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연

내가 아침에 눈을 뜨는 이유는 하루하루가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하루가 시작되면 어차피 시간은 흐르고, 지나면 하루가 끝나 있을 테니 나는 하루의 끝을 보려고 아침에 눈을 뜨고 하루를 살아간다. 나에게 시간이 느리게 가는 평일의 아침은 알람 소리로 분주하게 시작하고, 학교 생활은 피곤하게 끝난다. 또 나에게는 엄청 빠르게 지나가는 주말은 알람 소리 없이도 눈이 떠지고, 모든 생활을 평화롭게 시작하고 끝낸다. 나는 어쩌면 주말을 기다리며 평일을 보내는 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완전히 다른 평일과 주말의 공통점은 항상 졸리다는 것이다. 하지만 졸린 주말은 행복하고 졸린 평일은 더 졸릴 뿐이다. 나의 하루는 잠으로 시작해서 잠으로 끝난다. 하루도 안 빠지고 말이다. 나는 잠에서 깨어나서 하는 모든 일들이 잠자는 것보다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24시간동안 깨지 않고 자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날이 길어질수록 미래에 대한 불안은 계속 커져만 간다. 나에게 꿈은 있지만 그것을 이루기 위한 목표가 없다. “나는 꿈이 있어. 꿈이 없는 사람들과는 달라. 나는 노력만 하면 돼”라고 내 비위만 맞추면 나에게 구체적인 목표가 생길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텅 빈 꿈만 생겨 나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고 있다. 행복하지 않으면 행복한 척을 하고, 웃을 일이 없으면 안 웃겨도 웃고 있다. 이런 만들어낸 감정들이 나를 더욱 지치게 하고, 힘들게 한다. 다른 사람들은 나에게 꿈이 있어 좋겠다고 하는데 사실 내 꿈에 확신이 가지 않아 혼자 방황한다. 나는 하고 싶은데 내가 해내지 못할까봐 그 꿈을 망설인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아침에 꿈에 더욱 가까워지기 위해 일어나 보려고 한다. 내 꿈이 아침에 일어나는 빛처럼 밝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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