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가까이 금강지하수개발을 이어온 조판식 김향자 부부
아들 조영동 씨가 7년 전부터 가업 이어받아
농업·생활용수에 필요한 지하수, 사후관리까지 철저히

금강지하수개발을 운영하는(왼쪽부터)조영동, 김향자, 조판식

 

공기, 전기, 지하수, 지열, 천연가스. 이들의 공통점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실생활에 쓰이는 소중한 자원이라는 것이다. 특히 땅 속에 흐르고 있는 지하수는 생활용수나 농업용수, 공업용수, 식수로 쓰이는 만큼 없어서는 안 될 생명수라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 지하수의 50% 이상이 작물재배나 수막재배에 쓰일 정도로 농촌에서 유용하게 활용된다. 하지만 빗물이 토양에 스며들어 생성되는 지하수는 느리게 축적되는 특성상 언제나 고갈될 위험이 상존한다. 따라서 기술력과 경험을 두루 갖춘 전문가에게 지하수개발을 맡겨야 한다.

우리고장에는 지하수 계통에 있어 자부심을 품고 일하는 가족 기업이 있다. 바로 문정리에 있는 금강지하수개발이다.

30년 이상 쌓아온 노하우로 수맥을 찾는 데 일가견이 있는 조판식(61) 대표, 공사견적 문의와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아내 김향자(58)씨, 지하수 시공과 사후관리를 맡는 아들 조영동(37)씨가 함께 운영한다. 이들은 환경과 밀접한 일을 하는 만큼 기초 시공부터 A/S까지 소명의식을 갖고 기업을 키워왔다고 힘주어 말했다. 옥천뿐만 아니라 영동, 금산, 보은, 대전, 청주, 논산 등 타지역에서도 지하수 개발 관련 문의가 들어올 정도로 고객들과 두터운 신뢰를 쌓아온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지하수개발의 기본은 ‘수맥’ 찾기

“지하수개발을 한 지 30년도 넘었죠. 친형님이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지하수개발을 오래 해왔거든요. 제가 무역업을 하다가 형님이 이쪽 일을 해보라고 권유해서 시작하게 됐죠. 저희는 가족 기업이고, 직원들까지 하면 6명 있어요. 이 사업을 하려면 시추기능사나 토목기사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데 세 명 다 자격증도 있고 다 기술자죠. 아들은 대를 이어서 하려고 들어왔는데 처음에는 미숙하니까 제가 많이 혼내기도 했죠. 작은 업체이지만 대기업이 책임지는 것처럼 혼신을 다해 키워왔습니다.” (조판식)

이원면 개심리가 고향인 조 대표는 친형 밑에서 일을 배울 때 제주도나 울릉도, 외국에 나가서 지하수 공사 현장을 따라갔다. 산 위에 있는 전화기 송신 관제탑이나 미군 기지까지 물불 안 가리고 찾아갔다. 지금도 외지 일을 많이 나가지만 가능하면 옥천 인근에 있는 지역 위주로 나간다. 이렇게 외지 일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수맥을 찾는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어디에 수맥이 닿는지, 물량 확보는 얼마나 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건 온전히 지하수개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감이 온다고 설명했다.

■ ‘물 개발해줘서 고맙다’ 할 때 보람 느껴

“아버지 밑에서 일한 지 7년 됐어요. 예전에 경기도에서 화물차 관련 일을 4년 했는데요. 어머님이 같이 일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해서 들어왔어요. 처음에는 일이 생소하니까 정신없었죠. 편한 일을 하다가 말 그대로 노가다 일에 뛰어든 거니까 몸에 익숙해지는 데 5~6년 걸렸던 것 같아요. 파이프, PVC, 모터펌프, 수중모터, 수중케이블... 지하수개발에 쓰이는 물품들이 워낙 다양하니까 시공할 때 바로바로 대처하려면 기능을 다 알고 있어야 해요.” (조영동씨)

대도시에서 생활하다 옥천으로 돌아온 조영동씨는 20대 초반에 결혼해서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초등학생 아들과 유치원에 다니는 딸, 이제 두 돌이 안 된 아들까지 세 자녀를 둔 어엿한 아빠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즐겁고, 빡빡하지 않은 옥천 생활에 편안함을 느낀다고 한다. 그는 다년간의 경험으로 어느 정도 일이 숙달돼 안정감을 찾았다. 겨울철 동파로 지하수에 문제가 생기면 주말에도 출장 나가는 일이 빈번하지만, 고장난 걸 고칠 때 어르신들이 고맙다고 얘기해주면 보람을 얻는다고 한다.

“시골 다니면서 어르신들을 자주 보잖아요. 아들이 작업하고 가면 어르신들이 사무실에 들르시면서 ‘아들이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일을 잘 한다’고 얘기해주세요. 말 한마디 따뜻하게 건네는 걸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겨울에 난방이나 보온 이런 것도 잘 설명해주고, 여름에 낙뢰가 떨어지면 시내는 큰 건물이 흡수해주지만 시골은 그렇지 않으니까 그런 안내도 잘 해주고요. 아버지한테 혼나고 힘들게 배웠는데 시간이 지나서 그런 얘기를 들으니까 부모로서 뿌듯하고 마음이 편안하죠.” (김향자씨)

■ 지하수는 개인 소유가 아닌 국가 자원

김향자씨는 시공 초기 단계부터 민원 발생 여부를 고려해 공사에 착수한다고 말했다. 보통 비닐하우스가 밀집한 지역은 지하수를 뽑아내는 대수층이 비슷하게 형성돼있다. 그래서 동시간대에 사용하면 주민들끼리 시시비비가 붙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이렇게 농업에 필요한 지하수의 보존·관리는 그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김 씨는 앞으로 국가 차원의 물관리 정책과 규제가 더 많아질 거라고 내다봤다.

“지하수법이 처음 생긴 게 아마 1997년도일 거예요. 법이 개정되고 보완되면서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죠. 저희는 정말 그거 생각해요. 지하수는 공적 자원이잖아요. 어느 지역에 가면 지하수가 고갈한 데도 있고, 예전에 100이 나오면 60~70만 나오는 곳도 있거든요. 물이 귀한 지역이 많아졌어요. 본인 땅이니까 개인 명의로 지하수를 쓰고 있지만, 국가 자원이니까 소중히 다뤄야 한다는 걸 인지하면서 일을 하죠.” (김향자씨)

“원래 지하수는 개인 게 아니에요. 우리나라 자원이지. 예를 들어 석유를 시추하면 석유가 내 것이 아닌 것처럼 지하수도 똑같이 봐야 하는 거예요. 예전에는 신고도 안 하고 지하수를 팠는데 90년대 중반 지나가면서 지하수개발 허가·신고하는 게 생겼지.” (조판식씨)

■ 모두의 도움이 필요한 지하수 관리

금강지하수개발은 1년 365일 사후관리를 한다. 어떤 업체는 고장 났다는 전화를 안 받는 사례도 있지만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고 해결해주고 있다. 용도에 따라 다르지만 지하수를 개발하면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15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조 대표는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지하수 수명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관리를 소홀히 하시는 분들은 겨울철에 다 얼어요. 시골 가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직접 못 하시니까 도와드리러 가죠. 가보면 허술한 집이 많아요. 그럴 땐 우리가 돈을 받을 수가 없어요. 몇 년 전만 해도 읍내에 동파되거나 고장 나는 일들이 정말 많았죠. 지하수개발도 경기 영향을 받으니까 요즘 어려움이 많아요. 소상공인들과 똑같아요.” (조판식씨)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동파가 됐다는 문의 전화가 사무실로 걸려왔다. 조영동씨가 출장을 나갈 준비를 금방 마쳤다.

마지막으로 이들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지하수를 아껴서 잘 활용했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먹는 물이잖아요. 농업용수로 재배하는 작물들도 결국 우리 몸으로 다 들어와요.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오염되지 않게 잘 관리해서 썼으면 하는 바람이죠. 물은 깨끗이 써서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자원이니까요. 앞으로도 꾸준히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성실하게 시공하고, 철저하게 사후관리 하겠습니다.”(조영동씨)

주소 : 옥천읍 동부로 74, 금강지하수개발

문의 : 733-2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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