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안꾸(꾸민듯 안 꾸민듯) 옷가게, '모드니 문 열었습니다'
꾸안꾸(꾸민듯 안 꾸민듯) 옷가게, '모드니 문 열었습니다'
  • 오정빈
  • 승인 2019.06.27 15:4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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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구리, 새로 옷가게 차린 차사랑씨

옥천읍 금구리 정든 옷가게 '우리들'을 지나 '학우문구센터', 미용실 'Hair빈', 이발소 '제일이용원'을 지나면 새로 문을 연 작은 옷가게 하나가 보인다. 간판에 써진 이름은 '모드니'. 투명한 창문 안으로는 산뜻한 옷을 걸친 마네킹이, 그 안으로는 책상 앞에 앉아 뭔가 열심히 하고 있는 청년이 한 명 보인다. 여기가 어딜까?

 ■ '모든 사람이 즐겨 찾는 옷가게, 모드니'

'모드니'의 원래 뜻은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다. 스물 일곱 젊은 주인 차사랑씨는 '모드니'를 조금 재해석했다. '모든 사람이 즐겨 찾는 옷가게'가 되길 바라면서 이름을 지었단다. 

'모든 사람이 즐겨 찾는다'라는 건  일단 특별히 요란한(?) 스타일은 아니라는 말이다. 어떻게 보면 밋밋하지만, 어떻게 보면 언제 어디서나 입을 수 있는 깔끔하고 세련된 옷을 추구한다. 누구든 옷장에 한벌쯤 챙겨두면 좋은 옷. 그러니까 다른 말로 하면 '꾸안꾸(꾸민듯 안 꾸민듯)'다. 카라티 하나를 사도 이런 바지 저런 바지 등 함께 받쳐 입는 게 가능하다. 

실제로 옷가게를 찾은 주민들 반응은 심상치 않다. '안 입고 사도 충분히 괜찮겠다'라고, '필요했는데 이게 여기 있었네'라고. 특히 20대 청년들, 30대 젊은 여성들이 정말 반가워한다. 하지만 옷이 말끔하고 세련된 만큼 4,5,60대 여성 등 누가 입어도 소화하기 좋다. 괜한 돈 쓰신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한 번 방문해보시라.

추구하는 스타일을 떠나, 방문하는 손님 면면마다 환한 웃음이 나올 수 있었던 건 사실 사랑씨의 특별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랑씨는 매주 월요일 밤 졸린 눈을 비비며 서울행 기차를 타러 간다. 옷가게에 들여놓을 옷을 고를 때 인터넷 화면만 보고 주문하기보다는 옷 원단을 직접 만져보고 기장까지 일일이 눈으로 확인한다. 바지 길이가 너무 길어도 안 되고 너무 짧아서도 안 된다. 옷이 통풍은 잘 되는 원단인지, 너무 까슬하지는 않은지 직접 확인해보는 것. "네 평 정도 작은 가게지만 제가 발품을 조금만 더 팔면 '모든 사람이 즐겨 찾을 수 있는 가게'가 될 수 있으니까요." 사랑씨 말이다. 

 가격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다. △티셔츠 1만원 후반~3만원 △남방과 블라우스 3만원~4만원 후반 △바지 2만원 중반~6만원 △치마 2만원 후반~3만원 후반 △원피스 4만원~5만원 정도다. 원단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다르니 충분히 살펴보고 고르면 된다. 

아참. 한 가지 팁을 더 드리자면 사랑씨가 매주 월요일마다 동대문에서 옷을 골라오니 화요일이나 수요일쯤 가게에 방문하면 전날에는 못 본 '신상'을 찾을 수 있다. 인스타그램(instagram@mode_ni)에 매일 아침 옷 사진이 올라오니 인스타그램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게 운영시간은 월요일~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 보은에서 옥천으로, 친구 찾아 옆집 놀러온 차사랑씨

시작은 친구 때문이었다. 사랑씨는 보은읍 금굴리 사람이다. 하지만 옥천이나 보은이나 학생들에게는 한 동네다. 사랑씨는 옥천에을 자주 찾았다. 보은여고를 나와 옥천에 친구가 많았다. 친구를 보러 옥천에, 옥천 카페에 건너오는 날이 부지기수였다. 또, 미용실도 있었다. 모르는 사람은 모를 수도 있지만 나한테 딱 맞는 미용실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다. 솜씨 좋고 가격 좋고 내 맘에 꼭 드는. 사랑씨에게 딱 맞는 미용실이 옥천읍 금구리에 있는 'Hair 빈'이었다. 사장님이 파마를 그렇게 잘 하신다고.
 
공주대 관광경영학과, 경영학과를 복수전공했던 사랑씨는 졸업하자마자 바로 취업해 2년 정도 일하고 모은 돈으로 여행을 떠났다. 다녀온 뒤에는 평소 옷에 관심이 많았어서, 그 적성을 따라 온라인쇼핑몰에서 일했다. 역시 옷을 다루는 일이 재밌었다. 독립을 결정하고 인터넷으로 사업하기 위해 '블로그 마켓'을 준비하다가,  사랑씨는 어느날 옥천읍 금구리에 한 가게 자리를 발견했다. Hair 빈 근처, 금구리 중심가에 네 평 정도 아담한 크기의 공간. '아니, 이건 운명이 아닐까...' 사랑씨는 생각했단다.  

워낙 옥천에서 잘 놀았다고 하니 옥천에 좋은 카페 몇 개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기쁘게 카페 세 곳을 소개시켜줬다. 가화리에 있는 냅커피, 소정리 프란스테이션, 금구리에 있는 째카페. 냅커피는 딸기 시즌 디저트가 맛있고 째카페는 케익이 맛있다. 소정리 프란스테이션은 참 예쁘다. 카페 프란스테이션은 마침 옥천닷컴 황민호 기자가 쓴 기사가 있으니 함께 소개한다. '옥천닷컴 5월13일 자 '대청호 석양이 아름다운 카페 프란스테이션으로 가자!(http://www.okcheoni.com/news/articleView.html?idxno=305)'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물어보니 사랑씨가 잠시 고민한다. 그리고 기분 좋게 말한다. "언제든 방문하셔서 편하게 옷 입어보고 가세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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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ㅇ 2019-06-28 13:01:23
모드니 반팔티 사갔었는데 너무 잘입고있어요!^^

야호 2019-06-27 16:03:45
너무 귀여워요 ㅎㅎㅎ 글도 귀엽고 사장님도 귀여우시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