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 (인턴기자)

‘옥천신문’은 언론학을 전공했던 학생으로 수업 시간에 왕왕 언급되던 우수한 매체였다. 4학년 1학기를 마칠 때 쯤 인턴십 공고에 올라온 수많은 기업 중 옥천신문이 눈에 띄었다. ‘복사’만 하다 오는 인턴십이 많았기에 옥천신문에 인턴의 역할이 무엇인지 신문사에 물었다. “직접 기사도 쓰고, 취재도 하고, 교정도 보죠”라는 답변이 왔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옥천신문에서 인턴십을 시작하게 되었다.

무더운 여름이었다. 길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을 취재하는 ‘옥길만사’가 기억에 남는다. 학교가 끝난 뒤 금구천에 모여 가방을 한쪽에 던져두고 바지만 입고 수영하는 아이들을 만났다. 어린 시절 ‘짱뚱이 만화책’에서 보던 장면이었다. 도시의 어떤 아이들보다 행복해 보였고, 건강했다.

샤인 머스켓이 무르익을 때쯤 단독 취재가 시작되었다. 옥천 장터와 오크지(얼굴 있는 배달 잡지) 발행을 위해 지역 소상공인을 만나 인터뷰를 하였다.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하였다. 

로컬푸드 직매장에 고구마가 나올 때쯤 옥천 읍내를 걷다 보면 아는 사람들을 꽤 만났다. 취재원도 생기기 시작했다. 제보가 들어와 취재를 나가기도 했다. SNS를 활용하여 옥천으로 돌아온 청년들을 취재하였다. 다양한 사정과 목적을 가지고 귀향한 청년들이었지만, 모두 옥천을 떠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인턴십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집 근처에 재개발로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섰다. 인도에는 불법 주정차가 가득하여 장애인은커녕 일반인도 걷기 힘들었다. 시청에 민원을 넣었지만 큰 실효를 얻지 못했다. 우리 지역에도 옥천신문 같은 지역 언론이 있었다면 제보했을 텐데, 취재가 이뤄지고 지역이 조금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바뀌었을 것으로 생각했다. 지역을 잘 알고 있는 기자, 이웃인 기자에게 우리 동네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공론화하고 싶었지만 마땅한 매체 없이 살아가고 있다. 언론학을 배우며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난다. “지역 주민에게는 지역의 이야기가 가장 큰 사건이고, 중요한 일이다” 내가 사는 지역에는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를 실어줄 마땅한 매체가 없다.

“옥천은  앞으로도 살기 좋은 지역이 될 것이다” 이는 막연한 낙관주의가 아니다.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주민들은 옥천신문을 통해 현실을 냉혹하게 받아들일 수 있고, 건강한 공동체 활동이 있어 주민들이  굳은 신념을 가지고 지역의 여러 문제점을 해결해 나갈 것이다. 옥천신문 인턴십을 하며 배려해주시고, 성장의 기회를 주신 임직원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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