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문향] 겸상
[지용문향] 겸상
  • 김성규
  • 승인 2021.01.0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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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랑 손을 잡고
천장에서 춤을 춘다

밥그릇에서 솟는 김을 타고
할머니가 둥실
누워 있는 내 몸도 둥실
장판 위에 널린 장갑도 신이 나서
튿어진 바지도 신이 나서
모두모두 춤을 추면
내 다친 무릎을 쓰다듬는 할머니
괜찮아요 괜찮아!
천장을 떠다니며
밤새도록 박수치는 늙은이와
밤새도록 노래하는 어린아이
방 안을 엿보려고
유리창에 거지떼처럼 매달린 어둠도
썩은 이를 드러내며 웃는 날
생일상의 미역국이 펄펄 끓는다

죽은 할머니의 머리맡에
한상 가득 허기를 차려놓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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