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의 나이도 소아마비도 그의 운동열정을 막지 못한다
환갑의 나이도 소아마비도 그의 운동열정을 막지 못한다
  • 윤지영 인턴기자
  • 승인 2021.01.2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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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면 자전거, 탁구면 탁구, 배구면 배구 못하는 게 없는 신준호씨
하루 100킬로미터 자전거 일주는 기본, 탁구동호회 회장도, 옥천 좌식배구의 핵심
좌식배구팀 일주일에 두번씩 진천 가서 운동, 옥천 장애인체육관 건립 절실
현대해상 옥천지점 신준호(61)씨.

어릴 적부터 앓았던 소아마비도 그의 운동에 대한 열정을 꺾지는 못했다. 그에게 운동은 기쁨이었고, 열정이었고, 생활이었다. 

매일 자전거를 타고, 하루에 100킬로미터에 달하는 옥천-보은-영동-금산을 도는 지역 일주를 하고, 옥천에서 부산까지 1박2일 일정으로 내려가고, 제주로 2박3일 자전거를 타는 그 모습은 영락없는 자전거 선수다.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아마추어 탁구 선수다. 나이스 탁구동호회 회장을 맡았을 만큼 탁구에 대한 열정도 그에 못지 않다. 그리고 최근 몇 년 새 푹 빠져버린 운동 배구를 빼놓을 수 없다. 장애인좌식배구는 옥천이 대회에 나갔다하면 언제든 충북도에서 우승을 하여 전국대표로 나가는 일원에는 반드시 그가 있었다. 장애인좌식배구 최고참 선수, 팀을 아우르는 정신적 지주이기도 한 신준호(61, 옥천읍 문정리)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금은 환갑의 나이에도 현대해상 옥천지점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자전거는 거의 생활이다시피 했어요. 저는 빨리 달리지는 못하지만 오래 달리거든요. 제 페이스대로 어떤 고갯길도 넘을 수 있어요. 주말에는 옥천을 거쳐 보은 원남을 지나 영동 심천을 지나 금산 제원을 거쳐 다시 옥천에 돌아오는 90킬로미터 코스를 돌기도 해요. 한나절이면 금방 돌거든요. 군데군데 식당서 점심도 먹고 혼자 천천히 달리는 게 제법 재미나답니다. 탁구는 이제 좀 줄이려고 해요. 자꾸 하다보니 욕심이 생겨 공을 받으려 하다가 다치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7년전 시작한 좌식 배구는 여럿이 하는 운동이라 재미가 들렸어요. 그래서 요즘 자전거는 개인운동으로, 여럿이 하는 운동은 좌식 배구를 하면서 일주일을 재미나게 보낸답니다.”

신준호 씨와 옥천 좌식배구 팀원들.

■ 여러 운동을 거치다 좌식배구에 입문

약 7년 전, 옥천군 좌식 배구 팀은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 신 씨에게 함께 하자며 제안을 했다. 신 씨도 이 제안을 흔쾌히 승낙했다. 그렇게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좌식 배구. 신 씨는 현재까지도 옥천 좌식 배구의 쾌거를 이루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 장애를 가지고 있는 장애인들이 배구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스포츠 ‘좌식배구’. 앉아서 경기를 한다고 쉬울 것이란 생각은 버리자. 좌식 배구는 볼을 받는 순간에 엉덩이가 바닥에서 떨어져 있으면 반칙이 된다. 양 발이 자유로워도 어려운 종목인데 움직임에 제한이 있다면 더욱 어려울 것. 그 외 네트 150cm, 코트 10m X 6m를 제외하곤 6인제 배구와 거의 동일한 규칙을 적용한다. 그렇기에 좌식 배구는 일반 입식 배구만큼이나 까다롭고 어려운 종목이라 볼 수 있다.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좌식 배구는 장애인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아니다. 도민체전에서는 비장애인도 최대 2명까지 함께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장애인-비장애인 통합 운동이자 경기인 셈이다. 

장애인의 경우 선수 출신의 출전이 가능해 고등부, 대학부에서 운동 하다 부상을 당한 선수들도 좌식 배구를 함께 하고 있다. 체육관에서 여러 사람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하나로 뭉쳤다. 신 씨도 좌식 배구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여러 사람과 소통할 수 있어 좋다.’라고 말했다.

옥천 좌식배구 동호회는 현재 코로나의 여파로 연습이 어려워졌지만 지난달 말까지 월, 목 7시부터 9시까지 진천에서 열띤 연습을 이어오고 있었다. 지도자로는 유두희 코치가 있다. 

옥천 좌식 배구 팀은 매년 충북 대표로 전국 대회에 출전한다. 충북 도민체전의 우승 후보 역시 사람들은 백이면 백 입을 모아 옥천의 우승을 예상한다. 그런 옥천 좌식 배구 팀의 라이벌로는 청주와 음성이 있지만 치열한 경쟁 끝에 언제나 옥천이 우승 자리를 차지한다고.

우승을 빼앗기기 않으려고 늘 연습을 한다.  체육관인 진천까지는 약 1시간 거리. 신 씨는 저녁 6시에 집을 나선다.

먼 거리를 오가는 것이 불편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옥천의 체육관에서는 이미 여러 생활체육팀들이 자리를 꿰차고 있어 주 1회도 이용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옥천의 많은 생활체육팀이 활성화되어 있는 만큼 다양한 체육 시설의 확보가 필요하다. 다행히 앞으로 옥천에 장애인 체육관이 지어질 예정이라고. 

“지금은 코로나19 시국이라 운동을 잠시 쉬고 있지만, 우리 팀원들은 거의 매일 운동을 하고 싶어하죠. 그런데 운동 연습을 할 마땅한 공간이 옥천에 없어요. 생활체육관은 배구 이외에도 배드민턴도 하고 그래서 좀처럼 짬이 나지 않죠. 제일 좋은 것은 장애인 전용체육관이 생기는 것이 제일 바람직하지만, 그 전에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좌식배구를 연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거죠.”

그의 운동에 대한 열정과 활약은 어떤 편견과 선입견을 순식간에 불식시킨다. 또한 장애인체육의 구조적 문제까지 접근하게 만든다. 

“많은 장애인들이 집안에서 나와서 마음껏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적 인프라와 프로그램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오죽하면 진천까지 가겠습니까. 가까운 지역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지역의 인프라가 하루 빨리 보완되었으면 하는 바람 가져봅니다.”

직장에서 양복을 입은 채 만난 그는 영락없는 고참 회사원 같아 보였지만, 넥타이 안에 숨겨진 열정이 있었다. 자전거로 다져진 몸, 탁구로 인해 단련된 민첩성, 배구로 훈련된 협업운동까지 그의 몸은 누구보다 건강했다. 눈이 오거나 비가 오면 집 안에서 자전거 롤러를 탄다는 그는 장애인 체육의 지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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