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권역 손에 꼽는 실내 승마장 ‘블루홀스’ 김정호-김종철, 2대 부자(父子) 운영
승마, ‘전신운동’ 뿐만 아니라 ‘마음 치유’도
“군 지원 ‘체험학습’ 통해 학생들 많이 접했으면”

몸으로 배운 건 까먹지 않는다. 특히 어렸을 적 배운 운동은 성인이 되어서도 몸이 기억할 때가 많다. ‘경험’도 마찬가지다. 어렸을 적 ‘한 번 해본’ 기억이 있으면, 성인이 되고 난 뒤 도전하기 훨씬 수월하다. 옥천 학생들에게 ‘말’과의 추억을 선물하고픈 부자(父子)가 있다. 동이면 블루홀스승마센터를 운영하는 아버지 김정호(63), 아들 김종철(36) 씨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승마의 즐거움을 깨닫고, 훗날 성인이 되어서도 승마를 즐겼으면 좋겠다는 게 이들 부자의 소망이다. 지난 1월21일 찾은 블루홀스승마센터에서 ‘말’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었다.

동이면 금암리에 위치한 블루홀스 승마센터의 김정호 대표와 김종철 센터장./ 실내 승마장이 마련돼 있어 더욱 쾌적하게 승마를 즐길 수 있다.
동이면 금암리에 있는 블루홀스 승마센터의 김종철 센터장과 김정호 대표(사진: 윤지영 인터기자)

■ 한우 축사였던 곳이 ‘손에 꼽는’ 승마센터로

2014년 청마(靑馬)의 해에 문을 연 블루홀스는 충청권역 손에 꼽는 승마 센터로 자리매김했다. 일반인을 위한 체험장과 중·고급자를 위한 실내 마장이 분리돼 있다. 사시사철 날씨에 영향받지 않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실내 시설이 장점이다. 센터가 보유한 말 15마리와 외부에서 들어온 조련용 말 20마리, 연간 40마리 정도의 말을 수용하고 있다.

쾌적한 실내 마장 시설 덕분에 청주와 대전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다. 최근엔 경북 봉화에서 국가대표가 목표인 청소년 선수가 옥천에 숙소까지 잡고 배우러 온다고 한다.

한우 축사를 운영했던 아버지 김정호 씨는 “평소 ‘사람이 왔다 가면 흔적이라도 남겨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해왔다”며 “당시 충청권에 쾌적한 실내 승마장이 없다는 걸 알고 ‘한번 제대로 세워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말’ 공부를 시작한 아버지 김 씨. 마사회와 제주도 등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승마 센터를 준비했다.

객지에 나가 있는 아들 김종철 씨를 옥천으로 불러들였다. 건축공학을 전공해 건설 회사에 다니던 그는 아버지의 ‘승마센터’ 사업 제안이 처음엔 “황당했다”고 한다. 하지만 평소 옥천에서 ‘의미 있는’ 사업을 하고 싶으셨던 아버지의 뜻을 알기에 고향으로 돌아오기로 했다.

김종철 씨가 승마 기초를 떼는 데는 3년이 걸렸다. 남들보다 3~4배 더딘 속도였다고. 김 씨는 “‘이 길이 아닌가?’ 생각도 많이 하고 센터를 차려놓고 좌절도 많이 했다”며 “그렇게 바닥에서 깨지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승마 실력이 확 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고군분투 끝에 지금은 대회에 나가 입상도 하고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을 딴 승마 전문가로 거듭났다.

동이면 금암리에 위치한 블루홀스 승마센터의 김정호 대표와 김종철 센터장./ 실내 승마장이 마련돼 있어 더욱 쾌적하게 승마를 즐길 수 있다.

■ 몸과 마음 모두 ‘힐링’ 되는 승마

승마는 온몸을 써야 하는 전신 유산소 운동이다. 위아래로 움직이는 말에 맞춰 몸을 계속 움직이고 호흡해야 한다. ‘말 타는 게 그렇게 힘든가?’ 의문이 들 수 있지만, 한겨울에도 땀이 흠뻑 날 정도다. 승마는 몸 전체 밸런스를 잡아주고 척추기립근과 하체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 또한 위장장애도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승마는 ‘마음 근육’도 키워준다. 교감 능력이 탁월한 말과의 소통은 마음 안정에도 효과가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말과의 교감을 통한 심리치료인 ‘호스 테라피’가 흔히 알려져 있다. 아이들의 리더십과 배려도 말과의 관계를 통해 향상될 수 있다. 김종철 씨는 “말은 겁도 많고 예민한 동물이라 사람이 케어해줘야 할 부분이 많다”며 “청소년들이 말에게 의지하고, 때로는 말을 챙겨주기도 하면서 성숙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유소년 승마단을 운영하는 지자체나 학교는 많다. 충북 청주와 충주, 충남 홍성군 등 인근 지자체에서는 유소년 승마단을 창설해 승마를 생활 체육으로 육성하는 중이다. 현재 우리 군에서는 승마 관련 단체가 없다. 김 씨는 “동이초등학교에서 유소년 승마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알고 있다”며 “군에서도 유소년 승마단을 창설해 지속적으로 청소년들이 승마를 접할 기회를 제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이면 금암리에 위치한 블루홀스 승마센터의 김정호 대표와 김종철 센터장./ 실내 승마장이 마련돼 있어 더욱 쾌적하게 승마를 즐길 수 있다.
동이면 금암리에 위치한 블루홀스 승마센터의 김정호 대표와 김종철 센터장./ 실내 승마장이 마련돼 있어 더욱 쾌적하게 승마를 즐길 수 있다.
블루홀스승마센터에서 키우는 백마

■ 초중고 ‘체험학습’ 통해 학생들 무료로 경험 가능

일반인이 센터에서 10번 기승하는 데 드는 금액은 55만 원이다. 기승 시간은 45분으로, 준비 시간을 포함하면 대략 1시간 정도 걸린다. 학생은 10% 할인이 적용된다. 일반인들이 ‘손쉽게’ 접하기에 경제적으로 부담되는 금액일 수 있지만, 승마장 유지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김종철 씨는 “시설 관리부터 사료값, 말 관리비, 인건비 등 승마장 유지비용이 많이 들어 이용 가격이 다른 운동보다 비싼 건 사실”이라며 “그래도 다른 곳보다는 매우 저렴한 편이라 가끔 주변 승마센터에서 ‘가격 좀 올리라’고 연락이 온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다른 운동보다 비싼 가격 탓에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한 홍보 효과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고민 끝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 승마 프로그램을 확대하기로 했다. 어릴 때 승마를 경험해보면 나중에 어른이 돼서도 승마를 자연스레 찾게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김 씨는 “단기간 홍보 효과를 기대하기보다, 학생들이 자주 승마를 체험해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게 승마가 생활 스포츠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옥천 내 초중고 학생들은 군과 교육지원청에서 지원하는 ‘지역사회체험학습’을 통해 승마 체험을 무료로 경험할 수 있다. 교원이 승마 체험 학습을 신청하면, 학생들은 자부담 없이 10회 기승이 가능하다. 김 씨는 “군내 모든 학교에서 승마 체험을 모집 받았다”며 “올해도 추진할 예정이니 옥천 학생들이 이 기회를 꼭 활용해 승마를 경험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승마장을 찾는 손님들이 더욱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센터 내 카페도 만들 계획이라는 아버지 김정호 씨. 더 큰 목표는 옥천이 ‘말을 사랑하는 지역’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는 “우리 지역이 경기도 용인·화성·이천처럼 ‘말 산업 특구’로 지정되면 마사회 등 정부 재정을 통해 승마 교육 지원이 더욱 활발해 질 수 있다”며 “앞으로 우리 옥천 지역이 말 산업 특구로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소: 동이면 옥천동이로 711-13

운영시간: 오전 9시~ 오후 6시 (월요일 휴무)

전화: 043-733-0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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