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사천사모’에서 준비한 금반지,
안내면에서 태어난 아이 4명,
돌 맞아 선물

안사천사모(안내면을 사랑하는 천사들의 모임)’가 지난해 출생한 신생아에게 돌 반지를 전달하고 있다.출처 : 안내면주민자치위원회
안사천사모(안내면을 사랑하는 천사들의 모임)’가 지난해 출생한 신생아에게 돌 반지를 전달하고 있다.출처 : 안내면주민자치위원회

대청호의 맑은 물이 흐르는 청정 안내면에서 올해 4명의 건강한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아기 탄생의 기쁨과 감사함을 전하는 안내면의 천사들, ‘안사천사모(안내면을 사랑하는 천사들의 모임)’ 회원들은 신생아에게 돌 반지를 선물하며 즐거움을 공유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해가 넘어간 1월 22일에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최소 인원만이 참석한 가운데 장아영(여·월외리), 최아린(여·오덕리), 김도현(남·율티리), 박서준(남·동대리) 4명의 신생아에게 금반지를 선물했다.

지난해 1월11일 세상의 빛을 본 장아영의 어머니 이경아(30·월외리)씨는 “생각지도 못한 마을 사람들 축하에 너무 감사하고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전에서 살다가 부모님 건강 문제로 7년 전 안내면으로 온 그에게 아이를 위한 28만원치 ‘금반지’는 선물 그 이상이었다. 아이를 위해 돌잔치를 예약했다가 코로나19로 5인 이상 집합이 금지돼 가족끼리만 작게 기념 축하를 하고 끝냈는데, 생각지 못하게 마을 사람들의 축하를 받게 된 것이다. 대전에서는 느끼지 못한 경험이었다.

“저희 아버지가 처음 연락받았는데 되게 좋아하시더라고요. 저도 신기했어요. 금반지까지 주실 줄 몰랐거든요. 요즘 금값이 워낙 비싸잖아요. 친척이나 아는 사람도 없는 상태에서 왔는데 마을 분들이 같이 축하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그는 대도시보다 시골이 청년을 위한 지원책이 더 많다고 했다. 마을 사람들이 아이를 보면 다들 너무 이뻐한다고도 말했다. 이번에 받은 금반지와 장미꽃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아이 손에 꼭 들어간 금반지 사진과 장미꽃 사진, 그 속에 넣은 ‘옥천군에서 짱아 돌 반지 주셨다... 옥천 짱’이라는 문구를 보고 주변에서 부럽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그는 “대전은 출산축하금이 적은데, 옥천에 오니까 200만 원이나 지원받았다”며 “대전에 계신 시어머니와 친구들에게 자랑했는데 다들 신기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직장이 대전이라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대전에 있는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데, 아이가 크기 전까지는 옥천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요즘 어린이집에서 일어나는 아이 학대나 돌봄 문제도 많잖아요. 저도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자랐거든요. 자연환경이나 사회환경이 좋은 안내면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 갈수록 아이가 줄어드는 건 마을의 고민

2004년 결성된 ‘안사천사모’ 회원은 현재 102명이다. 매월 1천4원씩 회원들이 기금을 모아 지난해 태어난 아이까지 16년간 74명 아이들에게 반지를 전달했다. 안내면주민자치위원회 전상현 위원장은 “안내면에서 태어난 소중한 아기들과 가족들에게 행복한 추억이 됐으면 좋겠다”며 “더 많은 아이들이 안내면에서 기쁨의 순간을 매년 누리기를 희망한다”고 소망을 전했다.

하지만 갈수록 반지 선물을 받는 아이들이 줄고 있다. 마을의 가장 큰 고민이다. 2004년부터 ‘안사천사모’에서 활동한 김동엽(옥천읍) 회원은 “먹거리가 줄다 보니 국가 전체적으로 출산율이 낮아지는 문제라 안내면만의 고민은 아니지만, 면에는 청년들이 훨씬 줄어들고 있어 앞으로 걱정이다”고 말했다.

‘안사천사모’ 회원들은 해결책을 하나 더했다. 지난 2018년부터 안내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입학생에게 ‘꿈나무 통장(각 10만원)’을 전달하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2월에도 4명의 초등학교 입학생들에게 ‘꿈나무 통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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