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개발공사, 6년 간 연탄 3만 장 지역 소외계층에 기부
대표와 노동자들이 합심에 지속 아름다운 협력 사례

 

새벽 5시면 일터로 나서는 사람들이 있다. 한파에 폭설까지 겹쳐 날씨는 춥고 길은 미끄럽지만, 지역의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그들은 매일 추위를 견뎌낸다. 늘 밖에서 일하기 때문에 추위가 주는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일까. 지난 6년 동안 소외계층에 연탄을 나누어 오고 있었다. ㈜한일개발공사에서 일하고 있는 환경미화원들의 이야기다.

쓰레기수거업체 ㈜한일개발공사는 지난해 12월 중순 연탄 6천장(약 500만원 상당)을 지역 소외계층 20가구에 전달했다. 2015년에 시작하여 6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연례행사로, 지금껏 기부한 연탄 개수만 약 3만장에 이른다. 노동자 20명이 한 달에 1만원씩, 일 년에 240만원을 모은 뒤, 대표가 300만 원가량을 보태 연탄 6천 장 가격을 맞추는 방식으로 기부를 한다. 회사 대표, 노조 조합원, 비조합원 등 전체 임직원이 나선 ‘합동작전’인 셈이다.

지난해 12월 중순에 전 임직원이 나서서 옥천읍 매화리에 있는 한 가정에 연탄을 운반했다. ㈜한일개발공사에서 환경미화원으로 15년째 일하고 있는 공공연대노조 옥천지회 유필성 지회장은 “주로 옥천읍 내에 거주하는 홀몸노인분들이나 형편이 어려우신 분들에게 연탄을 전달해드린다”며 “직접 가보면 혼자 사는 노인 분들이 특히 많다”고 말했다. 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곳에서는 인간 띠를 이어서 운반하기도 한다.

지난 2015년, 한일개발공사 방수혁 대표가 노동자들에게 지역사회에 어려운 사람들을 돕자고 제안하면서 연탄 기부가 시작됐다. 노동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오면 대표가 모아온 금액만큼을 더 내놓는 방식이었다. 첫 해에는 1인당 월 5천 원씩 내다가 이듬해부터 월 1만 원으로 금액을 올렸다.

6년째 이어지고 있는 훈훈한 사연이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자신들의 선행에 담담하다. 유필성 지회장은 “사실 개인으로 보면 한 달에 만 원이 그리 큰돈은 아니다”라며 “그래도 전 임직원들이 힘을 모아 1년에 한 번씩이라도 소외된 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뿌듯할 뿐”이라고 말했다.

연탄 기부는 올해는 물론 앞으로도 쭉 계속될 전망이다. 처음에는 대표의 제안으로 시작됐지만, 이제는 전 임직원에게 연탄 기부가 연례행사처럼 익숙해졌다.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대표와 노동자가 합심하여 꾸준히 지속하는 기부라 더욱 뜻깊다.

“겨울이면 날씨가 추워서 힘들고 길이 미끄러워서 더 힘들다. 청소 작업도 더뎌진다. 춥고 배고프면 힘들다는 건 누구보다 우리들이 잘 안다. 한 가구당 300장 정도면 겨울을 얼추 날 정도는 될 거다. 우리도 옥천에서 먹고 사는 사람들인데, 지역의 어려운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면 좋겠다.”(유필성 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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