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주사마소 골목 끄트머리 우렁골목쌈밥, 지난 2월27일 개업 문전성시
지용제를 기점으로 많이 홍보, 신선한 쌈채와 우렁이, 깊은 장맛 매력적
아산이 고향인 정성호, 박명희 부부, 옥천에 정착, '옥천 살기 좋아'

 남편 정성호(46)씨는 공사 현장을 다녔고 아내 박명희(47)씨는 학교 앞 분식집을 했다. 충남 아산이 고향이었고 안산에서 잠깐 생활을 했었다. 언니 박윤정씨가 1년 전 이미 정착한 옥천에 한번 와보고 싶었다. 와서 읍내 시가지와 구읍을 쭉 둘러봤더니 살만한 곳이라 단박에 느꼈다. 공장이 너무 많이 들어와 ‘격세지감’과 ‘상전벽해’를 느끼던 아산과 달리 옥천은 옛 고향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처음 왔지만, 왠지 오래전에 살았던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정서적 편안함이 슬그머니 스며들었고 ‘살고싶다’는 바람은 ‘살아야겠다’는 확신으로 어느새 변화됐다. 살고자 하는 확신이 들고 식당을 열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식당 자리가 정말 거짓말같이 눈에 쏘옥 들어왔다. 도로가에 나와 있는 목 좋은 집은 아니었지만, 옥주사마소 골목길 끄트머리 정감있는 아담한 가정집은 식당 자리로 제격이었다. 보은에서 3년 동안 우렁쌈밥을 종목으로 갈고 닦은 언니 박윤정씨가 기술 이전을 단단히 약속했다. 이미 언니는 조치원과 보은에서 쌈밥집을 운영하면서 그 가능성을 일찌감치 타진해본 바 있어서 실패의 확률이 적을 거라 예상했다. 노하우를 빠짐없이 전수받기 시작했다. 언니도 같이 일을 돕는다고 해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었다. 공사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남편 정성호씨가 직접 리모델링을 했고 언니 박윤정씨는 메뉴 구성과 쌈밥 매뉴얼을 전수했다. 식당 대표인 박명희씨는 모든 살림살이를 관장했다. 

 그렇게 2월27일 개업을 했다. 처음엔 식당을 잘 못 찾아서 못 오는 사람이 많았는데 지용제가 식당 홍보를 제대로 한 호기였다. 바로 코앞에서 지용제 행사가 열렸기 때문에 사람이 물밀듯이 들어왔다. 그 때만큼만 잘 되면 바랄게 없겠다 싶었다. 지용제 때 제법 홍보가 된 골목우렁쌈밥은 천천히 사람이 찾아들었다. 또 다시 찾는다는 것은 맛이 이미 입증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밥상이 정갈하고 신선하다. 우렁이 초무침은 입맛을 돌게 만들고 들깨소스 브로콜리, 단호박찜, 나물, 볶음, 전 등 다양한 반찬과 군북면에서 막 바로 공수한 믿을 수 있는 미드미작목반의 쌈채, 조미료를 안 넣고 양파와 마늘을 듬뿍 넣어 만든 된장은 돌솥밥과 어울려서 한상 푸짐하게 건강한 밥상을 만든다. 거기다 메뉴별로 고를 수 있는 메인메뉴, 오리훈제와 제육볶음, 소불고기 등은 취향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멀리서 온 손님 대접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옥천로컬푸드직매장이나 향수마트에서 매일 장을 볼 정도로 신선도를 유지하려고 애를 쓴다. 

 개장 시간은 아침 11시부터 저녁 8시까지. 맨 처음에는 하루도 안 쉬고 일하다가 재충전을 위해서 한달에 두번 첫째, 셋째 화요일은 쉬기로 했다. 통계를 내 보니 그 날이 손님이 제일 적어 그렇게 결정한 것. 

 쉬는 날에는 남편은 낚시하기 좋은 옥천 곳곳으로 낚시를 다니고 아내는 잠시 쉬다가 장사 준비를 시작한다. 남편이 동이면 적하리 등에서 낚시를 하면서 잡은 쏘가리 세 마리도 직접 만든 커다란 유리 수족관에 모셔져 있어 눈요깃거리다. 잡기 힘든 쏘가리와 피라미 등을 잔뜩 잡아와 어항에 넣었다. 

 부부의 옥천 만족도는 단연 엄지척! 정성호씨는 “금강이 관통하고 있는 옥천에 낚시하기 좋은 곳이 많아 흠뻑 빠져 버렸다”며 “옥천으로 이사 온 게 정말 잘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식당을 열면서 살 집을 동시에 구했는데 마침 걸어서 2분도 안 되는 집에 세를 놓아서 얼른 계약했다. 

 우렁골목쌈밥 박명희 대표는 “아산과 안산에 살아봤는데 옥천이야말로 정말 살만한 동네”라며 “뭔가 사람들이 푸근하고 동네도 시끄럽지 않고 조용해 참 좋다”고 말했다. 

 “아산은 현대, 삼성이 들어와서 지역을 다 뒤집어 놓아서 옛 모습을 하나도 찾을 수가 없어요. 그리고 외지 사람들이 워낙 많이 들어와서 고향이란 의미도 이젠 퇴색하고 있구요. 옥천에 와보니 공기도 좋고 산세도 좋고 물도 좋고 이런 데가 없더라구요. 언니하고 남편한테 고맙죠. 언니는 몸이 아픈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동생 하는 일에 자기 일처럼 적극 나서줬고 남편은 바깥에 돌아다니면서 용접하는 것이 주 일이었는 데 안에서 온갖 궂은 일을 다하거든요.”

 “우렁골목쌈밥 많이 많이 사랑해주세요. 돈 많이 벌어 금강가 언저리 마당 넓은 집을 사서 거기서 나중에 제 식당을 한번 크게 열어보는 것이 꿈입니다. 옥천에 오랫동안 살고 싶어요.”

문의)732-9978
주소)옥천읍 향수길 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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