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 번 만13~15세 7만원, 만16~18세 10만원 지급 예정
향수OK카드로 지역 연계도 기대

정지영 담당자
정지영 담당자

“가계 사정이나 부모 가치관에 따라 ‘용돈’은 후순위로 밀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청소년에게는 교우관계를 형성하고, 자기결정권을 주는 소중한 수단입니다. 청소년 수당은 청소년이 자신의 권리를 찾고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옥천군청소년수련관 청소년팀에 ‘청소년 수당’ 담당자가 생겼다. 바로 정지영 담당자(39, 가화리)다. 군청소년수련관 청소년팀은 2019년 열린 충북동남부4군 청소년정책토론회에서 청소년 당사자들이 ‘바우처 카드’ 이야기를 꺼냈을 때부터 청소년 수당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지난해 우리 고장에서 열린 청소년기본소득 공론장과 옥천군의회 유재목 부의장의 청소년 바우처 조례로 청소년 수당 정책은 활력을 얻었다.

청소년 수당은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현금을 지급하는 기본소득과 맞닿아 있다. 옥천군은 1년에 한 번 만13~15세 청소년에게 7만원, 만16~18세 청소년에게 10만원을 향수OK카드로 지급하는 것으로 포문을 열었다. 현재는 보건복지부의 협의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 마무리되면 올해 4~7월 조례 신설 및 예산반영을 통해 하반기 내에 시행할 계획이다.

■ 향수OK카드 접목 … 지역과 연계

정지영 담당자는 “향수OK카드를 통해 지역과 청소년이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며 눈을 반짝였다. 재난지원금 등으로 이미 효과를 보았던 카드형 지역화폐가 청소년 수당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판단이다. 

앞서 청소년 바우처 정책을 시작한 전북 김제시에서는 만16~18세의 청소년에게 매월 10만원 이내의 포인트를 청소년드림카드로 지원한다. 경남 고성군은 만13~15세 청소년에게 월 5만원, 만16~18세 청소년에게 월 7만원을 청소년 꿈키움 카드로 지급한다. 옥천군의 경우 연 1회 지급으로 금액은 적지만, 바우처보다 사용처가 훨씬 다양하다는 특징이 있다.

그는 “지역소비를 통해 ‘지역’을 알아가는 것은 물론 지역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본인 명의로 수당을 지급받고 휴대전화 앱을 통해 소비습관도 형성할 수 있고, 분실 위험도 적다”고 말했다. 이어 “1년에 한 번으로 시작해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시스템을 구축하고 매달 지급할 때 청소년 수당의 긍정적 효과가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향수OK카드 발급 연령이 14세이상인 만큼 13세 청소년에게는 제약이 있다. 2018년 금융위원회와 금융 감독원이 ‘카드이용 관련 국민 불편 해소방안’을 통해 만 12세 이상이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향수OK카드를 담당하는 코나아이와 계약 당시 약관은 만14세 이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 약관이 개정되지 않는 한 13세 청소년은 어쩔 수 없이 지류형 지급이나 보호자가 대신 발급해 준 카드에 충전하는 방식 등을 고려하고 있다.

■ 청소년기 관계와 자아형성 돕는 수단 … 지역문화 형성도 기대

청소년 수당은 단순히 금전적 지원이 아니다. 경제적 자립이 어려운 청소년이 관계를 형성하고, 자기 결정권을 갖도록 만드는 수단이다. 정지영 담당자는 청소년 수당이 용돈의 차이에 따른 불평등 완화를 통해 ‘친구들과 함께 무엇을 할지’ 논의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봤다.

지역에 대한 청소년의 유대감, 청소년 정책을 고민하는 지역문화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기도 했다. 그는 “지역에서 벌어지는 논의를 통해 다시 한 번 지역과 ‘청소년의 시각’에 대해 생각해보았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할 때마다 달라고 하는 것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의 의미가 청소년들에게 많이 다르다는 것을 어른들이 생각해야 한다”며 “청소년 수당은 건물을 짓는 것처럼 대규모 자금이 들지 않으면서 청소년 본인과 지역이 연결될 수 있는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군 단위라고 못할 일이 아니며 오히려 지역에 대한 애정을 가져오는 정책이 될 것이라는 정지영씨. 그는 향후 청소년과 지역이 모두 ‘행복한 곳’이 되도록 청소년 수당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다.

우리 고장에 처음 생긴 청소년 수당 담당자, 청소년 수당이 청소년과 지역이 더 행복한 옥천을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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