어놀라고 한다”며 “어릴 때는 뛰어놀기 좋아하는 나이니까 저도 친구처럼 같이 노는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나중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좋겠어요. 재미를 느껴야 하잖아요. ‘너 뭐 해라’고 강요하면 나중에 싫을 수 있잖아요. 어렸을 때부터 뛰어놀기도 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적성과 흥미를 직접 발견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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