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문향] 한순간에 바뀌는 것
[지용문향] 한순간에 바뀌는 것
  • 옥천닷컴
  • 승인 2021.01.15 13: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하연

내가 지금 사는 동네는 내가 태어나고서 쭉 살았던 동네다. 우리 동네는 예전에 군인들이 살았다고 해서 이름이 군인주택이다. 지금은 군인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도 군인주택이라고 불린다. 우리 동네는 언덕이라 집까지 갈려면 산을 하나 넘는 기분이 든다. 걷다 보면 다양한 집들이 있고 밭에서는 식물들이 자라고, 그 옆에는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벽화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렇게 나는 우리 동네가 변해가는 모습을 봐왔다. 예전에는 없던 벽화가 생기고, 지금까지 사람이 살던 집은 없어져 밭으로 만들어지고, 작은 슈퍼가 편의점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계속 바뀌어 가는 우리 동네가 싫어 진다. 뿐만 아니라 인식까지 변화하는 것 같다고 느껴졌다. 어릴 때는 이웃집 사람들을 보면 인사하고 음식도 나눠주면서 더불어 살아 가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러한 변화된 모습을 지켜봐 온 나는 한 번도 이사를 간적이 없었기 때문에 앞집에 살던 사람들이 이사를 가는 모습을 몇 번이나 봐왔다. 그러면서 나는 나랑 같이 놀아줬던 언니, 오빠가 이사를 오는 순간과 이사를 가는 순간을 지켜봤었다. 언니, 오빠가 이사를 온 순간은 너무 좋았다. 그래서 앞집 언니와 친해졌을 때는 진짜 너무 든든한 지원군이 생기는 기분이 들었다. 언니가 이사를 와서 친해지고 같이 밥도 먹고, 집에서 놀기도 하고 학교 등학교를 같이 하고, 태권도도 같이 다녔는데 언니가 이사를 가서 모든 것이 사라졌다. 우리 동네가 내 친구를 내쫓는 기분이었다. 같이 놀던 언니가 사라진 그 집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이 너무 싫었다.

나는 언니가 사라지고부터 우리 동네가 더 변화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느꼈다. 언니가 이사를 가고 나서부터 우리동네에는 나와 놀아줄 또래친구가 없었고, 내가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가치관이 변하였다. 나는 계속 변하는 게 너무 싫었다.

그래서 그때는 나조차도 싫어했다.

나는 지금 있던 것까지 사라질까 무서워서 모든 것이 바뀌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이것조차 1초에 한번은 바뀌고 있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